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신은 무너졌지만

그럼에도 남은 이야기

by 영샘

강변에는 사람들이 모여 있었고 누군가 큰 소리로 외치고 있었다. 그의 말은 한 번도 듣지 못한 새로운 이야기였고 청중들이 몰려들었다.

“나를 믿는 자는 죽어도 살겠고, 살아서 나를 믿는 자는 영원히 죽지 아니하리라. 여러분, 예수 믿으시오.”


아들과 딸을 연달아 잃은 한 남자가 그 자리에 있었다. 그는 깊은 절망 속에서 방황 중이었다. 연설을 듣는 순간, 그는 확신했다. ‘예수를 믿으면 더 이상 아이를 잃을 일이 없겠지. 믿으면 죽지 않는다고 했으니.’


남자는 집으로 돌아가 아내에게 이 사실을 전했고, 아내와 함께 교회를 다니기 시작했다. 이후 그들에게 다시 아들과 딸이 하나씩 태어났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새로 얻은 어린 딸이 사고를 당했다. 엄마 따라 부엌에 들어가서 아궁이 곁에 앉았다가 치맛자락에 불이 붙었다. 화상으로 고통스러워하며 며칠을 앓다가 사그라진 딸아이를, 그렇게 그들은 가슴에 묻었다.


남자는 더 이상 교회에 나가지 않았다. 그렇게 확신했건만, 죽음은 다시 찾아왔다. 하지만 아내는 계속 교회를 다녔고 예수를 믿었다. 남자는 아내를 막지 않았다. 아마 그들 사이에 남아있는 또 다른 아이가 있었기 때문이겠지. 시간이 더 지나 그들의 다섯째이자, 실제로는 둘째인 사내아이가 태어났다.


“얘는 얼마나 살 수 있을까.”

갓 태어난 아기를 보며 할아버지는 눈물이 그렁그렁한 채로 이렇게 읊조렸다고 한다. 그 아기는 바로 내 아버지이며, 이 모든 이야기는 할머니를 통해 구전되어 손녀에게 도달했다. 강변에서 얻었던 확신은 무너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사실을 기억할 다음 세대와, 영원히 죽지 않을 이야기가 남았다.



월, 토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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