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등 사수" 보유한 BTS, 한국 남자 이미지를 상향평준화 시키다!
11월 11일...
한국에서는 '빼빼로데이'지만, 미국은 "군복무를 한 모든 사람"(All who served)을 영예롭게 대우하는 날이다. veteran의 어원은 라틴어 "vetuse"(old)이다. 퇴역 군인, 제대 군인, 재향 군인을 뜻한다. 병역의 의무를 다한 한국 남성도 veteran이다. 예비군, 민방위로 이어지는 veteran이다. 미국 같은 모병제 국가의 제대 군인은 제대로 대우를 받는다. 하다못해 임대 아파트 신청서에도 veteran인지 묻는다.
전 세계 40%의 나라가 병역이 의무지만, 군필 K-남자의 위상은 남다르다. 미국 같은 선진국 중에 병역이 의무인 나라는 없다. 대한민국이 유일하다. K-남자가 전 세계 여성들에게 인기를 끄는 것은 "군필" 때문이기도 하다. "자상함"과 "잘생김"은 덤이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군필 아이돌" BTS 덕분이다. BTS가 "멱살 잡고 하드캐리"한 결과, K-남자는 상향평준화의 혜택을 받고 있다.
"늙은 군인의 노래"와 "이등병의 편지"는 군인 관련 제일 유명한 노래다. 전자는 고 김민기가 강원도 인제 원통에서 군복무를 하던 중, 제대를 앞둔 30년 직업군인 선임하사에게 바치는 노래다. "푸른 옷에 실려간 꽃다운 이 내 청춘"이라는 가사 때문에 금지곡이 된 바 있지만, 정부의 공식행사에 공식노래로 불려질 만큼 명예회복을 했다.
"이등병의 편지"는 남북 통틀어 군입대를 앞둔 젊은이들의 애창곡 1위다. 고 김광석도 자기 노래가 북한 젊은이들의 최애곡이 될 줄 몰랐을 것이다. 물론 대다수 북한 젊은이들은 이 노래가 중국 연변 조선족 노래로 안다고 한다. "뭐 좀 아는" 일부만 아랫동네 노래임을 안다고 한다. 군복무 11년을 채워야 하는 북한 "흙수저"들은 "집 떠나와 열차 타고 훈련소로 가는 날 부모님께 큰절하고 대문 밖을 나설 때"라는 가사를 저마다의 가슴속에 새기며 훈련소행 열차 속에서 열창을 한다.
이제 BTS도 예비군이다. 대한민국 사회에서 "예비군"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다. 예비군복만 입혀놓으면, 멀쩡하던 사람이 "나사 풀린 초딩"으로 변한다. 하나같이 "맹구"처럼 맹해지고, 유치 찬란한 아재가 된다. 이들을 "총기 넘치는" 베테랑 아재로 만들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집에 일찍 보내준다"는 당근이다. 예비군 훈련소 현역 조교를 압도하는 총기 분해, 조립 능력과 사격 솜씨를 발휘하면 조기 퇴소다.
대한민국 예비군 인원수는 250만 명이 넘고, 세계 2등이다. 세계 1등은 북한이다. 750만 명이 넘는다. 남북 합쳐 1,000만 명이 넘는다. 서울 명동 한복판이나, 평양 문수거리에서 탱크 운전수를 포함한 모든 병과의 병력자원을 찾는데 1시간도 채 안 걸릴 것이다. 나이가 들어 민방위대원이 되어도 적어도 총쏠 줄은 안다. 전 국민의 절반이 총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한국인이다. 징집제가 아닌 모병제 나라의 여성들은 K-남자를 "간지 나는" 존재로 보게 된다.
