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 C.S.Lewis -

by PUBLY Jun 09. 2020

퍼블리 편집 매니저 업무 일지

나는 EM이다. 구글에 ‘EM’을 검색하면 ‘유용미생물'이라고 나온다. 유용미생물이라는 단어의 아리송함만큼이나 EM이라는 직무 역시 여러분에게 아리송함을 안겨줄 것이라 생각한다. 아마 ‘그래서 무슨 일 하는데…’ 정도의 생각을 갖고 계실 것이다. 그래서 이 글의 목적은 여러분의 ‘엉?’을 ‘아하!’로 바꿔주고, 더 나아가 ‘EM, 고것 참 해볼만 하겠구나'라는 생각을 갖게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내 어느 날의 일기를 가져와봤다.


AM 10:30 - 11:30

원고 읽고 피드백 하기

출근했다. 출퇴근 시간이 자유여서 출근길 정체를 피해 주로 이 시간에 온다. 오전엔 원고를 검토하는 편이다. 조용한 사무실에서 명함으로 키보드 때를 파며 원고를 읽으면 왠지 집중이 잘 되기 때문이다.


EM 일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콘텐츠가 나오는 과정을 잠시 설명해 보겠다. 콘텐츠 만드는 데 가장 많이 관여하는 사람은 PM(Project Manager)과 EM(Editing Manager)이다. PM은 콘텐츠 ‘기획’을 담당하고, EM은 ‘편집’을 담당한다고 생각하면 쉽다.

원고를 검토하는 단계에서는 문장 하나하나를 손보진 않는다. ‘그럴 것으로 예측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를 ‘그럴 것으로 예측합니다'로 바꾸기보다, 글에서 하고자 하는 말이 뭔지, 이게 잘 드러나게 하려면 어떻게 편집해야 할지 등 큰 방향성을 잡는다.


AM 11:30 - 12:00

프리랜서 에디터에게 가이드 전달

그렇다면 문장 하나하나를 다듬는 건 누가, 언제 하냐. 그건 EM이 하지 않는다. 프리랜서 에디터가 한다. EM이 방향성을 잡아 프리랜서 에디터에게 ‘이렇게 저렇게 곱고 야무지게 해주세요'하고 가이드를 전하면, 프리랜서 에디터가 글을 다듬어준다. 그래서 EM에게는 문장을 유려하게 다듬는 스킬보다 ‘독자에게 핵심 메시지를 잘 전달하는 방법을 고민하는 게’ 더 중요하다.

‘편집을 프리랜서가 다 해주면 EM은 쬐끔 거저 먹는 것 같은데...'라고 한다면 할 말이 없지만, 세상에 직원이 거저 먹게 냅두는 회사는 없다. EM도 나름 하는 일이 있다. 일단 점심을 먹고 와보자.


PM 01:00 - 03:00

검수

이게 ‘EM이 나름 하는 일' 중 하나다. 프리랜서 에디터가 편집 작업을 마치면, 방향성에 맞게 잘 편집됐는지 확인하는 ‘검수' 과정이다. 이때 추가로 수정해야 할 부분(‘이 문단은 옮기는 게 낫겠어', ‘이 내용은 글의 핵심과 관련이 적으니 더 줄여도 되겠어' 등)을 발견하면, EM이 직접 편집을 하기도 한다.


검수까지 완료된 콘텐츠는 날짜에 맞춰 발행한다. 여기에 어떤 함의가 있느냐, 발행 스케줄 관리도 EM이 하는 일 중 하나라는 뜻이다.


콘텐츠가 하나 완료되면 다음 거 시작하고, 그거 끝나면 또 다음 거 시작하는 질서정연함을 갖추었다면 참 좋겠지만, 콘텐츠는 주로 ‘엎친 데 덮치는 격'으로 진행된다. 때문에 EM은 일정관리에도 소질이 있어야 한다.


여러 개의 콘텐츠를 관리한다는 것은 여러 마리의 개를 산책시키는 것과도 같다. 한 마리에 집중하면 다른 한 마리는 저기서 빗물에 코를 처박고 있고, 또 한 마리는 이미 입에 뭔가를 넣고 우물거리고 있다. 이런 대환장을 막기 위해 따로 시트를 만들어 관리하고 있다.



