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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uding Apr 27. 2016

진짜 창업 조언, 환상을 깨 드립니다

창업을 반대하는 창업가, 사업을 반대하는 사업가

혹시 창업이나 사업을 해보려고 한다면 환상을 깨 주고 싶다. 특히나 최근에는 정부지원사업, 창업 트렌드 등 때문에 젊은 나이에 창업을 결심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 처음에는 좋은 일을 위해서 무엇인가 시도하려 한다. 그렇게 의미 있는 일을 하다 보면 주변에서 인정해주고 사회에서 주목받기에 내가 잘하고 있다고 착각하게 된다. 또 사업자등록증도 내고 사람들에게 대표님이라는 소리를 듣게 된다면 그 후로 지금 하는 창업을 관둘 수 없게 될 거다. 지금까지 약 4년이 넘도록 창업을 해왔다. 나 역시 돈이 목적이 아니었으며 문화를 바꾸고 사회를 바꿔보기 위해, 그리고 무엇인가를 증명해 보이기 위해 사업을 시작했다. 만약 나처럼 철없이 뭔가를 바꿔보겠다 생각하고 좋은 일을 해야겠다 생각하면 창업을 관두길 바란다.


처음 사업을 시작하겠다 생각이 들었던 날은 토크콘서트 바이럴 담당자가 됐을 때다. 누군가에게 꿈을 심어주는 모습을 가장 가까이서 보고 사람들이 변화하는 과정을 보며 많은 걸 느꼈다. 그런 무대를 자주 접하다 보니 수학을 가르치는 사람에서 꿈을 가르치는 사람으로 점점 목표가 변했다. 또 사람들을 변화시켜주고 싶었으며 나도 언젠가 저 무대에 서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사실 그 당시에는 그런 활동과 기획이 좋았을 뿐 어떻게 먹고살아야겠다는 구체적인 생각은 없었다. 그때가 창업을 해야겠다며 다짐했던 날이다.


사업을 해야겠다며 다짐하고 집으로 가자마자 페이스북 페이지부터 만들었다. 순전히 사람들을, 사회를 변화시키고 싶은 마음에 내 시간을 쏟아가며 일을 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처음에는 좋은 글들을 올리기 시작했고 시간이 지나며 팀원들을 모아 강연을 기획하기 시작했다. 청년들은 돈이 없기에 참가비를 전혀 받지 않았다. 그렇기에 강사에게도 강사료를 줄 수 없었고 대관도 무료로 빌릴 수 있는 학교에서 강의를 시작했다. 그래도 누군가 강연을 듣고 힘을 얻었다는 이야기를 해줄 때마다, 여기저기서 인터뷰 요청이 올 때마다, 잘하고 있다고 말해줄 때마다 기분이 좋았다. 그렇게 처음 사업이라는 걸 시작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하면 이때 했던 건 사업이 아니라 그냥 동아리 활동의 느낌이 강했다.


시간이 흘러가면서 알바와 함께 사업을 병행했었다. 하지만 사업을 하려면 사업에 집중해야 한다는 생각에 알바를 관두고 국가지원금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그러다 우연히 그 시기에 맞는 정부지원 공고를 발견하고 바로 사업계획서를 작성했다. 이번에도 역시 최종까지 합격해 정부지원금을 받아 뭔가 잘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대로만 가면 분명히 성공할 수 있을 거야. 내가 가진 신념과 가치를 잊지 말고 그냥 이대로 쭉 나아가자 생각했다. 하지만 토크콘서트도 강연도 멘토링도 굉장히 많이 열었지만 수입은 계속 떨어졌다. 결국 사업을 시작하고 2년 만에 슬럼프가 찾아왔다. 나도 먹고살기 힘든데 이 사업을 계속 유지하는 게 맞을까? 꿈을 좇는 건 좋지만 당장 내 앞길부터가 막막한데 이렇게 사업을 하는 게 맞을까? 여러 가지 생각을 하면서 지금까지 꾸역꾸역 버텼다. 그렇기에 사업이 창업이 어떤 마음가짐으로 해야 하는지 뼈저리게 느꼈다. 또 꿈과 현실을 어떻게 조율해야 할지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의 환상이 무엇인지 몸소 깨달았다. 그렇기에 내 경험으로 주변에 창업을 하고 있는 젊은 CEO들 그리고 창업에 환상이 있는 청년들에게 창업 선배로서 조금의 조언을 해보려 한다. 버티고 버텨서 4년이 조금 지난 지금 이제야 생활비와 다른 사업에 투자할 만큼의 수입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렇기에 힘든 걸 알고 어렵다는 걸 알고 있다. 다음에 써 내려가는 글들을 보고 창업을 준비 중이라면 다시 한 번 고민해보길 바란다.





