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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팥크림빵 Oct 31. 2023

내담자 내부로 초점 맞추기, 그리고

상담자 노트

오늘은 요즘 상담하며 무엇을 느끼고 고민했는지 8개의 꼭지로 정리해봅니다!


1. 내담자 내부로 초점 맞추기


'다른 사람들을 변화시키기 위해 애쓰기보다는 자신의 반응을 확인하고 변화시키는 데 초점을 맞추는 것은 내담자들에게 보다 큰 자신에 대한 통제감과 좀 더 자신이 선택한 방법으로 행동할 수 있는 자유를 주게 된다.'


'그리하여 상담자의 과업은 내담자가 다른 사람에게서 문제의 원인과 해결을 찾는 것으로부터 내부로 초점을 맞추도록 그 이행을 돕는 것이다. 이것은 두 과정으로 이루어진다. 첫째, 내담자가 자신의 내부를 보기 시작하도록 돕는 것이다. 둘째, 내담자가 변화에 대해 좀 더 책임감을 가지도록 도와야 한다. 상담 과정에서 적극적인 관리자가 되도록 하는 것이다.'


'무기력감은 변화하지 않으려는 다른 사람을 변화시키려고 애쓸 때 불가피하게 발생한다. 반면에 유능감은 자신의 반응을 인식하고 변화시킬 때 생긴다. 그러므로 일관성 있는 치료적 개입이란 공감적인 반응과 함께 내담자가 자신에게 초점을 두게 하는 것을 짝지우는 것이다.'


'내담자의 주관적인 세계로 들어가 내담자를 붙잡고 있는 핵심적인 의미와 감정에 초점을 맞출 수 있다. 이런 접근은 지시적이지도 비지시적이지도 않은 적극적 상담자를 필요로 한다.'


- 상담 및 심리치료 대인과정 접근 ch.4. 변화를 위해 내부로 초점 맞추기


  ‘이러저러해서 스트레스 받았어요.’ 내담자가 가져온 모호한 대상이나 상황에 머무르다 보면, 내담자의 내부 경험이 드러나지 않는 대화로 흐르게 된다. 문제의 원인과 해결에 매달리기 쉽고 내담자 자신의 감정과 반응을 선명하게 알아차리기가 어려워진다. 이전에 자동적으로 느껴왔던 개념화된 경험만을 다루게 된다.


  내담자가 힘들었던 감정이나 생각을 꺼내놓을 때, 지난 일주일 동안이든 어떤 시점이든 그게 강렬했던 구체적인 에피소드를 묻고 그 경험 안에서 구체화와 명료화를 하면서 점차 초점을 내부로 돌리기. 불편하다는 게 어떤 감정이었을까요, 이러이러하다는 게 00님에게 어떤 의미이길래 그런 감정이 느껴졌을까요? 이때 ‘힘들었다, 잘, 혹은 그밖에 어떤 표현'에 대해 그 단어의 개인적인 의미를 물어서 구체화와 명료화하기. 이 과정에서 유추되는 감정이나 의미를 들어주면서 내담자를 따라갈 수도 있다.


  '지금은 마음이 어떠세요, 이 이야기가 어떻게 들리세요'와 같이 상담 관계에서 일어나는 내담자 경험에 초점을 맞추어 경험이 선명해지도록 돕기. 그리고 나아가서 '지금 우리 사이에 무엇이 일어나고 있는지, 상담자가 이러이러하다 묻거나 반응할 때 어떤 감정이 일어났는지'에 대해서도 궁금해하면서 균열은 복구하고 재현되는 패턴을 알아차리기


  내담자가 슬며시 웃거나 눈물이 차오른다면 그 이야기가 마쳐갈 때쯤 놓치지 않고 무엇이 느껴졌는지 혹은 느껴지는지 물으며 내담자의 내부로 초점을 돌리기. 생각만을 말한다면 그런 생각이 드니까 어떤 감정이나 느낌이 일어나는지 묻기. 거기에는 생생한 경험이 있고, 상담 관계에서 일어나는 무엇이 반영되어 있을 수도 있다. 모르겠다고 말한다면 잠시 머물러보자고 제안하며 조금 전 상황의 상담자나 내담자의 반응을 짚어주기.


  내담자 내부에 머무르지 못하고 외부의 대상과 상황에만 맴돌 때, ‘00님이 그런 상황 사람들로 괴로운 것만큼이나 00님에 대해서도 궁금하다. 알게 해달라‘


2. 내담자를 이해하고 개입하기 위한 상담 접근인가 상담자가 편안한 상담 접근인가


  앞서 다룬 내용들의 초점은 주로 대상관계와 대인과정적 접근을 포함하는 현대 정신역동에 가깝다고 한다면, 이 접근이 모든 내담자에게 유효할까? 만약 안정 애착을 형성하고 있지만 과중한 업무 스트레스를 경험하고 있다면? 갑자기 맞이한 상실이나 사고, 질병의 경우라면? 충동 조절과 관련된 문제라면? 심한 무기력이나 무망감이 지속되고 있다면? 이 모든 문제를 ‘재현되는 관계와 정서의 관점’에서 개념화하는 것이 내담자를 이해하고 돕는데 얼마나 유효할까. 그럴 때에는 동기강화면담이나 해결중심상담, 행동수정을 포함한 CBT, 애도나 자살의 특성에 대한 이해와 같이 다양한 접근을 고려해보는게 필요하진 않을까.