"사격부심"은 K-남자의 허세이자 자존심이다. 군대 갔다 온 한국 남자치고 사격부심 없는 사람 찾기 힘들다. 다들 사격 1등 해서 특별 휴가 갔다 왔단다. 실제로 BTS의 '뷔'는 사격 1등 해서 상까지 받았다. "특등 사수"를 보유한 BTS! 덕분에 K-남자의 위상은 상향평준화 된다. 넷플릭스 시리즈 "Trigger" (트리거: 방아쇠)는 대한민국 인구의 절반이 총쏠 줄 안다는 전제에서 기획된 것이다. 가상 "국제총기협회"가 대한민국을 "총기 청정국"에서 "총기 보유국"으로 만들려는 음모가 그 내용이다.
대한민국에서 병역면제자는 제대로 대우를 못 받는다. 공익근무라도 제대로 해야 한다. 가수 '싸이'는 부실한 공익근무로 비난받자, 아예 현역 입대를 했다. "두 번 군대 간 남자"가 됐다. "근육맨" 가수 '김종국'은 허리가 안 좋다는 이유로 공익근무를 했다. "근육과 운동" 컨셉으로 먹고사는 김종국에게 공익근무는 평생의 낙인이다. 군입대 약속을 번복한 유에스 시티즌 '유승준'은 대한민국 입국이 평생 거부된다. "유승준 나비효과"로 인해 연예인 군입대 러시가 이뤄진다. 현빈은 해병대를 다녀와 승승장구하고 있다.
인류의 역사만큼 군대의 역사도 오래됐고, 군대의 역사만큼 병역기피의 역사도 오래됐다. 우리는 1000년의 병역기피 역사를 가지고 있다. 고구려, 백제, 신라 같은 고대국가에서는 귀족이 곧 무사계급이라, 전쟁참여가 곧 귀족신분을 과시하는 것이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귀족은 의무를 진다)가 자동으로 작동한다.
우리의 병역기피 역사는 고려부터 시작한다. 고대국가들을 통일한 고려는 사회가 안정되자 '무"가 무시되고, '문'을 중요시한다. 문신이 무신을 업신여기다 '무신의 난'이라 쓰디쓴 대가를 치렀고, '무신 정권'을 열어줬다. 직업군인도 있었는데, '군반씨족'이라 한다. 문신, 무신보다는 계급이 낮고, 일반 농민보다는 높다. 이들에게는 먹고살라고 나라에서 '군인 전'이라는 땅도 줬다. 군반씨족은 군대일에 전념했고, 땅의 경작은 농민에게 맡겼다. 이들을 '봉족'이라 한다.
나라가 혼란해지자, '군반씨족'제도도 무너졌고, 전쟁이 터지면 일반농민들이 농사짓다 말고 군역에 동원됐다. 직업군인제도가 무너져내려 나라에서는 농민들에게 창, 칼 쥐어주고 전장에 보내기도 하고, 성 쌓고 다리 놓는 공역에도 동원했다. '고려사'에 보면, "70세 이상의 부모를 둔 외아들이면 면제, 한집에 3~4명 군대 가면 1명 면제, 고관대작 아들 면제..."라고 나와있다. 고관대작의 아들이면, 군면제를 시켜주었으니 애당초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물 건너갔다.
조선도 사회가 안정되자 병역기피 풍조가 만연했다. 양반들은 일반백성과 함께 병역을 치른다는 걸 수치로 생각했다. 힘겨루기 끝에 양반은 군역을 지지 않게 됐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안드로메다로 가버렸다. 돈 많은 양인들은 다른 사람을 대신 현역(번상)으로 보냈다. 현역이 아닌 '봉족'은 군포 2 필을 바쳐야 했다. 일반 백성으로서는 감당하기 힘들었다.
천민 신분이 되면 군역이 없으니, 제 발로 양반의 노비로 들어갔다. 조선시대 승려도 천민신분인지라 절로 숨어 들어갔다. 임진왜란 때 활약한 승병들은 대부분 병역을 기피해 절로 숨어들은 양인이었다. 나라가 위급해지자 "의병 DNA"가 발현되어, 목숨을 아끼지 않고 싸웠다. 고관대작들은 도망갔지만, 병역기피한 양인들은 무기를 들었다.