선택과 집중 vs 경제적 안정



심리적인 안정감과 경제적인 안정감 사이에서 갈등을 하는 창업가가 굉장히 많이 있다. 물론 누군가의 사업을 이어받거나 바로 매출을 볼 수 있는 사업이면 모르겠지만, 이제 막 시작하려는 창업이나 지식창업처럼 구체적인 수입을 예상할 수 없을 경우에는 특히나 더 크다. 대부분의 사업가들이 최근에는 정부지원금으로 젊은 청년도 많이 있지만 다니던 회사를 나와 시작하는 경우도 많이 있다. 처음 사업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사업가는 이렇게 조언한다. 지금 하고 있는 일에 집중해도 안될 수 있는 창업을 직장을 다니면서 하면 성공할 수 없다. 하지만 이건 본인의 경험에서 나온 그냥 단편적인 부분만 보고 말하는 조언이라고 생각한다. 사람이 일에 집중할 수 있는 경우는 주변 환경에 방해 요소가 없는 상태로 그 일에 대한 열정이 있어야 가능하다. 하지만 결국 사업을 시작한다는 건 사업에 집중할지, 혹은 내 일과 함께 병행해서 할지를 결정해야 한다. 결국 주변에 방해 요소 두 가지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는 거다. 만약 선택과 집중을 하겠다고 이야기를 한다면 지금 다니는 직장에서 나와 경제적인 안정을 포기한 채 사업을 시작하는 선택이 될 거다. 반대로 경제적 안정을 고른다면 지금 직장에 다니면서 없는 시간을 쪼개 사업을 시작하는 선택이 될 거다.


사실 사업을 해본 적 없고 준비를 하는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선택과 집중을 많이 고른다. 돈은 사업으로 별면 되고 시간은 이 일에 집중해도 부족할 거 같다며. 하지만 크게 잘못된 생각 중 하나다. 지금 하고 있는 사업으로 언제 수입이 날지 아무도 모른다. 나 역시 4년이 지난 이제야 손익을 넘어가는 모습을 조금씩 보이는 정도로 함부로 예상할 수 없다. 만약 선택과 집중을 했는데 수입이 단기간에 나지 않는다면 결국 경제적인 벽에 부딪혀 현실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결국 내가 선택한 집중이라는 단어와 맞지 않게 일일 알바나 주말 알바 등 부족한 경제적인 조건을 채울 수 있는 일에 일정이 분산되고 만다. 결국 그렇게 된다면 선택과 집중을 고른 이유가 없어지는 거다. 결국 이 선택이 현명해지려면 단적으로 어딘가의 투자를 받거나 정부지원금의 액수가 크거나 혹은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수요가 발생하며 판로 개척이 가능할 경우가 된다.


반대로 경제적인 안정을 고른다면 다른 사람들보다 사업 진행속도가 느릴 수 있다. 업무를 평균 오전 9시에서 오후 6시까지 본다고 해도 하루 최소 8시간은 일을 해야 한다. 물론 효율적인 업무 방법 등을 찾으면 이 시간은 얼마든지 조율이 가능하다. 그렇지만 사업에 쏟는 집중과 관심을 시간으로 환산했을 땐 최소 8시간이 필요하다는 거다. 창업의 장점은 내가 원할 때 원하는 곳에서 원하는 시간만큼 일을 할 수 있는 점이다. 물론 아이템마다 다르겠지만 대부분 그렇다. 그렇기에 회사를 다니면서 해도 괜찮다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나 역시 창업을 할 땐 누가 시키지도 않았지만 하루 3~4시간을 자면서 일에 집중했다. 하고 싶은 일이기에 그렇게 피곤하지 않았다 하지만 결국 이렇게 일해도 쌓이는 게 일이다. 결국 얼마나 효율적으로 시간을 쓰는지 그리고 내가 잠을 얼마나 줄이면서 사업에 시간을 쏟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경제적인 부담은 없지만 시간에 쫓기고 조급함에 치여 금방 지칠 테니까.


