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방의 작은 음식물 쓰레기통
나는 매일 밥을 한다.
가끔 외식하거나 식사초대를 받는 것을 제외하면 말이다. 예전엔 남편도 종종 밥을 하곤 했었다.
요리하는 남자. 신혼 초엔 그게 좋기도 했지만, 그가 요리하는 것과 내가 하는 것은 조금 다르다.
나는 밥할 때 생활형, 그는 과정과 절차를 중시하는. 그래서 나보다 시간과 재료가 더 들어가고, 꺼내놓고 사용하는 조리도구들도 많다. 맛은 노력에 비해 엄청 차이 나는 것 같진 않지만 (물론 맛있다!) 가끔은 치우는 것이 더 귀찮게 생각되어 그냥 내가 빨리 밥해버리고 싶을 때도 있다. 아이가 생긴 후, 우리는 조금 달라졌다.
예전엔 손님을 초대하면 그가 밥을 했지만 지금은 내가 밥을 하고 그는 집안을 정리하거나 장보는 것으로 나를 서포트한다. 나는 밥을 빠르게 하고, 이제 주부로서 어느 정도 안정적인 요리의 맛을 보장하기 때문이리라.
매일 하는 밥이지만 주방을 너무 어지르지 않고 식사 준비하는 것은 중요하다. 재료를 준비하면서 나온 음식물 쓰레기를 한 곳에 모아놓고 젤 막판에 한꺼번에 버리는 것도 요령이다. 손을 매일 혹사해야 하는 것이 주부의 운명인지라, 한 번 덜 손 가게 하는 것이 나의 손 피부 보호를 위해 중요하다.
식사를 마친 후 주방을 정리하는 것은 항상 청결한 상태의 주방을 유지하는 기본이다. 기름에 찌든 주방은 싫다. 인덕션 주변의 타일과 환풍구는 반드시 그날 걸레로 훔친다. 그래야 찌든 때를 방지한다. 오늘 하지 않고 쌓아두면 내일 음식 준비에 방해가 된다. 어차피 해야 한다, 결국은. 그러니 미루지 말아야 한다. 하루에 5분 더 투자해서 청소하기 쉬운 주방을 갖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 물론 한번 정도 청소를 빼먹을 순 있지만 청결하지 않은 주방에 밥하러 들어가긴 싫다. 그리고 지금껏 나름 성공적으로 관리했다고 생각한다.
내가 밥하는 모습을 보던 남편은 어느 날, 자신이 가진 아이이어를 조심스럽게 이야기했다. 내가 우리 집의 밥을 전담했다면 남편은 우리 집의 쓰레기를 전담한다. 그는 매번 음식물 쓰레기가 제대로 분리수거되어 나오지 않는 것을 발견했고, 혹시 편리하게 사용할 만한 음식물 쓰레기통이 있다면 내가 더 편하지 않겠냐고 물어봤다.
우리 집의 주방 공간이 크지 않기 때문에 남편은 잘 계산하여 내가 일하기 편한 주방을 만들어냈다. 쓰잘 대기 없이 쌓이는 물건은 싫다. 그러나 필요한 것은 사야 한다. 남편의 말이 옳다. 그는 나의 청소에 도움을 주면서 조리 시 방해가 되지 않을만한 무엇보다도 사용이 번거롭지 않은 물건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정말 말도 안 되게 그런 물건들이 온라인에 팔리고 있었다. ㅋㅋㅋ
문짝에 걸어놓고 사용하는 음식물 쓰레기통.
세상엔 정말 아이디어가 넘쳐나는구나. 우리 남편 같은 사람이 이 세상에 여럿 사나 보다. 가격도 싸지 않았다. 17유로 정도. 그는 사람들의 평가를 꼼꼼히 읽어보고 구매를 결정했다. 실제로 제품을 설치했을 때, 생각보다 편했다. 그리고 내가 원하던, 정말로 청소 시 한 번 더 손이 덜 가게 만드는 상품이었다. 보통 음식물 쓰레기 통은 싱크대 밑에 있는데, 매번 음식물을 버릴 때마다 싱크대 문을 열고 허리를 구부려 쓰레기통을 꺼내 버려야 한다. 또 그 안에 넣은 쓰레기봉투는 버릴 때마다 봉지의 입구가 축축한 느낌이 들어 참 싫다. 근데 이 쓰레기 통은 사이즈가 조금 작아지고 싱크대 문에 달려있을 뿐인데 참 편리하게 느껴졌다. 뚜껑이 있어 쓰레기 봉지의 입구를 굳이 오므를 필요도 없고 뚜껑만 딱딱 열고 허리구부를 필요 없이 버리기 쉬우니 일이 한결 편해진 느낌이다. 고정된 자리에만 붙어 있어야 하는 것도 아니니 일에 방해가 없다. 이래서 아이디어가 중요한 거구나. 그래서 사람들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는 상품에 대해 특허도 내고, 이런 작은 아이들이 모여 세상을 바꾸나 보다.
어떻게 보면 플라스틱 통을 걸어놓을 수 있게 만들어 낸 것뿐인데, 17유로의 가치를 창출했다. 그리고 그 17유로가 전~혀 아깝지 않았다.
그래서 말인데... 나도 아이디어 넘치는 그래서 세상에 많은 가치를 만들어내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란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