PM 03:00 - 04:00

편집미팅

검수를 끝내고 편집미팅에 참석했다. 편집미팅은 말 그대로 ‘앞으로 이런 식으로 편집하겠습니다' 하는 것을 나도 알고 너도 알고 저자도 알고 PM도 알기 위해 하는 미팅이다. 이때 EM이 해야 할 일은 저자에게 1) 어떻게 편집할 것인지, 2) 그 이유는 무엇인지를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것이다.


이때 ‘그냥… 그렇게 해야 될 것 같은 feel이 왔어요'라고 말해선 참석자들에게 두통만 일으킬 뿐이다. ‘독자들은 글을 업무에 적용하고 싶어 하기 때문에 실제로 써먹을 만한 팁이 추가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정도가 올바른 말하기겠다.


PM 04:00 - 05:00

아이디어 미팅

PM과 EM, 기획 담당과 편집 담당은 일주일에 한 번씩 미팅을 한다. ‘다음엔 무슨 콘텐츠를 만들까요?’ ‘그 콘텐츠는 원고가 얼마나 작성됐죠?’ ‘저번 콘텐츠는 성과가 왜 그렇죠?’ ‘그걸 내가 어떻게 알ㅇ...’ 같은 이야기를 나눈다.


EM이라고 단순히 편집만 관리하는 게 아니다. PM과 함께 아이디어도 논의하고 콘텐츠 성과(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봤나? 만족하면서 읽었나?)도 분석하기 때문에, ‘어떤 콘텐츠가 잘 먹히는가', ‘독자들은 뭘 좋아하는가'하는 독자 중심적인 고민도 해야 한다.


일기를 쓰다보니 이렇게나 다양한 고민을 하다보면 언제 시작될지 모를 나의 탈모 시기가 앞당겨지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에 잠시 빠지게 되었다.


PM 05:00 - 06:00

스터디

일주일에 한 번 하는 것 중엔 스터디도 있다. EM끼리 하는 스터디다. 이때는 콘텐츠 하나하나에 대한 고민보다, 뒤로 살짝 물러나서 ‘전반적인 편집 방식에서 개선할 건 없는지’, ‘우리의 작고 소중한 역량을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 얘기를 나눈다.

-

EM의 하루 일과는 주로 이렇게 굴러간다. 글을 끝까지 읽으신, 인내심과 시간이 많은 분이라면 아시겠지만, 이 직무는 한 마디로 정의하기가 어렵다. 그럴 수 있다면 이렇게 구구절절 쓸 필요도 없었을 것인데... 아무튼 이 직무는 기획자와 편집자와 마케터 등등을 조금씩 섞어 만든 것처럼 애매한 구석이 있다.


하지만 기획자처럼 콘텐츠와 독자에 대해 고민하고, 편집자처럼 콘텐츠의 퀄리티를 책임지고, 마케터처럼 콘텐츠가 ‘잘 팔리는 도록’ 노력할 수 있는 매력적인 일이기도 하다. 단 하나의 문제라면 같이 일할 EM이 부족하다는 것. 이 애매하고 매력적인 일을 함께할 누군가를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 궁금하면 물어보고 혹한다면 지원해주시라.



*** 퍼블리는 에디팅 매니저(EM) 채용 중 ***


에디팅 매니저 인턴(전환형)

에디팅 매니저 - 신입, 경력


고객이 ‘콘텐츠’라는 상품에 만족감을 느끼게 하려면 어떤 메시지를 담았는지도 중요하지만, 이에 못지않게 어떻게 메시지를 보여주고 드러내는지가 중요합니다. 아무리 좋은 내용이 담겨도 고객이 이 내용을 발견하기 어렵다면 이 콘텐츠는 ‘상품’으로서의 가치가 떨어집니다. 


퍼블리 에디팅 매니저는 고객에게 만족감을 줄 수 있도록 유료 텍스트 콘텐츠를 ‘상품'으로 다듬고 가치를 높이는, 멤버십 비즈니스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방향키를 잡고 판을 까는 사람, 퍼블리 PM

매거진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