프레임, 그릇

by 양준철

‘무엇을 위해서 사는가’에 대해서 논한다고 했을 때


‘A를 위해서 사는 사람’ 과 ‘B를 위해서 사는 사람’ 두 사람이 있다고 하면 A와 B는 서로 상대가 ‘무엇을 위해서 사는가’에 대해서 비판하거나 비난할 자격이 있는걸까?


단순히 A랑 B로 이야기 하자면 모두가 답변하기를 ‘자격이 없다’ 라고 이야기 할 것이다.


하지만 이 A와 B에 각각 오늘날 우리 사회와 미디어가 공통적으로 가져가는 프레임 하에 ‘좋은 것’ 과 ‘나쁜 것’ 혹은 ‘도덕적인 것’ 과 ‘비도덕적인 것’을 대입하고 난 후 같은 질문을 던진다고 하면 아마도 의견이 갈리게 될 것이다


둘 중에 더 좋은 것이나 도덕적인 것을 위해서 사는 사람이 무조건 자격을 갖는다고 이야기 하는 사람들이 생길 것이고, 다른 사람에게는 둘 사이가 아닌 제 3자까지도 개입해서 비난하거나 비판해도 된다는 새로운 기준이 만들어지면서 괴롭힘을 받는 것이 당연하게 되는 것이 오늘날 사람들이 바라보는 프레임인 것 같다.


몇년 전 까지만 하더라도 SNS나 블로그를 통해서 무언가의 옳고 그름을 논하는 논객으로서의 활동을 참 많이 했었다. 당시에는 논객으로서의 모습을 좋아하는 사람과 한 회사의 CEO는 논객으로서 활동하기 보다는 중도에 서 있어야 한다고 조언을 해주는 사람으로 구분되어져 있었다.


논객으로서의 활동을 절제하게 된 것은 어느 강의를 듣고 나서 부터였던 것 같다.


강사가 한 말들을 조합해 보니 나에게 남은 메시지는 아래와 같다.


“오늘 날 우리가 옳다고 이야기 하는 것이 언제까지 옳다고 이야기 할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있는가”


“우리 어른 세대가 옳다고 이야기 하던 것들이 오늘날의 젊은 세대들에게 동일하게 제시되는 것이 100% 맞다고 할 수 있는가 그때의 환경과 지금의 환경의 변화에 따라서 버려져야 할 것들은 버려져야 되고 수용되어야 할 것들은 수용되어야 하는 것 아닌가”


“꼰대가 되지 않는 방법은 자신의 프레임을 견고하게 구축하는 것도 좋지만 타인이 가진 프레임을 나에게 대어 보고 내가 갖고 있는 프레임이 틀린 것이나 부족한 점은 없는가 보면서 기존의 프레임을 깨고 새로운 프레임으로 발전시켜나갈 줄 아는 것이다”


어렸을 적 ‘한국사회가 가진 프레임과 싸워나가겠노라’ 라고 외쳤던 것은 내가 특별한 사람이라는 생각이라기 보다는 주어진 환경 안에서 내가 붙잡을 수 있는 동아줄이 그 것 밖에 없었기 때문이라는 것이 좀 더 정확한 이야기인 것 같다.


사회에 나온 초기 몇차례 어리숙했던 모습으로 인해서 사회에서 상처받고 어려움을 당하면서 그 시기를 잘 헤쳐나가기 위해서 필요했던 것은 ‘나만의 단단한 프레임’을 건설하고, 그 프레임을 통해서 세상의 이치들을 구분하면서 방어적으로 살아가는 것 이었다.


2013년 까지는 이러한 나의 프레임과 방어적 태도가 내 주변에 있는 몇몇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고 그들이 겪을 수 있는 어려움을 막을 수 있는 것으로 작용하기도 하였으니 ‘마냥 단단하기만 하고 잘못된 프레임’을 갖고 살았던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하지만 2014년 부터인가 이 ‘단단한 프레임’ 으로 인해서 누군가를 상쳐주는 일이나 나를 잘 모르는 누군가들로 부터 차가운 사람인 것 같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일이 생기는걸 보면 한번 더 산산히 부서져야 하는 시기가 온 것 같다.


요즘만큼 심장과 머리가 아픈 시기가 없는 것 같다.


아마도 기존에 살아오던 삶으로 인한 관성일 것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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