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양준철 Sep 01. 2015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서
발견한 메시지

사회 초년생들을 위해서 추천할 만한 영화인 듯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를 직접 보기 전에 내 주변에서 들리는 평은 '상업성 영화다' , '페미니즘 영화다' , '명품으로 시작해서 명품으로 끝난다' 등의 부정적인 비평들이었다. 하지만 이 영화는 최근에 블로그를 접을 만큼 내게 어려움을 주었던 한 상황을 이해하게 만들어주는 고마운 영화였고, 영화가 주고자 하는 메시지가 느껴지는 영화였다.
( 상업성 영화는 메시지 보다는 흥미 위주다. ) 

내게 있어서 이 영화는 단순히 상업성 영화가 아니라 '남녀 불문하고 사회초년생이 봐야 할' , '똑똑하고 열정적인 여자친구를 사귀는 남자가 봐야 할  영화'라고 감히  선언할 수 있다.

<줄거리 보다는 장면 해석이니까 영화를 보신 분만이 이해 가능할지도.. >

명문대를 졸업한 앤드리아 삭스. 최고의 저널리스트를 꿈꾸며 뉴욕에 상경하지만 정작 그녀의 이력서에 답을 한 곳은 세계 최고의 패션지 '런웨이' 밖에 없다. 자신이 원하던 직업인 '기자'가 아닌 악명 높은 편집장 미란다의 '비서'로서의 채용.

악명 높은 미란다는 일의 완벽을 추구하는 '완벽주의자'다.
외출마다 책상 위로 벗어재끼는 옷들과, 자신이 원하는 시간에 맞춰서 따듯한 스타벅스 커피와 스테이크를 대접해야 하며 시도 때도 없이 전화를 걸어 미션을 맡긴 후 해내지 못할 경우 '해고'도 감수해야 한다. 

< Ray가 추천하는 장면 1 > 
자신이 원하지 않는 직장을 들어왔다는 생각에 수동적인 태도로 임하는 앤드리아에게 '런웨이'의 일들과 패션에 대해서 우습게 여기는 경향을 갖고 있다. 최고의 패션 전문지의 최고의 편집장의 비서를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앤드리아는 자신의 복장이 세련되지 않았음을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자신의 복장에 대해서 이해 안된다고 말하는 사람들을 무시한다. 그런 그녀가 다른 선택을 하게 되는 첫 번째 장면이 있다. 

점심을 먹기 위해서 식당을 갔다가 디자이너 '나이젤'을 만나게 된다. 
66의 몸매를 소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소 살찔 수 있는 음식들을 고르는 앤드리아에게 나이젤은 각각의 영양소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앤드리아에게 설명한다. 
앤드리아는 개의치 않고 서서 이동하던 중 수프를 먹다가 옷에 수프를 떨어트린다. 

나이젤 : '신경 쓰지 마 넌 그런 헝겊조각 많이 가지고 있잖아?'
앤드리아 : '제 옷이 끔찍한가 보네요 이해했어요. 그래도 전 패션계에서 평생 일할 생각은 없거든요? 제가 이 곳에 취직했다고 해서 옷 입는 것 까지 바꿀 필요는 없잖아요?'
나이젤 : ' 그래 맞는 말이야. 그럼 이 수십조의 산업은 뭘 위해 있는 걸까? '

대화를 하던 중 나이젤이 전화를 받게 되고 콘셉트 회의에 늦게 되면서 엘리베이터에서 나이젤과 회장님의 대화를 듣게 된다. 

회장 : 미란다가 가을 재킷 편을 취소했다던데 얼마나 말아먹었나?
나이젤 : 30만불 정도 됩니다. 
회장 :  볼품없는 재킷이  틀림없겠구먼. 


콘셉트 회의에 도착한 순간 미란다가 여러 가지 샘플의 옷들을 고르면서 콘셉트를 잡으려고 한다. 



직원들이 제대로 된 콘셉트를 제시하지 못하고 미란다가 화를 내고 있는 것을 본 나이젤은 하나의 콘셉트를 잡아서 미란다에게 제시하고 콘셉트가 이전에 발표된 것과 비슷하다는 이유로 변화를 시도하기 위해서 벨트를 고르게 된다. 비슷한 색깔에 비슷한 벨트를 가지고 고민하는 것을 본 앤드리아는 그만 웃어버린다. 

