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에게 먼저 연락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결국 그냥 두는 경우가 있다.
딱히 바빠서가 아니다.
그 사람이 싫어진 것도 아니다.
그런데 손가락이 멈춘다.
심리학에서는 이 현상을 '거절 민감성'이라고 부른다.
거절당할 것 같은 두려움이, 행동보다 먼저 작동하는 상태다.
흥미로운 것은, 실제로 거절을 당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아직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는데, 뇌는 이미 최악의 시나리오를 완성해 놓는다.
'내가 연락하면 귀찮아하겠지.'
'요즘 바쁠 텐데 방해가 되는 건 아닐까.'
'읽고 답장 안 하면 어떡하지.'
이 문장들은 상대방에 대한 배려처럼 들리지만, 사실은 자기 보호에 가깝다.
상처받을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려는 마음이다.
이 패턴은 어린 시절부터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다.
감정을 표현했을 때 무시당하거나, 필요를 드러냈을 때 거절당한 경험들이 쌓이면, 뇌는 학습한다.
'먼저 다가가면 다칠 수 있다'라고.
그 학습은 성인이 되어서도 조용히 작동한다.
관계를 원하면서도, 관계에 먼저 손을 내밀지 못하는 모순을 만들어낸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항상 기다리는 쪽에 선다.
상대가 먼저 연락해 오면 반갑게 받지만, 자신이 먼저 문을 두드리는 일은 좀처럼 하지 않는다.
이것이 습관이 되면, 점점 관계는 얕아진다.
깊어질 기회가 오기 전에, 스스로 거리를 유지해 버리기 때문이다.
더 아이러니한 것은, 상대방도 비슷한 이유로 연락을 망설이고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이다.
서로 연락하고 싶으면서, 서로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두 사람 사이의 거리가 이유 없이 멀어지기도 한다.
먼저 연락하는 것이 왜 이렇게 어렵게 느껴지는지 생각해 본 적 있는가.
그것이 귀찮음이 아니라 두려움이라는 걸 인식하는 것만으로도, 무언가가 달라지기 시작한다.
용기는 두려움이 없는 상태가 아니다.
두려움을 알면서도 손을 내미는 것이다.
지금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도 아마 당신의 연락을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