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뜰 야영>, 키라 대니얼
동화 읽어주는 백수 #1
<뒤뜰 야영>, 키라 대니얼
"드디어 오늘이야. 제이크랑 같이 자기로 한 날이."
댄은 마음이 들떠 있었습니다.
오늘은 정말 특별한 날입니다.
"모두 제이크를 좋아해.
우리 반에서 키가 가장 크고 야구도 가장 잘하니까.
풍선껌도 제일 크게 불지. 그 앤 정말 못하는 게 없어."
제이크는 특별한 친구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밖에서 잘 생각입니다.
뒤뜰에 텐트를 치고요.
주인공 '댄'은 자신의 특별한 친구 '제이크'를 자신의 집으로 초대합니다. 키도 크고, 운동도 잘하는 인기쟁이 제이크는 댄에게 있어서 굉장히 멋진 친구입니다. 댄은 이 날만을 손꼽아 기다렸습니다. 제이크와 함께 야영을 할 수 있게 된 오늘을 말이죠. 하지만 야영을 시작하고나서 댄은 생각한 것만큼 제이크가 특별한 친구는 아닌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몰랐던 친구의 새로운 모습들을 발견해 나가며 제이크가 좀 더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거든요.
제이크는 친구네 집에서 자보는 게 처음입니다. 댄은 벌써 몇 번을 친구 집에서 자 봤는대도 말이죠. 댄은 참치 샌드위치를 가장 좋아하지만, 제이크는 참치를 못 먹습니다. 귀신 이야기를 많이 알고 있는 댄은 제이크에게 몇 가지 이야기를 들려주려고 하지만, 겁을 먹은 친구의 모습을 보고 그만두기로 합니다. 댄은 제이크가 참 별난 친구라고 생각합니다. 자기와는 참 많이 달랐거든요. 불편해하는 제이크를 배려해주기 위해 댄은 뒤뜰의 텐트에서 집 안의 자기방으로 잠자리를 옮깁니다. 그리고 방바닥 위에서 편안히 침낭을 덮고 누운 채로 둘은 조곤히 이야기를 나눕니다.
제이크가 먼저 입을 열었습니다.
"나 때문에 시시한 밤을 보내게 된 것 같아."
"아니야." 댄이 말했습니다.
"하지만 사실 조금 놀랐어.
네가 여태껏 친구 집에서
자본 적이 없다고 해서.
벌레를 싫어하는 거나
귀신 얘기를 무서워하는 것도 뜻밖이야.
참치를 싫어하는 것도 그렇고...
하지만 그래도 넌 내 친구야. 제이크."
곧 잠이든 제이크 옆에서
댄은 혼자 나지막이 중얼거립니다.
"제이크는 내 친구야.
특별한 애가 아니란 걸 알았지만,
그래서 더 좋아.
이젠 진짜 친구 같아 !"
더 이상 제이크는
댄에게 있어 특별한 친구가 아닙니다 !
하지만 이젠 진짜 친구 같은 제이크를
댄은 이전보다 더 좋아하게 됩니다.
'간담상조(肝膽相照)'라고 하죠.
간과 쓸개를 내놓고 서로에게 보인다는 뜻으로
마음속 깊은 곳까지 터놓고
숨김없이 친하게 지내는 친구 사이를 이르는 말입니다.
진짜 친구, 좋은 친구란 뭘까.
몰랐던 그의 진면목을 발견하고,
그 사람에 대해 더 잘 알게 되는 과정 속에서
서로가 좀 더 가까워지고,
허물없이 서로를 대할 수 있게 되는 관계.
그런 관계의 친구가 진짜 좋은 친구일까요.
댄이 제이크를 바라보는 눈으로
저도 제 친구들을 바라봅니다.
당장 집 앞에 놀러가
소주 한잔 마시자고 하면
집에 있는 마누라에게 욕을 먹어도
꾸역꾸역 욕지거리를 날리며 나오는 친구.
괜히 할 말도 없으면서
심심할 땐 장난식으로라도 가끔 전화를 하며
서로의 안부를 묻고 농담이나 주고받는 친구.
50만원, 100만원을 빌려줘도
전화로 두 세마디 이상 나눌 필요가 없는 친구.
뭐 하나 특별할 거 없지만
오히려 서로가 특별하지 않기 때문에
비슷한 삶을 살아가는 편안한 친구.
긴 시간을 함께 살아오면서
'이놈은 이럴 때 이럴 것이다'라고
쉽게 예측이 가능한 친구.
그렇게 오랫동안
평범하게, 믿을만하게
내 옆에 남아있는 친구들이
제겐 진짜 좋은 친구들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