앤드리아 : ' ㅋ ' 

미란다 : ' 머가 우습니? ' 

앤드리아 : ' 아뇨, 아니에요 저 버클들은 저에겐 모두 같아 보여서.  이런 물건들은 잘 몰라서요'

미란다 : ' 이런..? 넌 이게 너랑 아무 상관없다고 생각하는구나? 넌 니 옷장으로 가서 뭐니 그 울퉁불퉁한 블루색 스웨터를 골랐나 보네 왜냐하면 세상에다 넌 니 가방 속에 든 것에만 관심 있다는 걸 말해주려고.'

'하지만 넌 그 스웨터는 단순한 블루색이 아니란 걸 모르나 보구나 그건 터쿼즈색이 아니라 정확히는 셀룰리언색이란 거야 2002년에 오사크 드 렌타가 셀룰리언색 가운을 발표했었지.

그 후에 입셍 로랑이 군용 셀룰리안색 재킷을 선보였었고 그 후 8명의 다른 디자이너들의 발표회에서 셀룰리언 색은 속속 등장하게 되었지 그런 후에 백화점으로 내려갔고 끔찍한 캐주얼 코너로 넘어간거지 

그렇지만 그 블루색은 수많은 재화와 일자리를 창출했어 좀 웃기지 않니? 
패션계와 상관없다는 니가 사실은 패션계 사람들이 고른 색깔의 스웨터를 입고 있다는 게? 그것도 이런 물건들 사이에서 고른!'

이야기가 끝나고 난 뒤 앤드라이의 머릿속에서는 자신이 그동안 우습게 여겼던 '런웨이'가 하는 일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 어쩌면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해서 그동안 찾지 못하고 있던 비전을 찾게 되는 계기가 되었을지도. 


< Ray가 추천하는 장면 2 >

오랜만에 아버지를 만나 식사를 나누던 중 앤드리아는 미란다로부터 연락을 받게 되고 폭풍우가 몰아치는 가운데 마이애미에서 뉴욕까지 비행기를 띄우라는 미란다의 지시를 받게 되고 사방팔방 뛰어다니지만 결국은 실패하게 되어 미란다로부터 다소 직설적 비판과 아쉬운 논조에 꾸중을 듣게 된다. 이에 앤드리아는 나이젤을 찾아가 하소연을 하게 된다. 


앤드리아 : 더 이상 제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왜냐면 제가 뭘 제대로 하면 무시해버리고 고맙다고 안 해요. 하지만 제가 뭘 잘못하면 절 못 잡아먹어서 안달이에요

나이젤 : 그럼 그만둬 

앤드리아 : 네? 

나이젤 : 그만두라고. 5분 안에 너 대신할 다른 여자 구할 수 있어 그 것도 그 자리를 간절히 원하는 사람으로 

앤드리아 : 아뇨. 전 그만두고 싶지 않아요 그건 공평한 처사가 아니잖아요. 그냥 말이 그렇다는 이야기예요 그냥 전 죽을 만큼 노력했다는 걸  이야기하려는 것이었어요.

나이젤 : 앤디, 말은 제대로 하자. 넌 노력하지 않아, 넌 징징대는 거야 내가 어떻게  이야기해주길 바라는 거야? 이렇게  이야기해줄까?  "불쌍해라.. 미란다가 널 그렇게 볶아대다니 불쌍해서 어쩌나 불쌍한 우리 앤디~" 이렇게? 정신 차려 66짜리야!

그녀는 자기 일을 하고 있는  것뿐이야, 지금 네가 일하는 곳이 거장들 작품을 발표한 곳이라는 걸 몰라? 

홈스턴, 라거펠드, 델 라 랜타 그들이 작업한 건 그들이 창조한 건 예술 그 이상이었어 왜냐하면 넌 평생을 바쳤으니까!!

아니 넌 아니고 너 말고 다른 사람.
           
이게 단순한 잡지 같아? 이건 그냥 잡지가 아니야 이것은 희망을 주는 등대야!

