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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rau Poloi Jun 28. 2020

자유로운 영혼, 자유로운 여행, 그래서 히치하이킹

유럽의 히치하이킹

저 좀 저기까지 태워다 주세요

히치하이킹이 생소한 사람도 많을 것이다. 그래도 우리나라를 히치하이킹으로 여행해 봤다는 외국인 친구들의 대답은 하나같이 대한민국은 히치하이킹하기 좋은 나라였다 말한다. 우리 운전자들은 가난한 외국인 배낭여행자들에게 맛난 휴게소 점심을 사주었을 곳이고, 혹시 오늘 잘 데는 있는지 물어왔을 것이다. 나라도 운전을 하다 그들을 보면 똑같이  테니까.


히치하이킹은 단순히, 나 차 좀 공짜로 태워주세요가 아니다. 어차피 저기까지 가는 거 함께 타고 가자는 거다. 카풀이랑도 다를게 하나 없다. 히치하이커들도 때로는 기름값의 반 정도는 부담할 준비가 되어있기 때문이다.


1960년대 서양에서는 히피 문화가 여러 국가로 퍼져나갔었다. 그 시절 그들은 히치하이킹을 서슴지 않았을 것이고, 자유로운 영혼의 젊은이를 자청했다. 후에도 유럽에서는 한 때 히피문화가 꽃피운 시기가 있었으며, 많은 젊은이들이 히치하이킹을 시도했었다. 이제는 히피문화가 많이 변질되었지만, 유럽에서 그때 그 시절 히치하이킹을 기억하는 아저씨들은 아직도 길에서 히치하이커들을 만나면 반갑게 차에 태워주신다.


세계를 여행하는 배낭여행자들에게는 히치하이킹이 Cool한 게 되기도 한다. 물론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히치하이킹으로 유럽에서 아시아까지, 혹은 히치하이킹으로 유럽 일주, 이런 이야기들은 인터넷을 통해서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고, 또 주변 친구들 중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유럽 안에서도 물론 히치하이킹이 잘 되는 나라들도 있고 몇 시간을 서있어야 겨우 차 한 대가 설까 말까 한 나라들도 있다. 우리_나와 나의 파트너_는 2018년부터 2019년까지 일 년 반 동안 인도네시아에서 독일까지 히치하이킹을 했다. 물론 중간중간 버스를 타기도 했고, 인도에서는 기차를 많이 이용했지만, 우리의 총 이동구간 중 절반은 히치하이킹이었으며, 파키스탄을 떠나 이란에 도착한 순간부터는 독일까지는 온전히 히치하이킹으로 여행했다. 그래서 내가 지금 써내려 가는 것은 순전히 나의 생각이고 내가 경험한 것들에 토대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내가 히치하이킹으로 여행해 본 나라는 대부분의 유럽 국가들과 이란, 터키, 코카서스 국가들, 파키스탄, 인도 및 동남아 국가들에 한정된다. 거기다 나의 파트너 또한 그보다 많은 국가에서 히치하이킹을 경험하였기에 그의 의견도 나에게 많은 영향을 줬다.


그래서 내가 히치하이킹을 하며 경험했던 일들은 브런치에 써서, 많은 사람들과 공유해 보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나의 생각과 내가 경험한 일들은 두서없이 적어내 가기로 했다.


그래서 첫 번째 포스트인 이 글에서는 장점이라던가 단점을 이야기해 보고 싶다.


먼저 히치하이킹의 장점은 이 정도다.


1. 돈이 없는 젊은 여행들에게 가장 저렴하게 여행할 수 있는 길을 마련해 준다.

2. 정말 이런 차가 굴러 다니나 싶은 차부터, 럭셔리한 벤츠까지 다양한 차를 타볼 수 있다.

3. 그만큼 다양한 사람들도 만나게 된다.

4. 사람이 정말 좋아진다.

5. 잠자리 해결도 때로는 가능하다.

 이란과 같은 여행자를 환대하는 나라에서는 히치하이킹을 하다 보면 집에 초대를 받는 일도 아주 흔하고, 심지어 우리는 며칠 우리를 태워준 운전자의 집에서 묶기도 했다.

6. 국가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중교통보다 빠르게 이동할 수도 있다. 예) 이란, 태국, 터키

그리고 내가 가려던 목적지보다 더 가거나 덜 갈 수도 있고, 중간에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진다면 차에게 내려 풍경 속으로 뛰어들 수도 있다.

