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터뷰를 보면 팔란티어 CEO 알렉스 카프가 강조하는 새뮤얼 헌팅턴의 아이디어가 있다.
서구가 세계를 제패한 것은 아이디어나 가치, 혹은 종교가 우월해서가 아니라(그것이 다른 문명권 사람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간 경우도 드물었다), 조직된 폭력을 적용하는 능력이 우월했기 때문이다. 서구인들은 이 사실을 자주 잊지만, 비서구인들은 절대 잊지 않는다." — 『문명의 충돌(The Clash of Civilizations)』 中
카프는 이 주장에 전적으로 동의하여 인터뷰와 2025년 2월 초 실적 발표 후 주주서한 말미에 이를 직접적으로 인용하기도 하였다. 이를 통해 팔란티어가, 미국이 현재 AI, 양자컴퓨터를 비롯한 차세대 혁신 기술에 얼마나 진심인지를 알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러한 인류에 영구적이며 본질적인 변화를 일으킬 기술에서 압도적 우위를 점함으로써, 결국엔 민주주의와 같은 서구적 가치보다는 압도적인 '힘'으로 미래에도 세계를 제패하고자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결국에 현재 AI 버블이라는 말이 아무리 나와도 AI, 양자컴퓨터, 우주 등 분야는 시장의 메인 테마(테마라는 용어 자체를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로 계속해서 유지될 수밖에 없음을 유추해 볼 수 있다. 혁신 기술에서 우위를 점하는 국가가 강한 하드파워를 손에 넣게 될 것이고, 그 힘을 바탕으로 세계의 질서를 유지해 나갈 것이기에 이미 시작된 레이스는 결과가 나올 때까지 미친 듯이 계속될 것이다. 나는 AI가 가져다 줄 아름다운 세상을 간절히 꿈꾸고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AI를 이용한 군사력 경쟁이 AI의 강력한 발전 동기임을 무시할 수는 없다고 본다.
그래서, 특히나 최근 제네시스 프로젝트(AI 맨하튼 프로젝트)에 참여한 빅테크와 다양한 기업들의 경우 단기적 과열이 있을지는 몰라도, 장기투자해야 할 설득력이 꽤나 높아졌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결국엔 지수투자를 할 것이 아니라면, 어쩌면 우리가 투자해야 할 섹터와 종목은 사실상 이미 정해져 있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물론, 과거 닷컴버블도 출발은 군사기술로 출발했고 인터넷 기술이 군사기술에 활용되었긴 해도, 당시에 주식시장에서 과열되었던 종목은 지금처럼 국가적 전략 자산 확보와는 거리가 있는 기업들이라는 점에서 지금 시장의 과열이 과거와는 다르다고 볼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