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으로든 괜찮지.
사람들은 사랑을 할 때, 대체 불가능한 사람이라는 말을 다시 생각해 보고 싶다.(어쩐지 석연찮은 기분이라서.)
나는 이 사람을 사랑하는 건, 모두 대체 가능하기 때문이다.
"우리, 떡볶이 먹을래?"
"그래, 어떤 거?"
"즉석 떡볶이 어때?"
"아, 즉떡?"
나는 즉떡이 별로다.
"응. 즉떡."
짝꿍은 즉떡을 참 좋아한다. 그 마음을 알기에., 또 이해하기에, 오늘은 즉떡도 괜찮을 것 같다.
"그래, 떡볶이면 다 좋지 뭐."
이렇게 나의 떡볶이는 대체된다.
이럴 때도 있다.
"아무래도 돈이 부족해서, 아무래도 지금보다 작은 집으로 이사가야 할 것 같아."
"어쩔 수 없지. 괜찮을 거야. 나는 좋아."
둘이서 살게 된다면 방 두 개는 있어야 할텐데, 걱정이다. 그렇지만, 걱정에서 쉽게 빠져나온다. 이 사람과 함께면 다른 것으로 대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래, 1.5룸도 괜찮지. 필요 없는 물건은 다 버리자."
최후로 남게 된 건 우리 둘과 TV, 매트리스, 전자렌지, 이케아 옷걸이 하나, 그리고 책과 향수, 이우환 작가 전시 포스터 1장
나의 취향과 나의 라이프 스타일을 지키는 게 사랑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건 영 틀린 말 같다. 내가 다른 것을 대체하고, 다른 것을 할 때도 이 사람과 함께라면 가능할 때. 그것이 진짜 사랑 아닐까. 너라서 대체 가능한 거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