조선시대 공립학교인 '향교'도 병역기피의 온상이었다. 향교 학생들은 병역면제 특권을 누렸기 때문이다. 양반, 일반 백성 할 거 없이 군역을 피해 향교로 모여들었다. 돈 많은 일반백성은 아예 '공명첩'을 사서 양반이 되었다. 이들은 지방의 아전들과 손잡고 '공명첩'에 적도록 되어있는 "돈 주고 양반 샀다"는 표식도 없앴다. 그러니 자동으로 군면제다.
조선시대 사립학교인 '서원'은 양반들의 병역기피처다. 병역기피라는 목적은 같지만, '향교'에서 일반백성들과 같이 지내는 게 양반의 "존심에 스크래치 난다"고 '서원'으로 옮겨갔다. 흥선대원군은 서원을 철폐시키고 양반에게도 군포 1 필 납부를 강제했다 (호포법). 조선 초기의 초심으로 돌아가는 혁명적인 조치였다.
조선시대 영조는 양인의 군역부담을 줄이는 '균역법'을 시행했다. 군포 1 필로 줄였다. 그러나 납부할 군포는 줄이되, 세수는 늘려야겠다는 계산에서 별의별 무리수를 뒀다. 군역부과의 법적 나이는 18세부터 60세 환갑이다. 갓난아기에게도, 죽은 사람에게도, 병역기피한 자의 친척이나 이웃에게 부과했다. 이웃에 산 죄로 군포를 바쳐야 하니, 역시 '로케이션'(location)이 중요하다. 부동산 매매의 비결도 로케이션, 군역도 로케이션이 중요하다.
조선후기 군역부담은 백성들의 거시기까지 잘라내게 했다. 다산 정약용의 시 '애절양'에 보면, 아예 자신의 양물을 잘라 아들자식을 낳지 않으려는 일반 백성들의 슬픈 사연을 담고 있다.
대한민국은 "전투 민족의 나라"다. 올림픽에서 대한민국의 금밭은 양궁, 펜싱, 사격, 태권도, 유도, 역도다. 활질, 칼질, 총질, 발길질, 몸 질, 힘질... 모두 쌈박질하는 종목이다. 그래서 얻은 별명이 전투민족이다. 역사적으로 수많은 외침을 물리치고자 "쏘고, 찌르고, 차고, 넘기는" 전투 DNA가 우리 몸에 박혔다.
대한민국 예비군은 어찌 보면 의병 같은 존재다. 차이가 있다면, 예비군은 정규 군복무를 마친다. 반면, 의병은 농사짓다, 고기잡이 배타다, 호미 낫 만들다, 과거시험 준비하다, 서당에서 애들 가르치다, 절간에서 도닦다가 외적이 쳐들어오면 창, 칼, 활을 잡았다. 아낙네들은 짱돌이라도 날랐다. 위기를 넘기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갔다. 내 가족, 내 재산, 내 삶의 터전이 털릴 지경이 되면, 기꺼이 의병이 되었다.
35년 전 LA 흑인폭동 때도 나섰다. 어중이떠중이 오합지졸 폭도와는 차원이 달랐다. 미국에서 삶의 터전을 일궈나가던 한인 남성들은 대부분 정규 군복무를 마친 베테랑이다. 옥상 진지 구축, 엄폐와 은폐, 기관총설치, 통신, 민간차량의 군용 개조... 대한민국 예비군훈련소의 그 맹구가 아니다. 내 가족, 내 재산을 지키는 의병이다.
BTS 덕분에 대한민국 예비군도 한류가 될 수 있으려나? 미국 영주권 신청서류에 "총쏠 줄 아느냐? 어디서 배웠냐?"는 항목이 있다. 한인 신청자는 당연히 "총쏠 줄 알고, 군대에서 배웠다"라고 기입한다. "루프탑 코리안 "을 경험한 미국인들은 잘 안다. K-남자는 총 한 자루 쥐어주면 "특등 사수" 베테랑이 된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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