어떤 선택을 하든 결국 현재 자신이 시작하려는 창업 아이템에 따라서, 그리고 현재의 상황에 따라서 다른 선택을 하게 될 거다. 하지만 그 선택에 앞서 아무 이유 없이 선택과 집중을 택하거나 경제적인 안정을 택하지 말라는 거다. 예를 들어 돈을 벌면서 해야지 망해도 빠져나갈 구멍이 있지, 이 아이템은 무조건 돈이 벌릴 거야 처럼 말이다. 제대로 해보고 싶으면 나부터 분석하고 시장 상황부터 알아간 후 이유가 있는 선택을 하길 바란다.



팀원과 대표의 호흡



창업을 하는 데 있어서 내 의견을 보완해주고 회사를 같이 이끌어갈 스타트업 멤버가 굉장히 중요하다. 잘못된 선택을 바로 잡아줄 사람과 내 의견에 반대하는 사람이 얼마나 소중한지 느끼게 되는 게 창업이다. 지금까지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무조건 수용해오고 대표의 의견이 다 맞다며 특별한 이유 없이 넘기는 팀원은 굉장히 위험하다. 스타트업의 장점이라고 하면 빠른 변화가 굉장히 큰 장점이다. 하나의 사업에서 어떤 아이템으로 시작을 하고 어떻게 확장해갈지, 그리고 그 아이템이 아니면 다른 아이템으로 빠르게 변화해야 한다. 이런 과정과 변화가 장점인 스타트업인데 무조적으로 의견의 수용만 일어난다면 결국 금방 주저앉게 될 거다. 그렇기에 팀원을 구성할 때는 현재 아이템에 대한 비판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이 필요하며, 정확이 문제점이 어떤 게 있는지 볼 수 있는 눈이 필요하다. 이건 대표도 가지고 있어야 하지만 대표가 못 보는 건 팀원이 봐줘야 하기 때문에 구성원의 역량도 굉장히 중요하다. 또한 무조건적으로 비판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도 위험하다.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이어지지 않다면 결국 좋은 아이템도 비판적으로 바라보게 될 거다. 이렇게 적당한 부분에서는 비판적인 분석 능력도 필요하며, 대표에게 거리낌 없이 모든 이야기를 해줄 수 있는 사람이 스타트업에 가장 필요한 구성원이다.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처럼 보고체계가 없어도 된다. 그렇기에 CEO에게 대들 수 있는 구성원을 뽑아라.


하지만 내가 그런 사람을 죽어라 찾는다고 찾아지진 않는다. 결국 열정은 있지만 능력이 없는 혹은 능력은 있지만 열정이 없는 구성원이 들어오는 경우도 있다. 나 역시 지금까지 수십 명의 팀원이 왔다 갔던 만큼 생각지도 못한 사람들을 많이 마주하게 될 거다. 처음에는 이런 구성원도 변화시킬 수 있다는 마음으로 하나하나 컨트롤하며 신경써주기 시작했다. 하지면 결국 그 변화하는데 쏟는 신경과 시간이 사업하는데 방해가 된다는 걸 깨달았다. 마음 아프고 아쉬운 말이긴 하지만 스타트업은 구성원을 바꾸는 데에도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 따라서 회사와 맞지 않는 사람을 그때그때 쳐낼 수 있어야 한다. 구성원도 사업의 미래를 보고 회사를 오는 것처럼 대표라면 회사의 미래를 위해 구성원을 고를 줄 알아야 한다. 결국 대표라는 타이틀 때문에 함께할 수 없다는 이야기도 직접 전달하고 내 손으로 데려온 사람도 내손으로 내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모든 부분이 팀원과 대표의 호흡이라고 생각한다. 서로를 믿고 존중하는 의미에서 함께 시작했지만 둘 중 하나가 나태해지고 의지가 없어진다면 떠나가고 떨쳐내야 하니깐. 스타트업은 그 사람까지 감싸 안고 갈 시간과 여유가 없다.





