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가 숨 쉬듯 자연스러운 사회.
'쉬었음 청년'에 대한 이야기는 하고 싶었던 이야기이긴 한데, 논쟁의 여지가 있기도 하고 불편한 주제여서 사실 글을 계속 쓸까 망설였다. 뭐 이미 열심히, 성실히 사는 삶에 대한 삐딱한 글을 썼으니 글을 이어나가기로 했다.
시간이 지나면 누구나 지금 사회에서 충실히 경제활동인구로 참여하고 있어도 AI와 로봇에 대체되어 얼마든지 '쉬었음 시민'이 될 수 있다. 그런데 왜 '쉬었음 청년'이야기만 나오면 사회 구조적 문제를 이야기하는 데에는 가혹하고 개인의 성실성과 노력의 문제로만 몰아가며 혐오 프레임으로 문제를 보는지 정말 모르겠다.
솔직히 그들을 비난하는 사람들에게 나는 이렇게 묻고 싶다. 당신의 그 자랑스러운 일자리는 얼마나 갈 것 같습니까? AI 업계 최전선에 있는 빅테크 기업의 수장이나 관련 인물들조차도 몇몇은 '산업혁명 이후에 새롭게 수많은 일자리가 태어났다'는 점을 예시로 들며 AI가 발전하면 기존의 많은 직업이 사라지겠지만 그만큼 또 새로운 직업이 생길 것이라고 한다.
그렇지만 나는 내심 그들도 실제 양상이 어떻게 나타날지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의 AI 업계는 결국 누가 먼저 AGI를 만들어 내느냐로 치열한 레이스가 펼쳐지고 있고, 어떤 일반적인 사람보다도 뛰어난 AGI가 등장한다면 물리적 제약만 없다면 현재 존재하는 모든 일자리를 사실상 거의 광범위하게 날려버릴 것이란 걸.
아직까지는 비교적 잘 작동하는 것으로 보이는(나에겐 꼭 그렇지도 않다.) 자본주의의 노력신화, 성공신화에 누구보다 몰입해서, 그렇게나 많은 사람들이 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게을러서, 노력을 안 해서, 부모님 등골을 휘게 하는 "쉬었음 청년"은 비판받아 마땅하다는 식의 혐오를 아무렇지 않게 하는 모습을 보면서
과연 그들이 AI에 밀려나 쉬었음 시민이 되었을 때, 사회 구조적 문제와 UBI 같은 해결책을 이야기하지 않고, 아 이건 온전히 노력하지 않은, 성실하지 못한, 사회에 적응하지 못한 "내 잘못이야"라고 똑같이 생각할 수 있는지 진심으로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