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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준철 Sep 07. 2015

과거로의 회상.. '해바라기'

내가 청소년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

몇몇 블로그를 통해서 접했던 해바라기라는 영화는 단순히 '조폭영화' 와 '폭력영화'라는 평들이었지만... 오늘 내가 보게 된 해바라기는 내게 조금 다른 감상을 만들어 줬다.. 

김래원의 연기도 아주 인상깊었지만 영화에서 나오는 캐릭터인 태식이 살아가고자 했던 삶과 그러한 태식을 괴롭히는 주변 여건들을 보면서 어렸을적 내가 세상에 대한 각오를 하게끔 했던 어떤 사건이 떠올랐다... 

대한민국이라는 곳.. 참으로 깨끗하다듯이 '백의 민족' 어쩌고 떠들지만 내가 겪어온 대한민국은 오히려.. 더러운 곳이었다.. 가장 깨끗한 척하는 교회가 그랬고, 가장 존경받고 싶어하는 학교가 그랬었다.

중학교 1학년때 부모님 사업이 측근에 의해서 부도가 나게 되면서 나는 혼자서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서 배워야 했었고, 정신적으로 참으로 혼란스러웠던 시기를 겪었다. 나름대로 담배도 피워보고 술도 마셔가면서 나를 혹사시켰지만 그러한 것들이 내게 돌려주는 것이 없었기에 내 가슴은 하루 하루가 힘들었고 오직 기대는 곳이 있었다면 그것이 IRC였고, #linux 채널이었다. 

그 시절 내가 만났던 사람은 '우혁'이라는 사람이었다. 나보다 5살 많았으니 20살에 중학교 2학년으로 복학을 했던 사람이다. 처음 그가 내가 있는 학급으로 왔을때 많은 친구들은 그를 두려워했고 벌레보듯이 했지만, 내게 있어서 그사람은 특별한 느낌으로 다가왔다.. 담임선생님께 그의 옆자리에 앉게 해달라고 했고 담임선생님은 부반장이라는 이유로 그러한 나의 시도를 걱정하셨다. 

처음 같이 자리를 앉게 되었을때 우혁이 말했다. 

우혁 : '넌 뭐야 씨발새꺄 장난하냐? 담탱이가 너보고 옆에 앉으라디?' 
나 : '아뇨, 제가 앉고 싶다고 했는데요 -_-'
우혁 : '좆까고 있네 ㅋㅋ' 

그의 마음을 열기까지 그렇게 오랜시간이 걸리지는 않았다. 매 시간이 지날때마다 복학생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선생님들이 트집을 잡아 폭력을 행사하려는 시도가 끊이질 않았고 나는 그러한 것들로 부터 그를 보호하기 위해서 짝으로서의 역할을 열심히 해줬기 때문이다. 

그렇게 3주가 지나가고 어느덧 그의 마음이 열려 많은 학급친구들에게 형 노릇을 하면서 학교내 양아치들이 학급친구들이라도 건드리면 그날은 학교내 복학생들이 모두 모여서 얼차례를 받거나 그 양아치들의 제삿날이 되곤 했다.

그랬던 그가 내게 마음을 열고 했던 말이 있었으니. 

'가정사정이 별로 안좋았고, 중학교 1학년때 사는게 너무 힘들어서 패싸움을 하고 삥을 듣다가 퇴학을 당했는데 사회에 나가보니 어느덧 친구들은 하나둘씩 공장에라도 취직되서 100만원 가까이 받는데 자기는 짜장면배달이나 주유소 외에는 할 수 있는 일이 없었고, 중학교 졸업장 따서 검정고시를 봐서 다시한번 열심히 살아보고 싶다.' 라는 말이었다. 

나는 그러한 그를 위해서 내가 할 수 있는 짝으로서, 학생으로서의 역할에 최선을 다해줬고 그렇게 우리는 서로에게 조금씩이나 세상에 상처받은 것에 대한 의지를 했었다. 

그러던 어느날 3교시쯤 너무 담배가 피고싶어서 화장실에 다녀오겠다던 그를 체육선생님이 귀를 잡아서 끌고 왔고 수업시간에 돌아다녔다는 이유로 자전거 도둑으로 몰아서 학급학생들에게 쪽을 주고는 교무실로 끌고 갔다.. 그리고 나서 그가 돌아온 시간은 6교시가 끝난 퇴교시간이었다.

그의 얼굴에는 뺨을 맞은듯한 손자국과 구두발자국, 그의 교복에도 발자국같은 먼지와 한참 맞았던 것 같은 흔적들이 보였다. 그 날 이후로 나는 학교에서 그를 다시 볼 수 없었다. 그가 학교를 떠나면서 내게 마지막으로 던졌던 말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내가 학교다니는게 그렇게 잘못된거였냐? 좆같아서 학교 못다니겠다. 그동안 고마웠고 너는 잘살아야 된다. '

그 일을 겪고나서 정신적으로 가치관적으로 참 많은 충격을 느꼈고 그 영향으로 교육문제나 청소년 문제에 대해서 큰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다.

세상에는 참 많은 감투가 있고 신분이 있지만 그 고귀한 신분 뒤에 참으로 더러운 속내를 갖고 있는 사람이 너무나도 많다. 최근에 느끼는 것이지만 요즘 사회분위기에서 내리는 '정의'는 '참정의'가 아니라 다수가 이야기 하는 것이 '정의'인 말도 안되는 분이기다. 

누구나 실수를 할 수는 있다 중요한 것은 '두번의 실수는 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고, 한번의 실수는 본인이 사죄하는한 깨끗하게 잊고 새로운 사람으로 맞아줘야 한다는 것 이다. 

안그래도 상처받고 버림받았던 영혼이 다시 살기 위해서 발버둥 치는 것을 짓밟는 것이 아니라 그에게 기회를 줄 수 있는 사회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해바라기'라는 영화는 단순히 폭력성 영화로 보기 보다는, 순진한 영혼이 폭력에 어떻게 빠져들게 되고, 자신의 잘못을 사죄하고 새출발을 하려고 할때 그 영혼이 어떻게 짓밟히는 가에 대해서 보면서.. 우리의 모습은 어떠한가를 돌아보는 것에 있는 것 같다. 

이것을 포스팅을 쓰기란 참 어렵다... 이 느낌은.. 소주 한잔 기울이며.. 
좀 더 힘을 싣어 이야기 해야 하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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