외로움



사업을 하면 외롭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물론 외로울 거라 생각해도 왜 외로울지 모르는 사람들도 굉장히 많이 있다. 처음 사업을 시작했을 땐 외로움이라는 걸 전혀 느끼지 못했다. 실제로 창업이나 사업을 한다면 초기엔 그런 감정을 느낄 겨를이 없을 수도 있다. 강연 관련 사업을 하다 보니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강사들도 많이 만났다. 그렇기에 외로울 틈이 전혀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단어의 뜻을 느꼈던 적이 있다. 한 번은 정부지원금을 받고 교육을 제대로 못 받아서 돈을 환불해야 하는 사건이 터졌다. 그래서 계약업체와의 거래건 등을 메우기 위해 어떻게든 방법을 찾았다. 당시에는 일도 안 하는 평범한 휴학생이었기에 모아놓은 돈도 없었다. 결국 대출에 손을 댔다. 나중에는 다행히 이의제기를 신청해서 다시 지원금을 받을 수 있었지만 이런 경험이 있었을 땐 정말 어디에도 이야기할 수 없었다. 부모님께도 돈을 빌려달라고 혹은 대출을 받아야 한다고, 친구에게도, 스타트업 팀원에게도 이야기할 수 없었다.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이야기이기에. 그렇기에 회사의 손해는 전적으로 대표가 책임졌고 이걸 알아주는 사람은 거의 없다. 나중에 일이 잘 풀려서 술 한 잔 할 때 이야기할 수 있는 무용담 정도이지 결국 스스로 헤쳐나가야 한다.


또 평범하게 아픈 날, 팀원들과 싸운 날도 마찬가지다. 하루는 정말 머리가 깨질 것 같고 온몸에서 열이 올라오던 날이 있었다. 하지만 그날 회의가 있었기에 미룰 수 없었다. 중요한 회의 기도 했지만 아프다는 말도 손쉽게 못 하는 입장이 됐으니깐. 결국 회의가 끝나고 집에 오자마자 쓰러졌던 기억도 있었다. 말도 안 되는 이야기지만 대표는 아파도 죄가 되고 쓰러지면 더 큰 죄가 된다. 오늘 끝내야 할 나만의 업무가 있는데 결국 그 업무를 못해놓고 쓰러진다면 날 믿고 따라온 팀원들에게 피해가 가니깐. 물론 글을 쓰면서 지금까지 있었던 경험 중 가장 심하고 극단적인 이야기를 예로 들어서 안 좋은 상황처럼 보일 수 있지만 결국 대표라는 자리는 비슷하게 흘러갈 거다. 팀원들에게 이야기를 한다고 한들 변하는 것도 달라지는 것도 없다. 그렇기에 이야기하지 않고 내 업무에 집중할 뿐이다. 또 구성원과 싸울 때, 회사가 점점 적자로 빠질 때, 홍보가 잘 안 됐을 때, 투자 대비 성과가 안 나올 때 등 이런 아픔과 짐은 대표가 떠안아야 한다. 고민은 이야기할 수 있지만 아픔은 공유하면 안 된다. 그렇기에 대표라는 직함의 무게가 무거운 거다. 너무 외로워서 못 버틸 때 그때는 사업을 하는 다른 CEO 친구들을 찾아가라. 대표의 마음은 대표가 제일 잘 안다.



사회에서 바라보는 시선



처음 창업을 했을 땐 여기저기 기업 헤드헌터에게 연락도 왔고 인터뷰도 많이 했다. 내 이름을 검색하면 네이버 뉴스에 나올 정도로 꽤 열심히 했다. 또 페이스북에 글을 쓰면 댓글이 많이 달리고 존경한다, 부럽다, 힘내라는 말이 많이 올라온다. 이렇게 주변에서 나를 바라보는 시선은 이미 성공한 창업가가 돼있다. 무엇인가 이뤄내지 않아도 시도했기에 이런 박수와 응원을 받는 게 아닐까 싶다. 하지만 여기에 취해 창업을 한다는 건 사실 말도 안 되는 억지다. 방송국에 인터뷰도 들어왔고 네이버에 날 검색하면 뉴스에도 나와. 그리고 대학교 잡지에서도 인터뷰 요청이 들어왔고 주변 사람들이 난 꼭 성공할 거래. 그러니깐 성공할 수 있어. 이런 생각에 취해있다면 당장 창업을 사업을 그만두라고 말하고 싶다. 사회에서 바라보는 이런 시선은 성공했기에 혹은 성공할 수 있는 아이템이기에 받는 시선이 아니다. 그래도 일반적이지 않고 조금 다르게 가는 변종에 대한 관심일 뿐이다.


