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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riam Sep 26. 2015

나는 무엇이 부족하고 무엇을 채우고 싶은가

오늘보다 조금 더 나은 내일을 위해



‘배우기만 했다고 채워지는 것이  아니더라’는 생각을 합니다. 심리학자라고 해서 제가 특별히 더 인간관계를 잘 하는 것도, 만인을 이해하는 능력이 더 높은 것도 아니라는 생각에 겸손해지고, 누구에게 조언을 하는데 있어서도 조금 더 조심스러워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학위를 많이 땄다고 해서 그 지식이 나에게 자동적으로 깊이를 주지도 않습니다. 그러기엔 세상도, 사람이라는 존재도, 너무나 복잡하고 여러 가지 요소를 포함하고 있는 ‘시스템’들이니까요.


삶을 대하면서 때로는, 정확히 어떤 스킬이나 지식을 쌓거나 무엇을 하겠다보다도 이런 생각을 한 번씩 해보는 것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 윗세대의 아버지 어머니들과 비교해보면 객관적으로 훨씬 더 풍요로운 시대를 살고 있으며 교육도 받을 만큼 받고 제대로 직업도 있고 한데도 정신적 풍요로움을 누리지 못 한다면- 불행하거나, 지치거나, 힘들다는 생각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면- 아마 조금 더 깊은 자아성찰이 필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심리학을 한다고 하면 늘 더 행복해지는 법, 더 잘 사는 법에 대한 질문을 받습니다만, 이게 정확히 원리나 이론을 대입하여 쉬이 대답할 수 있는 일이 아니더군요. 스님이나 yogi (인도의 요가 스승님) 들께서 하실만한 말씀이지만, 자신을 돌아보는 것이 가장 필요할 때가 있지요. 사람이 각각 다 다르고 안고 있는 문제가 다 다른데 어찌 한 가지 정답이 있겠습니다. 다만, 그런 스승님들이 조언하시는 것처럼 가부좌 틀고 앉아 명상을 하고 자신의 영혼을 (!) 들여다보는 일이 무지 어려운 일인 것이 함정이라면 함정이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정신적 에너지가 넘치다 보니, 조용히 명상을 하거나 요가를 하려 들면 잡생각이 백가지는 들어서 오히려 마음이 답답해지다 보니 일찍이 포기했습니다만… 


조금 다혈질이거나, 인간관계가 smooth하지 못해서 고민이라고 해서 꼭 자신을 고쳐야 하는 것은 아닐 거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자신이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그것이 사람에 대한 인내심이든, 세상이나 타인에 대한 관심이나 애정 이든 간에) 정확히 인지하고, 과연 그것이 내가 고쳐나가야만 하는 부분인지에 대해 조금 더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내가 나아가고자 하는 삶의 방향이나 나라는 고유성에 대해 생각했을 때, 부족하거나 불편한 점이라고는 해도 특별히 문제가 되지는 않는 점일 수도 있는 것일 겁니다. 다만, 내게 정말 필요한데 부족한 점(나에게 가족이 정말 소중한데 그들을 대함에 있어서 태도나 행동에 참을성이나 이해도가 부족해서 자꾸  엇나간다거나)을 알고, 어떻게 채워나갈 것인가를 열심히 고민해봐야 하는 것이겠지요. 자기가 고치고자 하는 행동과 연관된 생각이나 패턴을 고쳐나가는 것은, 심리학적 원리를 적용한 방법이라고도 볼 수 있겠지요.


무엇을 고칠까 보다도, 사실상 더 중요한 게 내가 무엇을 채우고 싶은가 인 것 같습니다. 왜 내 마음이 허할까를 생각해보고 내 삶을 보면서 더 채워나갈 것이 무엇인지를 알고 그걸 행동에 옮길 수 있으면 좋겠지요. 지식을 더 쌓을 수도 있고, 행복한 경험이나 추억을 더 채워나갈 수도, 소중한 인연을 더 만드는 것도, 스트레스를 극복하는 나만의 방법을 만들어나가는 것도 전부 나라는 사람을 더 채우고 풍요롭게 하는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다 보면, 행복이라는 참 어려울 수도 있는 ‘이상’에 조금은 더 가까워지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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