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전환 시대의 고려인 IT 스타트업

중앙아시아 테크 생태계의 한국계 창업자들

by Miracle Park


# 1. 들어가며: 새로운 실크로드를 꿈꾸는 사람들

2025년 현재, 독립국가연합(CIS) 지역 곳곳에는 수십만 명의 고려인 동포들이 살아가고 있다. 이들은 단순한 이주 집단이 아니라, 87년 전 스탈린의 강제 이주라는 역사적 비극을 딛고 중앙아시아 사회 곳곳에 깊이 뿌리내린 공동체다. 우즈베키스탄의 고려인 약 18만 명은 강한 공동체 결속력을 바탕으로 활발한 문화 활동을 이어가며 지역 사회와 깊은 유대를 형성하고 있다. 카자흐스탄에서는 약 12만 명의 고려인이 농업과 상업 분야에서 두드러진 기여를 하고 있으며, 이들은 지역 경제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런데 최근 이 공동체 안에서 조용하지만 주목할 만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농업과 상업 중심이던 고려인 경제 활동의 무게중심이 IT와 디지털 창업 쪽으로 서서히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 양국이 국가 전략 차원에서 디지털 전환을 강하게 밀어붙이는 지금, 고려인 청년 창업자들은 이 흐름을 기회로 포착하고 있다.


# 2. 중앙아시아 디지털 전환의 현주소


- 우즈베키스탄: '2030 전략'과 IT 생태계 구축

우즈베키스탄은 '우즈베키스탄 2030' 전략을 2023년 8월 발표하고 2024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에 나섰다. 동 전략 실행을 위해 2,522억 달러가 할당되었으며, 지속 가능한 경제성장을 통한 국민 복지 보장이 핵심 방향 중 하나로 설정돼 있다. 아시아개발은행(ADB)과 유럽부흥개발은행(EBRD)은 모두 우즈베키스탄의 경제성장률을 연 5~6.5%대로 전망하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타슈켄트는 이 흐름의 중심 도시다. 창업촉진센터 'U-Enter'를 비롯한 혁신 거점들이 타슈켄트에 집중되고 있으며, 전자정부 서비스 확대와 스마트 시티 개발이 IT 스타트업에 실질적인 수요를 만들어내고 있다.

- 카자흐스탄: 중앙아시아 디지털 허브를 향한 질주

카자흐스탄의 행보는 더욱 공격적이다. 카자흐스탄의 IT 부문은 계속 확장되어 현재 18,000개 이상의 기업이 운영 중이며, 3년간 16% 성장을 기록했다. 아스타나 허브 기술 단지는 1,700명 이상의 참가자를 결집시키고 있으며, 입주사들의 매출은 1.2조 텡게(약 22억 달러)에 달하고 수출도 1,400억 텡게(약 2억 6천만 달러)를 기록했다.


카자흐스탄은 2026년까지 IT 서비스 수출 10억 달러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Tech Orda 프로그램을 통해 IT 전문 인력 10만 명 양성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멀티미디어, 게임 디자인 및 퍼블리싱, e스포츠, 소프트웨어 개발, 비즈니스 프로세스 아웃소싱 등을 아스타나 허브 기술 단지의 우선 활동 목록에 포함시키는 결정을 내렸으며, 스타트업, 대학, 정부 기관, 민간 부문이 국가 슈퍼컴퓨터 센터 자원에 투명하게 접근할 수 있는 규정도 정비하고 있다.


알마티의 벤처 투자 생태계도 빠르게 성숙하고 있다. 2025년 6월 알마티에서 열린 중앙유라시아 벤처 포럼(CEVF 2025)은 20개국 이상에서 참가자 약 1,000명을 불러모은 중앙유라시아 최대 벤처 포럼이 됐다. 최근 3년간 알마티 IT 서비스 시장 규모는 2,000억 텡게에서 5,790억 텡게로 2.5배 이상 늘어났으며, IT 서비스 수출도 5,000만 달러에서 5억 2,900만 달러로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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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아시아 전문작가. 현지 취재ㆍ르포ㆍ출간ㆍ강연으로 실크로드의 땅, 중앙아시아의 신비를 문장으로 풀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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