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운 23일

2025-9-14-일

by 코리아앤

오늘 나의 일요일 하루는 2가지 단어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나의 불친절함과 바닥난 인내심. 요즘은 하루에 적어도 1번 이상은 AI(=인공지능)와 연관된 대화를 하거나, 유튜브 영상을 보거나, 직접 사용을 하거나, 뭔가 뒤쳐지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불안감을 느끼거나 하는 것 같다. AI의 다양한 특징들이 있겠지만, 모두들 한결 같이 소리 높여 이야기 하는 것은 AI는 친절하다는 것이다. 심지어는 과잉 칭찬과 아부의 수준으로 동기부여를 듬뿍 해 주기도 한다. 내가 이해하는 AI기술에 대한 수준에서 '왜 AI는 화를 내지 않고, 지치지도 않고, 계속 들어주고, 답변해 줄 수 있는가?'에 대한 이유는 기계이기에 감정이 없어 그럴 것이고, 그렇게 프로그래밍? 또는 개발 되어 있어 그럴 것이다.


난 인간이다. 감정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내 친절함과 인내심이 시험에 들 때가, 우리 가족 사이에서는 상대적으로 자주 있다. 사회생활에서야, 안 보면 되는 사이이고, 그래서, 잠시 어떻게든 참아 내면 공간과 시간의 단절로 괜찮아진다. 하지만, 가족은 그럴 수가 거의 없다.


지인 한 분이 대학교 기숙사를 방문한 적이 있는데, 정말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정리정돈이 안 되어 있다고 하셨다. 다른 지인 분은 한국이 눈 떠 보니 선진국이 된 이후, 태어나 살아온 세대는 중진국 세대보다 최소 10년은 늦게 철이 드는 것 같다는 말씀을 하시며, 나를 위로해 주신 것이 기억에 난다.


우리 아들은 옷장 문을 닫지 않는다. 그리고, 방에서 놀이에 빠지면, 방에 발을 딪을 공간이 없을만큼, 난장판이 된다. 그리고, 세월아~ 네월아~ 그렇게 몇 일을 아무일 없이 지낸다. 소통, 대화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알고 실천하고자 노력하는 나는, 정리정돈의 필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왜 정리정돈 하면 좋은지 설득하고, 방정리를 잘 하면 줄 수 있는 보상으로 협상도 하지만, 결국에는 명령과 협박으로 마무리가 되는 경우가 많다. 오늘이 그런 날 중 하루였다. 친절함도 잃고 인내심도 잃은 하루 였다. 그럼, 나도 아들도 치유의 시간이 필요하다. 난 산책을 나갔다. 그 사이 남편이 아마도 나보다는 친절한 말과 행동으로 아들이 방을 정리정돈 하도록 했을 것이다. 방은 정리가 되어 있었다.

이런 나를 지켜 본 법륜 스님이라면, 이런 말씀을 하실 듯 하다. "방이 지저분하다고, 애가 학교를 안 가는 것도 아니고, 숙제를 안 하는 것도 아니고, 안 씻는 것도 아니고, 할 것은 다 하는데, 엄마 기준만 고집하니 그렇지?" "네, 스님, 맞는 말씀입니다."

난 감정을 가진 인간이라 또 이런 일이 생기겠지. 이런 것도 인생이지, 뭐 !!

sketch-messy-dorm-room-with-clothes-textbooks-tered-floor-posters-covering_216520-116656.jpg 실제 아들 방의 지저분함과 비슷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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