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 그 곳, 그녀
종종 대중교통을 탈 때면 피곤이 몰려와 내려야 할 곳을 지나치곤 한다. `그 날`도 어김없이 늦은 시간 한적한 지하철을 타고 구석자리에 앉아 기대 잠이 들었다. 하루가 어떻게 지나간 건지 흔들리는 지하철 속에서도 깨지 않고 잘도 간다. 한참을 달리고 지나치진 않았을까 잠에서 깨 두리번거린다. 오늘은 다행히 지나치지 않고 `그곳`에서 자연스럽게 눈이 떠졌다. 한참을 두리번거리다 실망하고 다시 잠들어 집에 간다. 그 날부터 항상 같은 곳에 도착하면 눈을 뜨게 된다. 아무것도 아닌 척 일어나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지하철을 둘러보며 정류장을 통과할 때까지 잠들지 못한다. 시간이 흘러 계절이 바뀌고 이제는 익숙한 내 습관이 돼버렸다.
그렇게 너와 이별한 `그 날`부터 지금까지, 네가 살 던 `그곳`에만 도착하면 나도 모르게 눈이 떠지고 혹시나 네가 있지 않을까 하며 두리번거리고 역을 지나갈 때까지 잠들지 못한다.
아직도 잊지 못한 걸까,
습관이 돼버린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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