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여행 -4
저는 평소에 산책을 좋아합니다. 학교를 다니거나 일을 할 때도 꼭 하루에 한 번은 동네 공원을 걸어다닙니다. 동유럽을 오고 나서 모든 관광은 걸어다니는 산책을 겸하고 있었는데, 푸른 공원에서 산책한 기억은 없습니다. 신세계 거리를 걷다보면 대통령 궁 반대편으로 펼쳐진 넓은 광장은 수 많은 사람들을 홀리듯이 이끕니다. 광장에 나부끼는 붉고 흰 폴란드 국기 뒤로 푸른 나무들이 살랑거립니다.
제 2차 세계 대전의 영향인지 모르겠지만 러시아에 이어 폴란드에도 꺼지지 않는 불꽃이 있습니다. 공원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있는 이 작은 추모의 공간이 지금은 관광객들의 명소가 되었습니다. 선배 전우를 위해 이곳을 지키는 군인 중 한 명의 팔이 부들거립니다. 장시간동안 한 자세로 총을 들고 있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아직 익숙하지 않고 요령이 없는 것을 보니 신병인 것 같습니다. 군 시절 생각이 문득 나며 짠하고 슬며시 미소가 지어집니다.
공원은 평화롭고 따듯합니다. 주말이라 그런지 유모차를 끌고 산책을 나온 가족도 보이고, 연인, 친구들도 보입니다. 혼자 고독을 씹으며 스스로를 위로합니다. 나이 지긋이 든 백발의 노부부도 손을 꼭 쥐고 상대의 걸음에 맞춰 천천히 걸어다닙니다. 안경 속 눈빛에는 사랑이 묻어 나옵니다. 완전한 평야 위에 있는 도심 속 공원이라 산책해도 큰 힘이 들지 않아 노인들이 많이 보입니다. 달콤한 향기가 풍기는 튤립을 보며 서로 웃는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혼자라도 기죽지 않습니다. 갖은 색으로 꾸며진 따듯한 공원에서 식곤증과 피로를 씻어냈습니다. 날이 좋아서 어디를 가도 들뜹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