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알지 못하지만, 위로하고 싶어요

by 양보
린, 잘알지도 못하면서, 양보 손글씨

심심치 않게 읊조리는 노래이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우린 쉽게 말하는 경우가 있다.


어릴 땐 더 그랬다. 특히 대학생 때-

젊었고 두려울게 없었고 경험이 늘어나면서 생각의 폭이 넓어지기 시작했던 그때-

더 많이 다른 사람의 문제에 관여했고, 내 생각대로 행동하길 주장했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취직이란 것을 하면서 세상의 만만치 않음을 느꼈다.

남의 돈을 받는다는 게 이렇듯 자존심 상하고 기운 빠지는 일이구나-

나를 보호해주는 건 이제 없고, 내가 보호해야 할 사람들이 보이면서

책임감의 무게에 허덕이며 힘들어했다.



그러나 내가 힘든 건 그것 때문만이 아닌데...

'먼저 겪어 본 어른의 지혜다'라고 말하는

어른들의 자랑 -그게 자랑인진 모르겠지만- 같은 잔소리에

오히려 더 지치고 힘들어졌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떠드는 말들에 날이 선 감정만 돋아 날뿐이었다.


그 뒤로 누군가 내게 무언가를 토해 낼 때, 마음을 단속한다.

"나 알 것 같아!" 쉽게 말하지 않았다.

듣다 듣다 곱씹어보다가 정말로 그 마음이 알 것 같으면

"나 전부는 아니지만, 조금은 알 것 같아." 조심스럽게 말했다.


섣불리 아는 척, 하며 하는 말들이

몰라서 아무 말도 안 해주는 것보다 더 큰 상처를 주기 때문이다.



김재연 저자, 너의 마음이 안녕하기를, 양보 손글씨

그리고 그 섣부른 아는 척에 상처받고,

누군가를 미워하지 않으려고 한다.


젊었을 때 (분명 지금도 젊기에 많은 실수를 하고 있지만,)

미친 오지랖으로 내 주장을 관철시키려고 한건 지금 생각하면 조금 부끄럽다.

그러나 확실히 말하는 건, 그때 난 그 사람의 마음을 달래 주고 싶었다.

자랑하기 위해 혹은 무시함으로 가 아니라, 위로하고 싶었다.

들어주는 것 만으로도 족하다는 걸 그땐, 몰랐으니까-


내 앞에서 침을 튀기며, 내 대신 화내고 슬퍼하고 울기도하는 이 사람이

나에 대해 오지랖으로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말하는 건

나를 위로하기 위함이라는 걸 이젠 아니까-

나에 대해 다 아는 듯이 말하는 누군가의 어떤 소리에서 사랑을 느낀다면,

나는 이제 엄마 미소로 웃는다-


그래도 아직,

엄마의 잔소리

아빠의 잔소리

앞에선 불끈 불끈 불효자가 되지만 ^^;;


이렇듯 난 누군가의 고민에 이러쿵- 저러쿵- 이야기하지 않으려고 하지만,

그래도 혹- 한두 마디 한다면

그건 당신을 위로하고 싶어 하는 마음이란 걸

조금, 알아주었으면 :)


눈문을 그칠 타이밍, 이애경 저자, 양보 손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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