  그렇다면 치료자에게 익숙한 특정 접근에 따라 관성적으로 사례개념화를 세우고 수정해나가는 것이 아니라, 처음에는 치료적 접근을 선택하는 것부터 잠정적인 태도를 취해보면 어떤가. 1-2회기에는 내담자의 호소를 단지 따라가면서 어떤 관점이 적합할지 고민해보는 것이다. 여러 접근에 따라 큰 그림을 그려보며 주 치료적 접근을 결정하고, 이후에 잠정적인 사례개념화를 점차 수정하며 정교화해 나간다. 그리고 만약 함께 그린 사례개념화에 따라 유효하고 구체적인 목표와 전략이 자연스레 도출되지 않는다면, 유연하게 다른 접근으로 다시 개념화해보아도 좋겠다.


3. 습관 만들기 (행동수정)


  습관 만들기를 위해서는 관찰과 기록이 우선이다. 게으르다고 자책하게 된다면 그 초점은 목표한 행동이 아니라 일단 관찰과 기록에 둔다. 목표행동을 했냐 아니냐가 아니라 그 사실을 관찰하고 기록했는지에 두도록 초점을 옮기며 강조하기. 우리는 아직 행동계획을 짜지 않았고 준비작업을 하는 단계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2-3주 하면서 관찰과 기록의 경험을 살피고 어렵거나 궁금한 점에 대해 다루면서 습관의 1단계를 지난다. 관찰과 기록을 하면서 지금 내 라이프스타일을 구체적으로 인식하고, 어디에 걸려 넘어지는지, 관찰과 기록만으로도 얼마나 동기화되는지, 어떤 이유라도 심지어 ‘귀찮아서’ 목표 행동을 하지 않기로 결정하고 기록하고 나면(예: 행동x, 귀찮아서, 유튜브함) 나머지 시간을 벌서지 않을 수 있음을 알아갈 수 있다.


  관찰과 기록을 위한 환경 조성도 중요하다. 보상이 없고 익숙하지 않은 행동은 접근용이성이 좋아야 실현 가능하다. 노트 펼치기가 손에 익숙하지 않다면 이미 좌절이 예상된다. 휴대폰 캘린더 위젯이나 메모앱을 함께 살피며 무엇을 얼마나 관찰하고 기록할지 함께 합의한다. 물론 그 방법이 내담자가 실현 가능한지 구체적인지 점검하며 예상되는 난관을 미리 탐색한다.


4. 다단계행동에 대한 심리교육


  도박행동과 유사한 다단계행동에 대한 심리교육의 중요한 포인트는 1) 그 행동이 단지 돈과 관련된 것이 아니라 회피 사교 스릴 등의 다양한 동기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는 점. 그렇기에 단지 그만두는 것 이상이 필요하다. 대안행동 등. 2) 돈을 갚아주는 것은 오히려 그 행위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3) 주변의 가족들이 한 팀이 되어야 하므로 이 내용을 모두에게 공유한다. 필요하다면 1336을 통해 좀 더 가족교육을 받기. 


  다단계행동은 도박과 유사하지만 위험이나 스릴이 덜하고, 심리적 동기와 관련이 있고, '쓸모 있는' 물건이 남아있으니 손해가 아니라고 흔히 믿게 된다.


5. 상실과 애도


“상실을 품고 더 큰 내가 될 수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상실의 슬픔이 줄어들기를 원할 거예요. 

그러나 우리가 보낸 애도의 시간을 통해 상실을 품은 내가 더 커질 수 있어요. 

- 한국심리학회 10.29 참사 심리지원을 위한 집단 심리교육 전문강사 양성 교육 [애도] 중


  상실과 애도의 과정은 ‘이제 그만해라 극복해라’라는 주변 반응이 시작되면서 처음보다 소외되고 어려워진다. 친밀한 대상이나 상담자와 함께 애도할 수 없다면, 종교당이나 봉안당, 나에게 의미 있는 장소에 찾아가는 방식으로도 이루어질 수 있다. 애도란 나 그리고 상실한 대상에 대해 충분히 말할 수 있는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니까. 그 공간 안에서 대상에 대한 복잡한 감정을 꺼내보고 느껴보며 풀어내며 위로하고 상실을 껴안는 과정이 된다.


  사별로 인해 상실한 대상을 대명사로 지칭하는 게 어색해졌다면 어떻게 부르면 편안할지 물어보기


6. 미니사례개념화의 잠정적인 공유


  미니사례개념화를 잠정적으로 공유하고 어떻게 느껴지는지 지금까지 함께 이해하고 있는 게 맞는지 나누기. 이는 협력적인 상담관계 형성과 내담자 주도성을 촉진하고, 한편으로는 언젠가 일상에서 내담자가 핵심감정과 생각이 반복되고 있구나 생생하게 인식할 수 있는 씨앗이 된다.  


7. 마음챙김의 태도


  어떤 생각이나 감정도 ‘허용해주기’ 단지 한번 그렇구나 내 마음을 알아주는 게 아니라, 그러고 나서 딸려오는 생각과 감정도 또다시 허용해주기. 지금 여기에서 연쇄적으로 재현되고 있는 자기의심/비난의 순환을 알아차리도록 짚으면서, 연쇄적으로 또 일어난 자기의심과 자기비난에 대해서도 또다시 허용해 보도록 제안하기


8. 상담의 예술성은 이미 일어난 균열도 복구할 수 있다는 점. 그것이 우연이든 상담자의 의도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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