사업이 어려워지고 점점 망해간다면 이렇게 날 응원해준 사람들 중에 몇 명이나 도움을 줄까? 자신 있게 제로라고 말한다. 결국 이 사람은 보통 사람과 다른 사람이야 그러니 관심 있게 보겠어일 뿐이다. 물론 이런 효과로 창업센터나 사업의 연계가 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그게 아니라면 환상에 취하지 말아라. 그냥 관심일 뿐 너에게 이득 되는 건 없다. 젊어서 사업에 성공하면 사람이 변한다는 말 믿지 않았지만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납득이 가는 말이다. 지금도 내 페이스북 친구 중에는 19살, 20살, 21살에 창업하는 젊은 친구들이 많이 있다. 그 친구들을 보면 당연히 잘하는 친구들도 있지만 대부분 실수하고 있다고 느껴진다. 저 아이템으로 어떻게 수입을 낼지 계획이 있을까? 고등학교, 대학교까지 관두면서 시작했다는데 어디서 비전을 느낀 걸까? 정확한 계획이 있다면 다행이지만 직위와 사회적 시선 때문에 취해서 하는 거라면 지금이라도 생각을 바로잡거나 관두길 추천한다고 말하고 싶다. 하지만 정말 사업으로 생각하고 창업을 한다면 망하더라도 계속 응원해주고 싶은 마음은 있다.





초심을 잃지 않는다는 것



사업을 시작하고 거의 1년 만에 내가 들었던 말이다. 초심을 잃지 말아라. 처음 사업을 시작했던 이유는 청년들에게 꿈을 심어주고 나보다 한 발 앞서 있는 교육자를 키워 프로로 만들어주겠다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돈과 현실의 벽에 치이다 보니 강연이 아닌 멘토링과 돈을 목적으로 한 교육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날 하루는 사업을 비슷한 시기에 시작했던 대표님을 찾아갔다. 그 벤처는 정부지원금 1억 원을 받고 애플리케이션 쪽으로 사업하는 빠르게 성장한 기업이다. 놀러 가면서 최근에 가지고 있었던 고충을 털어놓기 시작하니 대표님이 딱 한마디 말씀을 해주셨다. "대표님이 처음 창업을 시작한 초심을 잃으신 거 같아요." 어떤 목적으로 사업을 바라보고 있었는지 다시 한 번 다듬 어보는 게 좋다는 말과 함께 초심이 뭐였는지 생각하게 해주셨다. 창업을 할 때는 미래밖에 바라볼 줄 몰랐다. 올해 계획은, 내년 계획은 언제까지 이 목표를 달성해야지 등 시간이 지난 후 일들밖에 머릿속에 맴돌지 않았다. 하지만 그 이야기를 들은 순간 처음 창업을 시작하게 된 이유와 함께 그동안 어떤 걸 이뤄냈는지 차근차근 돌이켜볼 수 있었다. 사업에 취해 나를 돌이켜보는 여유조차 없었고 심지어 우리 회사를 돌아볼 여유조차 없었다. 과거가 있기에 현재가 있고 현재가 있기에 미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래밖에 생각하지 못한 게 참 부끄러웠다. 그렇기에 항상 지나온 길을 돌이켜보며 초심을 잃지 않는 마음이 중요하다. 초심을 잃지 않는 건 쉬울 거 같지만 현실의 벽 앞에 서면 이런 초심을 가지고 있는 게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욕심을 버려라



사업을 하다 보면 아이템이 굉장히 많이 떠오르고 빨리 구현하고 싶어 진다. 하지만 사업에는 순서가 있고 만들어가는 단계가 있다. 나 역시 처음에는 페이스북으로 시작했던 사업이 강연으로 뻗어나가고 에이전시가 됐으며 멘토링까지 하고 있다. 물론 사업을 확장하고 점점 키워가는 건 좋은 일이다. 하지만 지금 당장의 욕심과 조급함 때문에 시작하지 않아도 될 일을 벌이고 만다. 결국 한 가지 일도 끝내지 못한 채 두 가지, 세 가지 일을 함께 하게 된다. 만약 그 일을 책임져줄 사람이 있고 지금의 팀원으로 충당할 수 있는 일이면 괜찮다. 하지만 뭐하나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욕심을 부리는 건 큰 독이 될 수 있다.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고 싶다면 어떤 일부터 끝내고 그 일이 어떤 목표까지 왔을 때 다른 일을 시작할지 단계적인 계획을 세울 필요가 있다. 결국 과한 욕심을 버리고 지금 하는 일에 집중하는 게 중요하다. 사업에 취해 또 미래에 취해 욕심만 가지고 달려 나가는 나 자신이 느껴지면 과감하게 포기할 줄 알아야 한다. 과한 욕심에 의한 사업과 성취감 없는 사업은 나 스스로를 그리고 우리 팀원들을 지치게 만들 뿐이다.



