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
개인적인 일로 친 구 한 녀석과 논현동에 갔습니다. 오전에 일을 처리하고 보니 어느 덧 배꼽 시계가 울려 대고 있더군요.
"뭐 먹을까?는 훼이크 당연히 분식!"
뭐 친구에게 물어 볼 필요가 있습니까? 어차피 떡볶이 먹으러 갈건데^^
그렇게 분식점을 찾아 거리로 나왔습니다. 현재 우리의 위치는 논현동 어딘가...
그 때까지만 해도 우리가 앞으로 겪을 고난에 대해 전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그 흔한 분식점을 찾기 위해
애가 타고 똥줄까지 타게 될 상황에 처하게 된다는 것을 말 이죠.
이런 경우 경험 해 보셨죠?
평소에 버스 정류장에 서 있으면 너무나 자주 오는 버스. (그런데 이런 버스는 막상 기다리면 안 옴)
그 날이 그랬습니다. 막상 그 노선을 타려고 기다리다 보면 죽어라 오지 않는 것처럼 평소에 거리에 널리다 싶히 있는 분식점이 하나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평소에 눈에 분식점이 얼마나 많이 들어 왔으면 제가 이런 말 까지 했었죠.
"내 귀에 귓밥은 안 보여도 내 동네 김밥집은 보이네."
그 만큼 많던 분식점들이 도대체 왜 지금은 안 보이는 걸까요? 내가 사는 동네만 분식 천국이야?
이 동네는 도대체가 뭐지? 아주 이러다 김밥 먹으러 천국 갈 기세 였습니다.
그렇게 몇 분을 헤매다 보니 논현 초등학교가 눈에 나타 났습니다.
"아 진짜 이게 말 이 돼? 야 이 골목까지 뒤져 보고 없으면 그냥 식당가자. 아주 더 이상은 열 받아서 안 되겠다."
친구는 더운 날씨에 짜증이 났는지 제게 최후 통첩을 날렸습니다.
학교 담을 따라 일자로 늘어 선 거리의 식당들. 그 때 친구가 굉장히 희망찬 목소리로 외쳤습니다.
"저깄다! 김밥 떡볶이라고 써 있어!!!"
배고픔 앞에 친구의 눈이 천리안의 능력을 발휘하며 그 작디 작게 써 있던 글씨들을 읽어 낸 것 입니다.
우리는 그 순간 사막 한 가운데에서 오아시스를 찾은 기분으로 그 분식점을 향해 전력질주 했습니다. 하지만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하지요. 학교 앞 분식점이라는 특성 떄문이었을까? 일요일인 오늘은 정기 휴무 날이었습니다.
"그냥 밥 먹으러 가자..."
풀이 죽은 저는 식당으로 발걸음을 옮김니다. 그리고 조용히 테이블에 앉아 밥을 시켜 침묵을 유지한 채 그렇게 식사를 끝냅니다. 포만감을 느끼며 식당 문을 열고 나섭니다.
그 순간 저는 굉장히 황당함을 느꼈습니다. 밥을 든든히 먹고 나온 식당에서 몇 걸음 떨어지지 않은 곳 에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프렌차이즈 떡볶이 집이 그 간판을 걸고 위용있는 모습으로 서 있었기 때문 입니다. 황당한 그 상황에 입이 쩍 벌어진 채 저는 무언가에 이끌리듯이 그 가게들 앞으로 향했고 안에서 제 모습을 지켜보던 떡볶이 집 직원은 제게 말하는 것 같았습니다.
포기란 단어. 하려던 일을 도중에 그만 두거나 자기의 권리나 자격 따위를 던져 버림을 의미하는 단어죠.
인생을 살다보면 자신의 능력 밖이나 업무적인 한계에 부딪치며 해 오던 것들을 놓아 버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대학 입시. 국가고시, 자격 시험등등.
42.195라는 막연한 거리를 심장과 두 발에 의지한 채 달리는 마라토너, 대회를 앞두고 감량에 들어 가는 선수들, 가슴 속에 뜻을 품고 저 마다의 꿈을 향해 노력하고 있는 그들 모두.
그들이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 반드시 이겨내야 하는 것이 바로 포기라는 놈을 밟고 일어서는 것 입니다.
제 꿈은 작가입니다. 그리고 제 옆에 친구의 꿈은 어린시절 교수 였습니다. 저는 아직 꿈을 포기하지 않았고, 친구는 꿈을 버리고 IT회사에서 근무 중 입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친구처럼 자신의 꿈을 접은 채 하루 하루 시간 가는대로 살아 갑니다.
꿈을 포기하고 돈을 향해 달리고 있는 당신. 살림살이 좀 나아지셨습니까?
그렇다면 당신이 꿈을 포기한 이유는 뭐죠?
인생이 뜻대로 안 풀려서? 환경이 따라주지 않았기 때문에? 사는 데 여유가 없기 떄문에?
어쩌면 위에 나열한 문제들이 문제가 아닐지도 모름니다. 가장 큰 문제는 어떠한 이유가 됐던지 간에 그 꿈을 향해 가는 레이스에서 중도 하차 했다는 사실. 그 것이 가장 큰 문제이겠죠.
꿈을 이룬다는 것. 그 것은 우리가 생각 하는 것 보다 어쩌면 되게 쉬운 일인지도 모름니다. 생각하기 나름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현실에서 꿈을 향한 여정은 정말 답도 없고 기약도 없는 긴 레이스 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꿈을 향해 나아가기로 마음 먹었다면 포기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앞으로 나아가야 한 다는 것 입니다. 왜 이런 노래도 있잖아요.
걸어 걸어 걸어 가다보면 저 넓은 꽃 밭에 누워서 난 쉴 수 있겠지~~~
옷장 속 깊숙이 숨겨 놓은 앨범을 꺼내 듯 마음 속 깊숙이 숨겨 놓은 그 꿈 슬슬 꺼낼 때 되지 않으 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