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기(基本技)의 중요성
올해로 스키를 탄지 약 30년이 된다.
초등학교에 입학하기도 전 처음 스키를 신고 그 매력에 매료되어 늘 겨울을 기다리며 살았다.
처음에는 그저 내려오는 것이 재미있었기 때문에 자세, 원리 등은 전혀 신경쓰지 않고 탔던 것 같다.
그러다 99/00 시즌, 기회가 되어 한국 스키계의 원로이신 최모 선생님께 지도를 받게 되었다.
특이한 점은 한 시즌 내내 지도 받았는데 그 중 95% 이상은 기본기를 배우는 시간이었다는 것이다.
그 이후로 여러 기술적 성취를 달성하고 싶어 독학으로 기술을 연구하였다.
스키는 보여지는 것과 실제 동작 사이에 차이가 큰 운동이기 때문에 독학이 쉽지는 않다.
아직 부족함이 많지만 내가 독학으로 어느 정도의 성취를 달성할 수 있었던 것은 어린 시절 기본기를 탄탄하게 다져 놓은 데에 기인한다.
기본기가 중요한 것은 검사, 변호사 업무도 마찬가지이다.
법률 문제는 사회 각 분야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업무를 하다보면 증권, 의료, 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사건을 접하게 되는데, 현실적으로 모든 분야의 전문지식을 섭렵할 수는 없으므로 그때마다 연구를 통해 필요한 지식을 습득한다.
그때 빛을 발하는 것이 튼튼한 기본기이다.
법적 기본기가 튼튼하다면 어떤 분야의 것이든 손쉽게 사건의 본질에 도달할 수 있다.
초임검사 시절 꼼꼼하시기로 유명한 부장님들께 엄격한 지도를 받았다.
검사가 단독으로 사건을 처리한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그렇지 않다.
전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일정 범위의 사건을 제외하면 부장검사 내지는 부장검사와 차장검사의 결재를 받아야 한다.
즉, 주임검사가 나름대로 결론을 내리고 결정문을 작성하여 결재를 상신하면, 부장검사가 해당 기록의 증거관계를 검토한 뒤 주임검사가 내린 결론이 맞는지, 결정문에 오류는 없는지를 보고 결재 또는 반려하는 것이다.
꼼꼼하신 부장님들께 지도를 받으면서 어떤 때는 '이런 것까지 확인할 필요가 있을까?'하는 생각을 한 적도 있다.
그러나 한 치의 빈틈도 허용하지 않으려는 그러한 지도 덕분에 탄탄한 기본기를 갖출 수 있었고 그 결과 약 6년 동안 검사로서 무탈하게 업무를 수행할 수 있었고 지금은 변호사로서 의뢰인들의 옆을 든든히 지키고 있다.
김정호 변호사
前 서울서부지방검찰청 검사
前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 검사
前 대구지방검찰청 상주지청 검사
前 의정부지방검찰청 남양주지청 검사
現 법무법인 청목 파트너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