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이라는 숫자는 특별하다.
학창 시절, 50대 어른들을 마주하면 자연스레 할머니, 할아버지라 불렀다. 그분들은 스무 살이 갓 되었을 때 결혼하고, 곧 아이를 낳았다. 그분들의 자녀들 또한 이십 대 중후반쯤 결혼과 출산을 했기에, 50이 되면 자연스레 할머니, 할아버지가 되어 있었다. 아마 그래서일까. 내게 50이라는 숫자는 꽤 늑수구레하게 느껴진다. 조금은 어정쩡하고 묘한 느낌으로.
막상 내가 50이 되어보니, 아직도 미숙하고, 마음은 여전히 어린아이 같다. 어른들은 “나이만 먹었지, 속은 언제나 청춘”이라 하셨다. 이제야 그 말이 조금 와닿는다.
50쯤 되면, 조금 멋진 중년이 되어 있을 줄 알았다. 어려운 일도 척척 해내고, 웬만한 갈등에도 의연하게 대처하며, 꼴배기 싫은 사람도 너그럽게 품을 수 있는 그런 어른. 나는 그것이 50이라는 숫자가 내게 주는 의미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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