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나를 칭찬할 때, 기분이 좋지만은 않을 때가 있다.
고맙다고 말하면서도, 속으로는 어딘가 어색하다.
그 칭찬이 진심인 걸 알면서도, 왠지 믿기가 어렵다.
잘한다는 말을 들으면 오히려 긴장이 된다.
이제 더 잘해야 한다는 압박이 생기기 때문이다.
혹은 이런 생각이 자동으로 떠오른다.
"저 사람이 나를 잘 몰라서 저런 말을 하는 거겠지."
"진짜 내 모습을 알면 저렇게 말하지 않을 텐데."
이 생각은 한번 시작되면 좀처럼 멈추지 않는다.
칭찬을 받은 날인데도, 집에 돌아오는 길에 괜히 더 불안한 기분이 드는 것도 그 때문이다.
심리학에서는 이런 현상을 임포스터 신드롬(Impostor Syndrome)이라고 부른다.
스스로의 능력을 믿지 못하고, 언젠가 자신의 부족함이 들킬 것이라고 두려워하는 심리 패턴이다.
이 패턴을 경험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이 있다.
실제로 능력이 부족한 경우가 아니라, 오히려 열심히 하고 스스로에게 엄격한 사람들에게 더 자주 나타난다는 점이다.
완벽하게 해내지 못한 부분이 눈에 먼저 들어오고, 잘된 부분은 당연한 것으로 넘겨버린다.
그러니 누군가 잘했다고 말해줘도, 그 말이 마음 안으로 들어오지 못한다.
이런 패턴이 생기는 데는 이유가 있다.
어릴 때부터 잘해도 당연하게 여겨졌거나, 칭찬보다 지적을 더 많이 들으며 자란 경우, 뇌는 좋은 말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법을 배우지 못한다.
심리학자들은 이것을 네거티브 바이어스(Negative Bias)와 연결해서 설명한다.
인간의 뇌는 원래 긍정적인 정보보다 부정적인 정보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칭찬 열 개보다 지적 한 마디가 더 오래 기억에 남는 것도 그 때문이다.
좋은 평가가 들어오면, 믿는 대신 의심부터 하게 된다.
그리고 그 의심은 나를 보호해 주는 것처럼 느껴진다.
"기대를 낮춰두면 실망도 적을 테니까."
하지만 그 습관이 쌓이면, 잘하고 있는 순간에도 늘 불안하다.
잘되면 "운이 좋았던 거야"라고 생각하고, 안 되면 "역시 내가 부족한 거야"라고 생각한다.
어느 쪽이든 결론은 항상 같다.
"나는 아직 부족하다."
이 결론이 반복되면, 아무리 좋은 일이 생겨도 온전히 기뻐하기가 어렵다.
칭찬을 들을 때 불편하다면, 한 번쯤 이런 질문을 해볼 수 있다.
"나는 지금 겸손한 건가, 아니면 나 자신을 너무 믿지 않는 건가."
칭찬을 받아들이는 것은 잘난 척이 아니다.
내가 해온 것들을 스스로 인정해 주는 일이다.
그 인정이 쌓여야, 다음에도 해낼 수 있다는 믿음이 생긴다.
아직도 믿지 못하고 있는 칭찬이 있다면, 오늘만큼은 그 말을 한번 그대로 받아들여 보는 건 어떨까.
어쩌면 그 말이, 가장 진실에 가까운 말이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