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널까 말까

저 멀리 초록불로 변하고, 가장 깊은 고뇌가 시작된다

by 노푸름

왜 신호등은

내가 멀리 있을 때 초록불인 걸까

지금 뛰어도 건널 수 없는데
초록불은 속절없이 깜빡이고 있다


내 앞에서 바뀌면 좋을텐데
내가 가까워지자 빨간불로 바뀐 신호등


원망하기엔

뭐 하나 나무랄 데 없는 신호등

너는 언제나

일정한 시간과 규칙으로

공정하게 반짝이지


달려가고 싶다

멀지만 달려가고 싶다


지금 너에게 달려가면

건널 수 있을까

만날 수 있을까


내가 망설이는 이유

내가 달려갔다

그러다 빨간불이 되면

어떡하지


나는 또 한참을 기다려야겠지

모두가 떠난

신호등 앞에서

외롭게 기다리겠지


그렇게

네가 세운 규칙에 복종하며

기다리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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