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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운 Nov 23. 2021

초3 아들의 '전면 등교'

걱정 근심 없이 매일 놀면 신나겠죠?

유, 초, 중, 고 전면 등교가 시작되었습니다.

동글이는 아침부터 신이 납니다.


"엄마, 이제 온라인 클래스 안 해?"

"안 해."

"정말?"

"왜? 온라인 클래스 하고 싶어?"

"아니, 절대!! 절대 아냐. 난 학교 가는 게 너무 좋아."

"친구들이랑 이야기도 잘 못하는데 그래도 좋아?"

"좋지. 그래도 만날 수는 있잖아."

"동글이가 좋아하니까 엄마 마음도 좋네."


담임 선생님께서는 그동안 아이들과 즐겁게 수업할 날을 기다리며 준비하셨던 여러 가지 재미난 활동들을 하고 난 후 사진도 보내주십니다. 사진만 봐도 아이들이 얼마나 재미있어하는지 눈에 보이는 듯합니다.


아나바다 장터


아이들이 각자 집에서 자주 사용하지 않는 물건들, 작아진 옷, 장난감, 책 등을 3~6개 정도 준비해서 1000원 미만의 가격표를 붙여 학교에 가져갑니다. 그리고 각자 동전으로 3000원씩 준비해서 친구들의 물건을 사기도 하고, 자기 물건을 팔기도 하죠. 그리고 수익금 중 본인이 선택한 만큼을 기부하는 활동을 했습니다.


동글이는 3000원을 가져가서 물건을 팔고, 본인이 사고 싶은 물건을 사고 1500원 기부를 한 후, 친구들에게 컵볶이를 사주느라 3000원을 쓰고도 1700원을 남겨왔습니다. 장사를 잘해도 너무 잘한 것 아닌가요? 동글이는 어떻게 장사를 하면 이문을 이렇게나 많이 남겼을까요? 알다가도 모르겠네요.


도예수업


도예수업을 하고 2주 뒤 완성품을 가지고 왔습니다. 도예수업을 했다고 하기에 건성건성 들었는데 제법 밥공기를 잘 만들어왔습니다.


"엄마, 선생님이 그러시는데 여기에 밥 담아서 먹어도 괜찮대. 뜨거운 음식을 담아도 괜찮게 만든 거라고 하셨어. 근데 나 엄청 잘 만들었지? 선생님께 칭찬받았어. 내가 보기에도 내 꺼가 제일 잘 만든 것 같아."


동글이의 첫 작품


동글이는 아무래도 예술가적 재능이 있는 것 같지 않나요? (고슴도치 엄마랍니다. ^^) 도예수업을 하고 난 후 부쩍 도예에 관심을 갖게 된 동글이가 전면 등교로 다시 시작된 방과 후 수업 프로그램 중 흙놀이를 신청해 달라고 해서 신청해 주었습니다. 작은 경험이 아이의 흥미를 깨워주었던 것 같습니다.



이번 주 급식


동글이는 학교 급식을 아주 좋아합니다. 학교에서 준 밥이 세상에서 제일 맛있다는 동글이는,


"엄마, 우리 학교는 인생 맛집이야. 엄청 맛있어. 엄마도 같이 먹으면 좋을 텐데..."

"그래? 그런데 엄마는 맛볼 수가 없네?"

"선생님한테 내가 부탁해줄까? 엄마도 한 번 먹게 해 달라고?"

"그러다가 다른 친구들도 다 엄마를 데려오게 되면 어떡해?"

"그런가? 안 되겠구나? 그런데 진짜 맛있어. 엄마도 먹을 수 있으면 정말 좋을 텐데..."


작년, 올해 학교를 못 가게 되어 제일 아쉬워했던 부분 중 하나입니다. 작년까지는 맞벌이 가정 돌봄 교실에 다니고 있어서 급식은 제공이 됐었습니다. 코로나로 돌봄 신청이 되었지만 가정학습을 선택하고 엄마와 함께 가정학습을 하게 된 동글이는 급식에 대한 아쉬움을 이야기했습니다. 그런데 학교는 안 가면서 밥 먹으러 학교에 가면 친구들이 놀린다고 엄청 슬퍼했답니다. 동글이가 다니는 학교는 급식이 맛있기로 소문난 학교입니다. 학교급식 우수 학교로 방송에 소개된 적도 있을 정도거든요.


자연물을 이용한 그림 그리기

친구들과 함께 운동장에서 모은 낙엽, 나뭇가지, 돌멩이, 솔방울 등을 이용하여 그림을 그리는 미술 활동을 했습니다. 사자를 멋지게 완성했어요. 친구들과 함께 협동 작업으로 만든 사자를 곱게 사진으로 찍어 보내주신 선생님, 감사합니다.