내 생각 = 고객의 생각? = 착각



기본적으로 아이템을 생각하고 사업을 시작할 땐 고객의 생각과 수요를 판단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특히나 이런 생각을 정확한 시장조사를 통해 판단한 것도 아닌 "나 같으면 안 하겠어", "나라면 무조건 하지"와 같은 마음으로 시작한다면 그건 100% 망할 거라 자신할 수 있다. 내가 불편함을 느껴 소소하게 시작하는 창업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건 내가 그렇게 느끼기에 무조건 성공한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다면 오래가지 못할 거다. 사람마다 개성이 다르고 성격이 다르다. 그렇기에 전 세계 모든 인구를 만족시키는 아이템이란 있을 수 없다. 물론 과반수 이상을 만족시키는 등은 가능하지만 말히다. 어느 정도의 조율과 분석이 필요하지만 무조건 내가 그렇게 느꼈기에 성공하고 시장성이 있다고 하는 생각은 착각이라는 걸 알아야 한다. 모든 사업가들이 내 아이템은 성공한다고 자신한다. 하지만 대부분 실패한다. 실제로 3년 이상 살아남는 벤처의 수는 100% 중 한자리 숫자에 불과하다. 또 그 벤처 중 손익을 넘긴 벤처 역시 한자리 숫자에 불과하다. 결국 100명이 창업을 한다고 한들 3년 뒤까지 살아남는 기업은 많아봐야 9개, 그 9개 기업 중 손익을 넘긴 기업은 0~1개뿐이라는 거다. 항상 내가 생각한 아이템은 의심을 품어야 한다. 내 생각은 고객의 생각과 같지 않다. 그렇기에 착각 속에서 시작하는 창업이라면 지금 관두길 바란다.





이외에도 해주고 싶은 조언이 굉장히 많이 있다. 하지만 글을 쓰다 보니 너무 길어져서 오늘은 여기서 줄이려고 한다. 창업과 사업에 대한 환상이 있고 성공할 거란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시작하려고 준비한다면 이 조언을 보고 되돌아보길 바란다. 결국 창업을 결심한 사람은 어떤 이야기를 해도 돌이키지 않을걸 알기에 조금은 나를 다잡을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젊은 20대를 창업을 하면서 시간을 보냈고 그 일로 연애도, 여행도 제대로 신경 쓰지 못한 게 사실이다. 모두 가지고 갈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그게 최고지만 모두 가지고 갈 수 없다면 포기할 줄 알아야 한다. 그런 저울질 속에서도 내가 행복할 수 있을지 그리고 버틸 수 있을지 생각해라. 창업은 성장하고 돈을 버는 게 아닌 악을 쓰고 버티는 사람이 승리한다. 그렇기에 무턱대고 사업을 시작했더라도 지금 접을게 아니면 악을 쓰고 버텨보길 바란다. 어중간한 마음으로 시작해 페이스북에 올릴 글, 자소서에 쓸 이력 하나 만들 생각으로 조금 하다 접을 거면 지금 그만두고 창업가, 사업가를 모욕하지 마라.


내 주변에 사업을 하는 사람의 모습이 멋있어서 시작했다면, 혹은 단순히 돈만을 바라보고 시작했다면 견딜 수 없을 거다. 가끔 친구들과 이야기할 때 과거로 돌아가면 뭐부터 제일 하고 싶냐는 이야기가 나오곤 한다. 나는 그 말이 나올 때마다 항상 이렇게 대답한다. 창업은 절대 안 할 거라고. 취업할 거라고. 아직도 현재 진행형으로 창업을 하고 있는 내가 한결같이 내뱉는 말이다. 결국 그만큼 힘들도 그만큼 어렵다는 걸 알려주고 싶다.


겉에서 봤을 땐 정말 화려한 백조처럼 보일 수 있다. 황금색 부리에 도도하게 호수 위에 떠있는 모습. 그리고 어떤 새보다 우아한 자태를 뽐내고 있는 모습. 하지만 그건 내가 바라본 사업가의 모습일 뿐 그 사람이 어떻게 그렇게 호수에 떠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결국 아름다운 백조도 흙탕물 속에서 가라앉지 않기 위해 미친 듯이 발버둥 치고 있을 테니깐. 안 보이는 모습까지 보고 수용할 수 있는 자신이 있다면 그때 시작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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