아니면 글쎄.. 로드 아일랜드에서 형 6명 밑에서 자란 소년을 예를 들어 얘기해보지 그 아인 축구 수업에 나가는 척하면서 실제론 바느질 수업에 나갔었지 그리곤 날이 새도록 '런어웨이'를 끝짱까지 읽곤 했어 

이곳에서 얼마나 많은 전설적인 거장들이 일했는지 넌 모르잖아 더구나 넌 신경도 안 쓰잖아 이곳은 많은 사람들에겐 일하다 죽어도  좋을 곳이지만 넌.. 그냥 마지못해 하는 거잖아

그녀가 왜 네 이마에 키스하지 않고 우등상장이나 던져 주는 건지 졸업할 때쯤에 나 궁금해하겠지...

정신 차려!

  ( 이 대사에 Ray가 주는 점수 300점 )


이 밖에도 나이젤이나 미란다가 앤드리아에게 여러 가지 명대사가 많다. 


'한 가지를 얻으려면 한 가지를 놓아야 해, 둘 다 가질 수는 없어' 등등의 명대사.

결국 앤드리아는 자신의 길을 택하고, 미란다 역시 자신의 길을 지켜내고 끝나는 내용이지만 그 안에서 보이는 현대사회의 성역할에 대한 생각이라던가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된다.

< 여러 가지 생각 들 >

성공을 꿈꾸는 여자는 '사랑'과 '일'을 동시에 해낼 수가 없다. 

그 이유는 대부분의 남자의 경우 '성공 =  사랑'이라는 공식에 의해서 아름답고 똑똑한 아내를 얻기 위해서 성공을 쫓고, 성공을 쫓기 위해서 겪는 여러 가지 일을 통해서 받는 스트레스를 아내 또는  여자친구로부터 위로받고 해소받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영화에서 말하는 여자의 인생은 남자로 인해서  양분화되거나 부담을 갖게 된다. 
영화에서 결국 한 여자는 성공을 선택하게 되고, 다른 한 여자는 사랑을 선택하게 된다. 

남자들은 만약 내 여자친구가 바라는 삶은 무엇인지 고민해봐야 한다.
그 삶의 가치와 목표를 존중해주면서 원하는 것도 얻을 수 있는 방법을 함께 간구해야 한다.

US와 KR의 사회 초년생 또는 직장인의 삶의 공통점? 

이 영화를 통해서 느낀 '사회 초년생'의 모습은 무지 한국적이었다.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다는 것이 명백했던 것 빼고)

사회에 처음 나와서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직장이 아닌 취업이라는 문턱에 골인하게 되면 일단 다니게 된다. 그리고 나서 다른 좋은 자리가 나올 때까지 대충 일하면서 시간을 보낸다. 혹은 남들이 보기에 화려한 직업을 선호하며, 남들 눈에 화려하게 보일 수 있는 일이라면 무슨 일이든 감당할 수 있다. 정도?

< 영화에서의 경영적 혹은 처세적 교훈 >

개념 있는(?) 혹은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초년생 알아야 할 것들 

1. 내 삶의 궁극적 목표? 궁극적 직업이 무엇인가.
2. 내가 가고 싶은 산업군이 어딘지 
3. 내가 가고 싶은 회사가 어딘지 
4. 내가 하고 싶은 직무가 무엇인지 

1~4번을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은 엄청난 차이가 있다. 아무대나 취직되는 대로 가는 삶보다는 스스로의 바램에 맞는 직장을 찾고 그 직장에 맞는 자신을 준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서 취직 후에 조금씩 생각해 나가야 할 것들은 다음과 같다. 

5. 내가 근무하게 된 이 회사가 어떻게 생겨났는가. 
6. 내게 맡겨진 직무에서 내 상사와 고용주가 바라는 것이 무엇인가. 
7. 내가 이 회사에서 얻을 수 있는 가치는 무엇인가 ( 경력, 연봉, 대우 )
8. 내 궁극적 목표를 위해서 내가 이곳에서 배워야 할 것은 무엇인가 
  ( 조직 관리 능력, 사업 기획 능력 등 )

5~8번에 대해서 얼마나 남들보다 더 빠른 시기에 고민하기 시작하느냐에 따라서 승진의 시기나 상사로부터의 사랑을 앞당겨 받을 수 있다. 

영화에서 미란다는 1~4번을 알고 있었지만 결국 자신이 원하는 산업이 아닌 곳을 선택했고, 여러 가지 갈등과 해프닝 속에서 5~7번을 깨달아 성공적으로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게 되었다.

지금 나는 1~8번 중 어느 숫자에서 머뭇거리고 있는지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