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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리어스골퍼 Sep 19. 2018

골프볼의 역사

골프볼의 기원 자체에 대한 기록은 남아 있지 않지만, 초기에는 나무로 만든 구형 모양의 골프볼을 사용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나무 골프볼이 계속 사용되다가 17세기 초반에 새로운 골프볼이 나타나게 되었는데, 페더리(featherly)라고 불리는 골프볼이다. 가죽으로 만든 주머니 안에 거위 혹은 닭의 가슴 깃털을 넣어서 만들었으며, 크기는 현재의 골프볼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약 1.6인치 정도였지만, 무게는 현대 골프볼의 약 절반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가벼웠다. 이 골프볼이 등장하면서 비거리 등에서 큰 진전이 있었지만, 안타깝게도 만드는 방식으로 인해 골프의 대중화에 있어 저해 요소가 되었었다. 가장 뛰어난 기술자 조차도 하루에 약 4개 정도의 골프볼만을 생산할 수 있다 보니, 기존에 사용했던 나무로 만든 골프볼보다 무려 12배 이상 비쌌다고 전해지고 있다. 게다가 내구성이 떨어지다 보니 골퍼들에게는 아주 큰 경제적 부담을 주었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습기에도 약한 것이 큰 단점이었다.

페더리 골프볼 <출처 : www.featherygolfball.com>
손상된 페더리 골프볼 <출처 : www.ushandicap.com>


이러한 단점을 상쇄할 수 있는 혁신적인 골프볼이 등장하게 되는데 바로 구타 페르카 (거타 퍼차, Gutta Percha)라는 골프볼이다. 이 골프볼의 기원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있지만, 아시아에서 실어 나르는 조각상 등을 보호하기 위해 사용했던 일종의 완충제였다는 설이 설득력을 얻는다. 말레이 고무나무의 수액을 응고시켜 만든 이 골프볼은 1845년에 올드 코스에서 로버트 패터슨이라는 사람에 의해 테스트가 진행되었고, 가공이 쉽고, 더 싸게 제작할 수 있었던 관계로 급격하게 페더리 골프볼을 대체하게 되었다.

골프의 대중화에 기여한 구타페르카 골프볼 <출처 : www.golfspast.com>

표면이 매끈하게 가공된 이 골프볼은 처음에는 볼 비행이 좋지 않았지만, 몇 번의 샷 이후에 흠집이 생길수록 더욱 일관된 볼 비행이 가능하다는 사실이 발견되면서, 해머로 흠집을 낸 골프볼이 보급되기 시작되었고, 이것이 바로 딤플 디자인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인위적으로 흠집을 낸 쿠타페르카 골프볼- 딤플의 시작           <출처 - www.the-saleroom.com>


이 골프볼의 등장은 결국 일부 부자들만 즐기던 골프를 누구나 즐길 수 있도록 대중화를 앞당기게 되었다. 이 골프볼의 등장으로 인해 페더리 골프볼을 만들던 기술자들은 생계에 위협을 받게 되었고, 이러한 상황에서 세인트 앤드류스의 앨런 로버트슨이라는 사람은 이로 인해 결국 골프 역사에서 최초의 프로 골퍼(돈을 목적으로 골프를 침)가 되었다. 이러한 골프볼에 있어 또 하나의 변화는 발로 해스켈 골프볼의 등장이었다. 이 골프볼을 만든 코번 해스켈은 비거리가 아주 짧은 골퍼 중의 한 명이었고, 고무 재질을 코어 주위에 감아서 반반력을 극대화 함으로써, 비거리에 있어 획기적인 골프볼을 개발하게 되었다.

해스켈 골프볼의 등장 - 구타페르카 시대의 종말, 퍼시몬 재질 클럽의 등장 <출처 : http://www.thegolfauction.com>

필요가 발명의 어머니라고 했던가. 이 골프볼의 등장으로 인해 한 시대를 풍미했던 구타 페르카 골프볼은 급격하게 자취를 감추었다. 해스켈 볼의 등장은 클럽에 있어서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 더 부드럽고 반발력이 큰 이 골프볼의 성능을 충분히 즐기기 위해 더 딱딱한 나무가 필요하게 되었고, 이에 등장한 것이 바로 퍼시몬 재질의 클럽이다. 또한 비거리가 증가하면서 골프볼을 잘 세우는 것도 중요해지면서 백스핀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그루브, 그리고 더 높은 로프트를 가진 클럽들이 등장하게 되었다. 골프볼의 변화가 프로골퍼의 등장 그리고 클럽 재질과 구조의 변화까지 이끌어 냈다는 것은 참으로 흥미로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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