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마다 제 머릿속에 떠오르는 여러 작가 분들 중 한 분인 김애란 작가의 반가운 인터뷰 기사입니다.
인터뷰 중간에 등장하는 표현처럼 김애란 작가의 소설집은 2000년대 초중반에 대학을 다닌 국문학도들에게는 마치 '전공 필수 서적' 같은 책이기도 했는데요. 몇 년 전 송혜교 주연의 영화로도 제작된 '두근두근 내 인생'이 김애란 작가의 첫 장편 소설입니다.
글쓰기를 공부하거나 업으로 삼았던 분들은 재능 있는 누군가의 글을 읽으면 읽을수록 다양한 절망과 좌절의 시간을 겪었으리라 짐작합니다. 저도 마찬가지고요. '타고난 재능'을 가진 자와 그렇지 못한 자 사이의 간극이 가장 큰 분야가 글쓰기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등단 후 십수 년이 지나 이제는 중견 작가의 반열에 올라선 김애란 작가조차 아래와 같이 고백합니다. 첫 장편 발표 이후 12년이 지났는데 그동안 장편 여러 편을 쓰다가 그만두길 반복했다는 이야기도 처음 알게 된 사실입니다.
"글쓰기는 지난한 노동 과정과 비슷해요. 반복과 반복이 필요합니다. 영감을 받아 아름다움과 특정한 리듬, 유려한 표현이 나올 수 있지만 그런 경우는 드뭅니다. 대부분의 경우 지난한 노동과 반복의 과정에서 그런 것들이 나옵니다. 제가 그렇습니다."
"내가 겪는 어려움은 성인이라면 누구나 일하면서 겪는 어려움과 같은 것입니다. 그들의 무거움보다 더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은 어려움입니다. 작업할 때 엄살 부리지 말자고 생각합니다." 사실 요 며칠 사이, 그동안 공들였던 프로젝트들이 연달아 결과가 좋지 않아 의기소침해 있던 차였습니다. 근데 이제는 대학생 때처럼 "난 재능이 그 정도는 아니니까"라며 속 편하게 체념하듯 변명할 수도 없네요
평범한 제가 할 수 있는 유일한 건 끊임없이 지치고 의심하고 좌절하는 스스로에게 지지 않으면서 그저 제게 주어진 하루하루의 시간을 성실하게, 그리고 담담한 마음으로 반복하여 쌓아 가는 것뿐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