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시절 주말, 연휴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던 이유

당직검사에 관한 이야기

by 김정호 변호사

1. 경찰, 검찰, 법원은 휴일 전면 휴무일까?


많은 분들이 경찰, 검찰, 법원이 휴일에 일을 하는지 궁금해 하신다.


기본적으로 경찰, 검사, 판사는 국가공무원이므로 주말, 공휴일, 연휴에는 정식 근무를 하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주말, 공휴일, 연휴에 경찰서, 검찰청, 법원은 전면 휴무일까?


그렇지 않다.



명절 뉴스에서 오랜만에 만난 가족간의 다툼 중 폭행을 하거나 심하게는 살인까지 했다는 뉴스를 흔히 접할 수 있다.


이처럼 사건, 사고는 평일, 휴일, 밤, 낮을 가리지 않고 발생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당직시스템이 존재한다.


경찰은 강력팀과 형사팀이, 검찰은 당직검사, 법원은 당직판사평일 퇴근 이후와 휴일을 책임진다.



연휴에 살인 사건이 발생했다고 가정하자.


경찰 당직팀과 소방이 현장에 출동하여 현장감식 등을 진행하고, 경찰은 범인을 검거하여 긴급체포한 뒤 법으로 정해진 시한인 48시간 이내에 당직검사에게 구속영장을 신청하면 당직검사는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당직판사는 그 다음날 영장실질심사를 거쳐 구속영장의 발부 여부를 결정한다.


이처럼 경찰, 검찰, 법원은 1년 365일, 24시간 내내 돌아간다.


검사 출신 형사 전문 김정호 변호사 명패, 명함 2.jpg 검사 출신 김정호 변호사



2. 당직검사는 무엇을 할까?



많은 분들이 검사도 당직근무가 있다는 사실을 들으면 놀란다.


다른 공무원에 비해 검사에게 당직근무는 치명적인데, 검사는 기본적으로 2년에 한 번 임지를 옮겨 다니며 아무 연고가 없는 지방에서도 근무를 하기 때문이다.


보통 지방에서 근무하는 검사들은 평일 근무를 마치면 금요일 저녁 서울행 자동차, KTX에 몸을 싣는다.


그렇게 주말을 서울에서 가족들과 함께 보내고 일요일 밤 또는 월요일 새벽 다시 근무지로 향한다.


그렇지만 주말 당직근무가 예정되어 있으면 그 주말은 가족들을 보지 못하고 혼자 사무실을 지켜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당직검사는 구체적으로 무슨일을 할까?


① 영장 등 청구 : 앞서 예로 든 사례처럼, 형사소송법은 경찰에서 사람을 체포한 경우 48시간 이내에 검사에게 구속영장을 신청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해당 피의자를 석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한 일정한 경우 경찰은 압수, 수색영장이 없이도 압수, 수색을 할 수 있는데, 형사소송법은 체포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48시간 이내에 검사에게 압수, 수색영장을 신청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상의 것을 실무상 '사후 영장', 즉 전자의 것을 '사후 구속영장', 후자의 것을 '사후 압수, 수색영장'이라고 부른다.


경찰이 사후영장을 신청하면 당직검사는 해당 영장이 48시간 이내에 적법하게 신청되었는지, 구속의 필요성이 있는지 등을 검토하여 법원에 구속영장을 청구할지 여부를 결정한다.


이처럼 법적으로 시한이 있는 영장이 있는 반면 그 내용, 성질상 휴일에도 긴급히 처리해야 하는 것들이 있다.


스토킹처벌법상의 잠정조치, 가정폭력처벌법과 아동학대처벌법상의 임시조치가 대표적이다.


잠정조치, 임시조치는 스토킹, 가정폭력 등 사건이 발생하면 가해자와 피해자를 분리하거나 가해자에게 접근금지를 명하는 것으로서 성질상 긴급히 처리할 필요가 있다.


이처럼 각종 영장의 검토가 당직검사의 주된 업무이다.


형사 전문 검사 출신 김정호 변호사 1.jpg 검사 출신 김정호 변호사


② 변사사건 지휘 : 많은 분들이 검사의 업무인지 알지 못하는 것 중 하나인데, 당직검사의 또다른 주된 업무이다.


필자 역시도 검사가 되고난 뒤에도 일선청에 배치되기 전까지, 검사가 그러한 일을 하는지 알지 못했다.


변사체범죄로 인해 사망한 것인지 여부가 불분명한 사체를 의미한다.

즉 범죄로 인한 사망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병원에서 장기간 치료를 받다가 사망에 이른 경우 등 사인이 명확한 경우가 아니라면 통상 변사자로 취급된다.


스스로 생을 마감한 경우, 급성 심근경색으로 사망한 경우, 교통사고로 사망한 경우 등 모두 변사자이다.


각 검찰청은 관할하는 지역이 정해져 있다.


관할 구역 내에서 사람이 사망하면 경찰과 소방이 현장에 출동하여 혹시 모를 범죄 관련성을 밝히기 위해 현장을 감식하고 사체를 검시한다.


현장감식과 사체검시의 모든 과정을 사진으로 촬영하고 이를 기록으로 만든다.


해당 기록을 '변사사건 기록'이라고 하고, 당직검사는 해당 기록을 검토하여 범죄관련성 없이 사망한 것으로 판단되면 경찰에게 '사체를 유족에게 인도할 것'을 지휘하고, 범죄관련성 의심이 있으면 '사체를 부검하여 사인을 명확히 할 것'을 지휘한다.


사체부검을 위해서는 검증영장이 필요한데, 당직검사가 부검을 위해 영장을 청구하면 법원에서 근무 중인 당직판사가 이를 검토하여 영장 발부 여부를 결정하고, 영장이 발부되면 경찰은 해당 영장을 가지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사체를 부검한다.


변사사건의 경우 이러한 절차를 거쳐야만 유족이 사체를 인도받고 장례를 치를 수 있는데, 업무시간 중에만 해당 업무를 한다면 장례절차가 지연되기 때문에 정식 업무시간 외에도 당직검사와 당직판사가 해당 업무를 하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자신의 휴일를 반납하고 일하고 계실 경찰관분들, 검사 및 판사님들께 존경을 표한다.


형사 전문 검사 출신 김정호 변호사 16.jpg 검사 출신 김정호 변호사



김정호 변호사

前 서울서부지방검찰청 검사

前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 검사

前 대구지방검찰청 상주지청 검사

前 의정부지방검찰청 남양주지청 검사

現 법무법인 청목 파트너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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