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려와 동정사이

나의 경솔한 배려가 누군가에게는 불필요한 동정이다

by 노푸름

조용한 지하철,

플라스틱 지팡이 소리가 그 적막을 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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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탁, 탁탁


그리곤

사람들 틈으로 한 사람이 들어왔다.

시각장애인이었다.


일순간 사람들이 긴장한게 느껴졌다.

사람들은 당연하단듯이

그에게 자리를 양보했고,

그 모습은 극히 자연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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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는

좀처럼 자리에 앉지 않았다.


재차 권유했지만,

끝내 그는 앉지 않았다.


'오래 안 가서 내리나?'라고 생각했지만

그렇게 그는 꼬박 8정거장을 갔다.


나는 사람들을 비집고 나가는

그의 뒷모습에 눈을 뗄 수 없었다.

그는 왜 계속 서있던 것일까?


혹시

그는


눈은 안보일지언정

나의 신체는 건강하다고 말했던 건 아닐까


나의 육체는 건강하니

자리에 앉지 않아도 된다는

거절이었을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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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괜찮아요.'

'눈이 안 보인다고 지하철을 못타지도,

서있지도 못하는 건 아니에요.'

'당신들과 크게 다르지 않아요.'

라고 말했던 거였으리라.


만약 그가 내 앞에 서있었다면

분명 나도 자리를 양보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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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이라면 무조건 양보하고 배려해줘야 한다는 편견.


우리들의 경솔한 배려는

장애인들의 발걸음을 주춤하게 만든다.


물론 우리가 자리를 양보한 것은

좋은 마음에서 비롯된 배려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가 손사레 쳤던 이유를

헤아리는 것이야말로

동정 아닌 진정한 배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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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모든 면에서

배려를 받아야 한다는 생각은

동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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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필요한 동정은 그들에게 필요없다.

그들은 조금 불편할 뿐.

불쌍하진 않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