7. 밥을 사주시는 운전자분들도 정말 많았다.

8. 트럭 운전사들의 삶을 엿볼 수도 있다.

9. 여행이 정말 Spontaneous 해진다. 즉흥적인 여행의 끝판왕이랄까!



하지만 물론 단점도 많다.


1. 당연히 위험하다. 특히 여자 혼자 히치하이킹은 위험할 수 있다. 내가 알던 프랑스에서 온 친구 한 명은 항상 이동을 히치하이킹에만 의존하는 친구였는데, 몇몇 트럭 운전사 중에 차를 태워주는 대가로 잠자리를 요구 구할 때도 있다고 했다. 물론 그녀는 항상 '여자 혼자'였다. 나는 그래서 여자 혼자 히치하이킹을 하는 데는 어쩌면 위험함이 따르는 일일 수도 있다는 걸 강조하고 싶다. 커플인 우리 또한 비슷한 상황을 여러 번 겪었기 때문이다.

2. 여름에 땡 볕 아래 몇 시간이나 서있어야 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스페인에서 히치하이킹을 할 경우, 특히 여름에, 정말 그 무더위 속에 고속도로 입구 한가운데 서있다 보면 정말 미치게 덥고 힘들다. 특히 스페인 운전자들은 잘 태워주지도 않는다. 스페인에서 몇 번은 정말 반나절을 그렇게 땡볕에 서 있었던 적이 많다.

3. 국가나 때에 따라 다르지만, 운전자들이 종종 돈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이건 대부분 국가에 따라 다르다. 예를 들어, 미얀마나 동유럽의 루마니아 같은 경우는 현지인들이 길가에 가서 차를 세워 가는 곳까지 얻어 타고 가는 일이 택시를 타는 일과 같기 때문에 현지인들이 당연히 돈을 낸다. 그래서 히치하이킹을 하는 우리라고 예외는 없지 않다. 운전자가 돈을 받을 목적으로 나를 태웠다면 나는 돈을 지불하는 게 당연하다. 그래서 때로는 운전자에게 택시 아니죠? 라는걸 확인할 필요가 있다. 아니면 내가 어느 위치까지 공짜로 가고 싶다는 걸 강조할 필요도 있다. 사실 이건 수십 번을 겪어도 불편한 얘기다. 공짜로 여기까지 태워주세요.라고 말하는 것도 참 힘들뿐더러, 혹시 내가 이걸 물어봄으로써 무례를 범하는 건 아니가 하는 생각도 들기 때문이다. 반대로, 인도에서 한 번은, 트럭 운전수가 우리에게 '돈 없으면 돈 좀 줄까?'라고 물은 경험도 있다. 그래서 나는 히치하이킹을 놀라움의 연속이라고 부른다.

4. 후에 계획을 세우기가 힘들다. 예를 들어서 어느 한 여름, 나의 남자 친구는 이태리에서 스페인 산티아고까지 나를 보러 오기로 되어있었다. 약속된 날 3일 전 그는 이태리에서 히치하이킹을 하기 시작했다. 이태리에서 프랑스를 거쳐 스페인, 그것도 스페인 제일 서쪽 갈리시아 까지 거리가 어마어마하다. 결과적으로는 일이 잘 풀려 이틀 만에 산티아고까지 도착할 수 있었지만, 생각해 보면 이런 거리를 히치하이킹으로 이동하려고 하면 언제 도착할지 예상하기가 정말 힘들다.

5. 오래 걸릴 경우, 못 씻는다.. 어디서 자야 할지도 모른다.. 겨울에는 너무 춥다.

작년 겨울에 우리는 터키서부터 독일에 있는 집까지 히치하이킹을 통해 돌아왔는데, 불가리아, 세르비아, 헝가리, 오스트리아를 지나면서, 춥고, 길가에 차는 별로 없고, 너무 힘들었다.


단점은 어쩌면 이보다 더 많다. 내가 왜 얼마 되지도 않는 돈을 아끼겠다고 이 고생을 하고 있는지, 정말 사서 고생이 따로 없다는 생각이 매번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자유롭고 싶었다. 그리고 동시에 어쩌다 누군가의 hopitality(여행자를 향한 환대)를 맛보고 싶었다. 여행이 놀라움과 새로움으로 채워지길 희망했고, 나만의 이야기를 써내려 가고 싶었다. 그래서 힘들어도 길에 나가서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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