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초기에 나는 Good Executer 였을지는 몰라도 Good Deliver는 아니었던 것 같다.
잘못 전달한 의사결정으로 인해서 상대방이 오해를 사게 만드는 일이 부지기수였고, 투자자들로 부터 받는 피드백은 “참 좋은 사업 하시는 것 같아요, 대표님이 잘하실 것이라고 믿어요” 라는 “저희는 당신네 회사에 관심 없어요” 말의 완곡한 버전의 이야기를 듣기가 일수였다.
그런 내가 변할 수 있었던 것은 한달에 한번 열리는 고벤처포럼의 운영을 맡으면서 5분 발표 5분 멘토링을 하는 CEO 들 중에 Good Deliver 와 Bad Deliver 들의 공통점과 차이를 발견하기 시작했고, 선배창업가라는 이유로 후배들을 멘토링할 수 있는 기회들을 갖게 되면서 오너가 아닌 제3자 혹은 투자자의 입장에서 후배들을 바라보게 되었던 것이 촉매가 되었다.
문제는 ‘관점’ 과 ‘프레임’ 이었다.
우리는 서로 다른 관점을 갖고 있고 다른 프레임으로 사건, 사물, 스토리를 바라본다. 동일한 영화를 같이 봤음에도 불구하고 서로가 살아온 삶에 따라서 주로 본 것과 부로 본 것이 다르기에 감상이 다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난 2-3년간 후배들을 바라보니 Good Executer라고 불리우는 사람들은 대부분 엔지니어 출신이고 그러다 보니 스토리텔링이나 Pitch를 할 기회가 많이 없다보니 Delivery를 잘 하지 못하는 반면에 Good Deliver 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대부분 상경계열 출신이고 그러다 보니 스토리텔링이나 Pitch를 할 기회가 많아 Delivery는 잘 하지만 좋은 엔지니어를 공동창업자의 유무가 그들의 사업의 성장과 폐업을 좌우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오늘 문득 떠오르게 된 생각이 ‘Delivery Helper’가 필요하다는 것 이었다.
1. CEO의 생각을 들어주고
2. 투자자의 관점에서 CEO를 비판하고
3. 고객의 관점에서 CEO를 비판하고
4. 더 나은 표현과 스토리라인을 함께 찾아주는
이 네가지를 해주는 누군가가 있다면 Good Executer들이 Delivery의 문제로 인해서 Bad Executer지만 Good Deliver라는 이유로 기회를 갖는 이들과 공평하게 경쟁할 수 있게 만들어 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작년 부터 이 것을 어떻게 할 수 있을까에 대해서 고민을 해오고 있다.
과거에 썼던 기록들을 이 브런치에 옮겨 놓는 것 역시 이런 활동 중에 하나일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