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르기스스탄·타지키스탄·투르크메니스탄 비즈니스 현황과 전망
중앙아시아 고려인 담론은 대부분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 중심으로 전개된다. 두 나라에 수십만 명의 고려인이 집중된 탓이다. 그러나 같은 1937년 스탈린 강제이주의 역사를 공유하면서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이라는 세 나라의 고려인 사회는 훨씬 적은 조명을 받아왔다. 이 글에서는 세 나라 각각의 고려인 현황과 경제적 기반, 한국과의 협력 가능성, 그리고 정치·경제적 리스크를 짚어본다.
# 1. 키르기스스탄 — 약 2만 명, 가장 활성화된 소규모 커뮤니티
세 나라 중 고려인 인구가 가장 많은 곳은 키르기스스탄이다. 외교부 재외동포 현황(2023년 기준)에 따르면, 키르기스스탄의 재외동포는 총 20,229명으로 이 중 고려인이 18,953명, 재외국민이 1,276명이다. 고려인이 전체 재외동포의 93% 이상을 차지한다는 점에서, 키르기스스탄의 한인 사회는 사실상 고려인 사회다.
1937년 스탈린 강제이주 정책에 의해 연해주에서 중앙아시아로 이송된 고려인들 중 일부가 키르기스 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으로 이주하면서 커뮤니티가 형성됐다. 1999년 인구 조사 당시에는 키르기스스탄 내 고려인이 19,784명으로 집계됐으며, 이후 소련 해체에 따른 인구 이동 속에서도 비교적 안정적인 규모를 유지해왔다.
1989년 키르기스스탄 고려인협회가 처음 창립된 이후, 고려인 무용단 '만남'과 뮤직 스튜디오가 창설되어 명절마다 한국 문화행사를 이어오고 있다. 2001년에는 한국교육원이 설립되면서 한국어 및 문화 보급이 본격화됐고, 2019년에는 4개의 세종학당이 진출해 한국어 교육 환경이 더욱 확대됐다.
경제적 측면에서 키르기스스탄 고려인들은 비슈케크를 중심으로 소규모 제조업, 식품업, 유통업에 고르게 진출해 있다. 두드러진 점은 한국과의 교역에서 고려인 네트워크가 간접적인 가교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한국의 대키르기스스탄 누적 투자액(2024년 4분기 기준 신고액)은 2억 1,800만 달러이며, 2024년 기준 양국 교역 규모는 약 17억 8,800만 달러에 달한다. 이는 한-카자흐스탄 교역 규모와 비교하면 여전히 작은 수치지만, 5년 전과 비교하면 눈에 띄게 증가한 수준이다.
리스크 측면에서는 정치 불안정이 고질적 문제다. 키르기스스탄은 2005년 튤립 혁명, 2010년 반정부 시위와 대통령궁 점거 등 혁명과 내전으로 정국 불안이 이어진 바 있다. 2024년 IMF 통계 기준 1인당 GDP가 약 1,930달러인 최빈국 수준이며, 금 수출이 전체 수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원자재 의존형 경제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예측 가능성이 낮은 법·제도 환경이 가장 큰 진입 장벽으로 작용한다.
# 2. 타지키스탄 — 수백 명의 극소수 커뮤니티, 그러나 의미 있는 존재
타지키스탄의 고려인 사회는 규모로만 보면 세 나라 중 가장 작다. 외교부에 따르면 타지키스탄의 고려인은 2023년 기준 643명, 재외국민은 61명에 불과하다. 현지 고려인협회 관계자의 추정치는 이보다 낮은 150명 내외에 그치는 경우도 있는데, 타지키스탄 고려인협회 빅토르 김 회장의 추정에 따르면 두샨베 수도에는 100명이 채 안 되는 고려인이 생활하고 있다고 한다.
고려인 강제이주로 인해 소수의 고려인들이 타지키스탄에 정착해 생활하고 있으며, 이들은 타지키스탄 내전 당시 러시아 볼고그라드 지역으로 피란을 갔다가 내전 이후 일부가 귀환한 역사를 갖고 있다. 극심한 내전(1992~1997년)을 거치면서 대다수 고려인이 러시아나 카자흐스탄 등지로 이주해버린 것이 현재의 소규모 커뮤니티를 만든 주된 원인이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