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퇴직금

아이러니(Irony)

by 임요세프

선진국의 반열에 들어선 대한민국의 성실한 직장인으로 20년 이상 재직한 후 퇴직에 이르렀다. 퇴직금이 상당하다.


그러나, 예상했던 대로, 퇴직소득세와 그에 따른 지방세가 만만치 않다. IRP 계좌를 해지하기에 세금우대 혜택이 없어졌다는 설명이 뒤따른다.


55세 이전 퇴직이라 그렇단다. 한 살이라도 젊었을 때 새로이 도전하는 게 맞는 건데, 국가는 목돈을 한 번에 찾지 않아야 금전적 보상을 해준다 하니, 아이러니다. 언제는 창업을 부추기더니,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하는지 헷갈린다. 이럴 땐 스스로의 선택에 의문도 품게 된다. 사랑하는 가족들에 이어 정부마저도 창업을 말리는 셈이니, 한편으로는 고맙기도 하다.


그러나, 창업이 지속되어야 세상은 진보한다. 불안감과 두려움, 실패에 대한 부담감, 거기에 계좌해지 수수료와 퇴직소득세까지 더 내고서야 기업가가 될 수 있다지만, 나는 기꺼이 그 길을 가려한다. 벌써부터 퇴직금 쪼개 쓰기 프로젝트를 가동해 소소한 은퇴자의 삶을 살 수는 없는 노릇이다. 신중하되, 과감하게, 한 발자국씩 걸음을 떼어 보려고 한다.


퇴직자는 사실 모두가 창업가다. 퇴직금 액수와 꿈의 크기는 아무런 상관관계가 없다. 굳은 신념과 구체적인 계획이 승패를 가르는 알파요, 오메가다. 한 번뿐인 인생, 계속 누군가의 지시대로 살 수는 없다. 팀장 지점장 이사 전무로 끝내는 것보단 대표이사로 사회생활 마무리하는 것이 더 낫지 않겠는가. 인생의 전성기는 늦으면 늦을수록 좋다.


이른 퇴직은 칭찬받아 마땅하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등기부등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