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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MD는 무슨 일을 할까?

어서와, 유통 회사는 처음이지? - 화장품, 함순식

by 부동산코디 함순식

화장품 MD(머천다이저)라고 하면 상품기획자 또는 구매담당자라고 생각하는데, 정확히 무슨 일을 하는지 알아보자.


"MD(Merchandiser)"하면 일반적으로 상품기획자, 구매담당자로 알고 있는데, 사실 업계에서는 "화장품 MD는 뭐(M)든지 다(D)하는 사람"이라고 부른다. 왜냐하면 화장품 MD는 화장품을 1) 기획부터 시작하여 2) 생산(필요시 수입)하는 일을 결정하고, 또 3) 판매할 수 있는 시장을 세분화하고 4) 가격을 결정한다. 그런 다음 화장품이 잘 판매될 수 있는 5) 유통채널의 포지셔닝을 정하고, 6) 진열부터 7) 판매촉진까지 모든 결정권을 가지고 감독하는 일을 한다. 즉, "한 화장품이 세상에 태어나서 그 수명을 다할 때까지 모든 것을 책임지고 관리하는 일"을 한다고 보면 된다. 그래서인지 미국 마케팅협회(American Marketing Association)에서는 MD를 기업의 목표를 실현하기 위하여 가장 유효한 장소, 시기, 가격 및 수량을 결정하고 시장에 제공하는데 수반되는 계획과 관리라고 정의를 내렸다.


화장품 MD는 소속된 회사의 성격에 따라 약간 업무가 다를 수도 있다. 예를 들면, B2B(Business to Business) 회사는 기업과 기업 간에 거래가 이루어지므로, 연구시설과 제조시설을 갖추고, 화장품의 생산을 의뢰한 회사에 제품을 공급하는 회사라고 할 수 있다. 보통 한국콜마, 코스맥스, 코스메카코리아 등의 회사가 이에 속한다. 다음으로는 B2C(Business to Customer) 회사는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가 이루어지므로, 연구시설과 제조시설을 갖추고 제품을 직접 생산하여 최종 소비자에게 판매까지 모두 담당하는 회사이다. 예를 들면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그러하다.


MD가 화장품을 기획하는 데 있어서 가장 먼저 시작해야 하는 것은 "현재 수요(Needs)와, 잠재수요, 즉 욕구(Wants)"를 찾아내어 분석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려면 누구를 위하여 어떤 화장품을 만들고 팔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어떤 화장품을 원하는 사람은 적은데, 단지 회사가 만들고 싶거나 MD가 좋아하는 화장품만을 개발한다면 분명 그 회사는 표적시장 선정에 방향성을 잃고 결국 큰 위기에 빠지게 될 것이다. 그만큼 "화장품의 유행과 트렌드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능력과 객관적인 안목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MD는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얼마로, 누구에게, 어떤 식으로"라는 공식이 따라다닌다는 것을 항상 기억해야 한다.


그래서 화장품 MD는 수많은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자체평가를 계속하면서 그에 따른 시장정보를 끊임없이 수집/분석하고, 생산(수입) 예산과 성분, 디자인, 제품 라인, 용량, 구매 타겟층을 정한 다음, 제품 원가와 판매비, 물류비, 마케팅비, 목표이익을 반영한 판매 가격을 결정한다. 그러고 나서 샘플을 제작하고 사내 또는 외부기관을 통해 품평회(설명회)를 준비한다. 그 결과를 토대로 화장품을 론칭하기로 결정하였다면 주요 유통채널(납품처, 백화점, 면세점, 할인점, H&B 스토어 등)과 협상을 통하여 납품가(공급가)를 결정하고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가는 것이다. 유통채널에 입점된 화장품이 예상한 고객층에게 판매가 되고 있는지, 예상한 매출(객단가, 구매율)만큼 판매가 되는지를 파악하고, 그에 따른 판촉활동과 목표 수정 업무까지 진행한다고 볼 수 있다.


막연하게 상품기획 정도로 생각하셨던 분들은 이번에 MD가 많은 일을 하고 있다고 느끼실 것 같다. 하지만 일 자체가 쉽지 않고, 한 회사의 매출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부분을 담당하기 때문에 "유통의 꽃"이라는 멋있는 별명도 얻은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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