요리과학 '쿠키만들기'


친구들과 함께 만든 쿠키를 만들어오더니,


"엄마, 이거 먹어봐. 엄청 맛있어. 내가 다 만든 거야. 오늘 급식실에서 요리 수업했거든?"


자랑스러운 그 표정과 엄마가 맛이 있다고 할까? 맛이 없다고 할까? 기대 만발한 그 눈빛이 너무 귀여웠어요. 먹어보니 딸기맛, 오렌지맛, 시금치 맛이 조금씩 납니다. 아이들이 먹을 거라 식용색소를 사용하지 않고 천연가루로 맛을 낸 반죽으로 구워 온 쿠키였어요. 보기만 해도 재미있었을 것 같죠?

 

자연물을 이용한 하천 그리기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에 각자 자기가 꾸미고 싶은 하천을 만들었어요. 우리나라가 물 부족 국가라는 것도 배워오고, 물 절약하는 법, 물을 깨끗하게 사용하는 법 등을 엄마에게 설명하며 으쓱으쓱 합니다. 깨끗한 하천에 물고기도 다니고, 나무도 심었네요. 보기만 해도 재미있어하는 것 같죠?




전면 등교로 우려하는 목소리가 가득하지만 아이들은 신이 납니다. 2년 동안 학교 생활을 못했으니까요. 매일 학교에 가니 숙제도 없고, 가방도 가볍습니다. 그동안은 일주일 등교, 일주일 가정학습으로 학교에 갈 때마다 책가방에 책과 노트, 준비물 등을 들고 다녔는데 이번 주부터 교과서는 모두 학교 사물함으로 옮겨지고 숙제만 가지고 다닙니다. 온라인 클래스 할 때는 숙제도 많았는데 등교를 하니 숙제도 거의 없습니다. 동글이는 그 점이 제일 좋다고 하네요.


학생들이 학교에 가는 것이 당연한데, 2년 동안 학교를 안 가다 보니 왜 이렇게 신기한지 모르겠습니다. 학교에서 하는 특별활동도 이전에도 다 했었을 텐데 아이들이 재미있어하는 활동들로 채워 주신 선생님께 감사한 마음이 더 많이 드는 것을 보면, 당연하다 생각하고 감사를 잊고 살았던 시간을 되돌아보게 됩니다.


동글이는 매일 즐겁게 학교에 다니고, 교실 활동에 진심으로 열심히 참여합니다. 학교에서 주는 급식도 두 번씩 받아먹습니다. 하교 후에 가방을 놀이터에 던져두고 30분쯤 흠씬 놀고 들어옵니다.


"엄마, 나 지금 친구들이랑 우리 집 앞 놀이터인데 30분만 놀고 가도 돼??"


이미 놀이터에 도착해서 가방을 던져놓고 뛰어노는 모습이 창밖으로 보이는데 안된다고 할 수 있나요? 동글이의 일상은 매일이 즐겁고 신이 납니다. 걱정 근심이 있을 리가 없지요. 늦둥이 동글이는 우리 집에서 가장 어려서 아직도 '아기'같은 마음이 듭니다. 가끔 앵글이가


"초 3은 아기 아닌데...? 쟤도 알 건 다 알아."


라고 일깨워 주지만 엄마, 아빠, 누나 모두 동글이와 나이차가 너무 많이 나다 보니 많이 이쁨 받으며 살아가는 동글이랍니다. 오늘도 신나게 가방을 내던지고 놀이터로 향한 동글이의 하루는 매일이 신이 나네요.


"동글아, 어떻게 하면 그렇게 매일매일 신나니?"

"엄마도 맨날맨날 놀면 신나."


정답이네요. 걱정 근심 없이 매일 놀면 신나겠죠?


신나는 하루를 선물하고픈 로운입니다.










'전면 등교' 가족 확진돼도 등교 가능?

전 국민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면서 정부는 전면 등교를 결정했습니다.


2학기부터 전면 등교를 시작한 비수도권에 이어 그동안 3분의 2만 등교하던 수도권 학생들이 매일 학교에 가고 있습니다. 장기간 비대면 수업으로 인한 학습 결손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학교의 일상 회복을 더는 미룰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라고 합니다.


위드 코로나 선포로 식당도, 관광지도 일상의 모습으로 회복되며 경계심까지 풀어지고 있어 걱정입니다. 나부터 개인 방역에 힘써서 아이들이 안전하게 학교에 갈 수 있도록 마음을 모을 때입니다.


학교에 가고 싶어 하는 아이들이 매일 즐겁게 등교하는 오늘을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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