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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신의학신문 Jul 02. 2018

쇼핑 중독 심리상태 알아보기!

[정신의학신문 : 최명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Q. 통신 판매가 유행입니다.
TV를 통한 홈쇼핑뿐만 아니라 스마트폰을 통한 쇼핑이 가능해지면서 24시간 쇼핑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일일이 장을 보지 않아도 되고 집까지 배달을 해주기 때문에 편리함도 있지만 부작용도 만만치 않은데요.
그 실태가 어떻게 되나요?

A. 미국 성인 중 5.8%가 쇼핑 중독이라는 연구가 2004년에 나왔고, 우리나라에서는 여대생을 대상으로 조사했더니 15.5%가 쇼핑 중독이라는 결과가 2007년에 발표됐습니다.
프랑스에서 한 연구를 보면 백화점에서 쇼핑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조사하니 32.5%가 쇼핑 중독이었다고 합니다.
이런 연구들을 바탕으로, 전문가들은 국내 쇼핑 중독 인구가 10% 내외일 것이라 보고 있습니다.

사진_픽셀


Q. 누구나 쇼핑 프로그램을 보거나 광고를 보다 보면 마음이 동요하는데요. 저도 좀 걱정이 돼요. 쇼핑 중독은 어떻게 진단할 수 있나요?

A. 쇼핑 중독 심리 정신건강의학과의 진단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어떤 행동으로 인해 문제가 생기는지 아닌지의 여부를 일반적인 기준에서 판단하면 됩니다.
그러니까 쇼핑으로 인해 사회적, 직업적, 심리적 이상이 발생하면 문제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Q. 사회적으로 문제는 주변 사람들과 관계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겠네요.
쇼핑에 빠져서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면 직업적 문제가 생기는 것이군요.
심리적으로는 그것만 생각하고 다른 것을 생각하지 못하는 상태라고 볼 수 있겠네요.

A. 맞습니다.
특정의 행동이나 정신적인 문제가 말한 대로 사회적, 직업적, 심리적 문제를 일으킨다면 그게 병적이라고 할 수 있죠.
 

Q. 그래도 보다 명확한 진단 잣대, 혹은 설문이 있을까요?

A. 몇 가지 질문을 통해서 쉽게 판단할 수 있는 설문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보면 열지 않은 쇼핑백이나 택배 상자가 있다, 다른 사람에게 쇼핑 중독이라는 말을 듣는다, 필요 없고 계획하지 않은 물건을 산다, 등의 질문에 답을 해보고  질문에 그렇다는 답이 많을수록 중독에 가깝다고 할 수 있죠.
 
다른 명확한 기준으로는 내성과 금단 증상이 있습니다.
이 두 가지가 있다면 심각한 거죠.
중독은 어떤 물질이나 행위에 대한 금단 증상과 내성이 생기는 것을 말합니다.

쇼핑 중독자들은 점차 쇼핑의 정도가 강해지는 걸 경험하게 됩니다.
시간과 금액이 증가하는 것이지요.
내성이 생겨서입니다.

금단 증상은 갑자기 쇼핑을 못하게 될 때 정서적인 불안과 신체적 불안이 같이 발생하는 것을 통해 알 수 있습니다.

사진_픽셀


Q. 원인이 뭘까요?

A. 같은 행동이라도 서로 다른 원인을 갖고 있습니다.

그중 하나는 권태입니다.
목표가 없거나 이미 다 이룬 경우에는 지루하죠.
인생의 목표를 한 가지로 잡고 그것에만 매진한 경우가 이에 해당합니다.
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표를 위해서만 노력하는 사람에게 인생의 모습은 3가지밖에 없습니다.
목표를 위해 노력하거나, 목표를 이루고 잠깐 기뻐하거나, 이루지 못해서 힘들어하는 경우입니다.
인생이 굉장히 빡빡하고 재미가 없는 것이지요.
 
다행히 자신의 목표를 이루더라도 그 기쁨은 얼마 가지 않고 또다시 새로운 목표를 찾아야 합니다.
목표를 찾지 못한다면 굉장히 지루하고 권태로운 삶이 되죠.
이럴 때 순간적으로 강렬하게 기쁨을 주는 것이 쇼핑입니다.
하지만 그 효과는 오래가지 않죠.
 
하버드 심리학과 다니엘 길버트 교수에 따르면 인간이 행복을 느끼는데 외부 사건의 영향은 그리 크지 않다고 합니다.
로또에 당첨되건 자동차를 사건 이를 통한 기쁨은 얼마 가지 않는 것이죠.
그래서 또 다른 물건을 사는 것입니다.
 
이런 경우는 작은 일에 만족하는 습관을 가지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오늘 하루 맛있는 것을 먹었으니 기쁘다, 좋은 사람을 만났으니 기쁘다' 이런 생각을 하려고 노력해야 되는 겁니다.
기본 행복치가 증가하면 굳이 다른 것을 찾아서 노력하지 않아도 되니까요.
 

다른 경우는 자기애적 상처를 쇼핑으로 극복하려고 하는 경우입니다.
미국의 정신분석가인 Heinz Kohut은 모든 중독은 자기애적 상처를 극복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진_픽셀


Q. 말이 조금 어려운데 자기애적 상처라는 게 뭘까요?

A. 인간은 성장하면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고 싶어 하고 확인받고 싶어 합니다.
그래서 끊임없이 인정받으려고 노력하죠.

관심과 애정을 받고 자신이 이룰만한 목표를 성취하면 자신감이 생깁니다.
하지만 제대로 관심이나 애정을 받지 못하고 자라면 공허감이 자리 잡게 됩니다.
이를 채우기 위해서 노력을 해야 하죠.
그 대표적인 것이 물질에 빠지는 겁니다.
 
Kohut은 물질에 빠졌을 때 전능감을 가진다고 했습니다.
술에 취하면 내가 용감하고 자신 있고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 됩니다.
그래서 술이 자신을 이해하고 도와주는 친구로 착각하게 됩니다.
쇼핑도 마찬가지죠.
내가 버튼을 누르고 돈을 쓰면 뭐든지 내 것이 되고 내가 대단한 사람이 된 것 같다고 생각하게 되는 겁니다.
 
이런 경우는 나의 가치를 찾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합니다.
내 존재가 가치 있다는 건 나를 필요하는 사람들을 통해 증명됩니다.
그러려면 내가 주변 사람들에게 필요한 사람이 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이런 노력이 쌓이다 보면 어느 순간 나는 그들에게 소중한 사람이 되어 있음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그들이 나를 소중하게 대할 때 나의 자존감은 높아지고 자기애적 상처는 극복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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