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잖아, 나는 그때 내가 뒹굴고 껴안고 좋아했던 그게 달인줄 알았어.
똑같이 생겼어.
모양이 같으니까 무엇인지 말할 수 없었던 거야.
내가 말 좀 못한다고 지나갔던 모든 순간들에 대해 털어놔야지. 비밀은 없어.
내가 그 작은 공에서 너에게 날린 화살을 찾아봐.
무거운 화살의 무게가 사라지고, 쏟아지는 수많은 별 먼지들의 선으로 쪼개지고, 드디어 네 눈앞에 나를 가져다 놨을 때를 기억해. 내 목소리를 잊지 마.
소실된 페이지들을 찾고, 받아쓰는 거야.
나는 네가 쓸만하니까, 쓰다 버려도 되니까 쓰는 거야. 덜떨어지고 착한 너 이용해서 내 말을 듣게 하려고,
다른 이유는 존재하지 않아. 우리에겐.
그런 너도 이제 내가 없어도 될 만큼 크게 되면,
나를 버리길 바래. 난 그걸 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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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미안해하지 마. 나도 그걸 원해.
하지만 완벽하게 쓰고 반드시 버려야 돼.
제발 나를 버려줘. 난 네가 끔찍해. 싫어.
네가 시키는 일을 완벽하게 해내고 나면 난 네 옆에 없을 거야. 기억 안 나? 네가 알려줬잖아.
그 여자는 반드시 죽을 거라고.
너랑 함께하느니 반드시 죽어버리겠어.
어차피 네 일에는 내가 죽는 것까지 포함이니까. 달라질 건 없어. 그래, 결말은 달라지지 않아.
-그때의 나에게, 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