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머니의 미련스러움을 존경한다
우리 엄마는 그런 사람이다
초등학교 시절 하굣길에 나를 데리러 와서는
나도 잘 모르는 장애인 친구에게
먹을 것을 쥐어주는
우리 엄마는 그런 사람이다
이십 년간 떨어져 지낸 딸이
할머니를 더 좋아해 알콩달콩 지내도
서운하다 말은 못하고
방으로 들어가버리고 마는
우리 엄마는 그런 사람이다
국이 너무 짜다고 하면
토라져 다시는 그 요리를 안하겠다 하면서
내 입맛에 맞춘 것과 자기 것,
두 개를 해 내오는
우리 엄마는 그런 사람이다
병원에 입원해 자신을 찾아온
가족들을 보자마자 눈물을 보이는
우리 엄마는 그런 사람이다
간호사가 주사를 서툴게 놔서
팔에 서슬퍼런 멍이 들어도
그 사람 마음에 생길 멍을 생각해
불쑥 따지려는 딸에게
다른 일을 시켜
따지지 못하게 만드는
그런 엄마를 닮았는지
속도를 내려는 오토바이를
방해하고 싶지 않아
손에 든 무거운 장바구니를
잠시 견디다 건넌다
잠시 견디는 것,
나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겠죠
오히려 손해일 수도 있고요
남들은 이런 나를 미련하다고 해요.
하지만
그런 손해를 보더라도
좀 더 힘들어도 된다고,
내 상처보다 남의 상처를
두려워 할 줄 알아야한다고,
알려준 엄마.
나의 엄마는 이런 '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