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책 한 권 내고 안 망하기
2025년 6월 17일. 영등포 구청에서 출판사 등록을 했다.
출판사 이름은 <은혜> 내 이름을 그대로 썼다. 출판사 이름은 친구가 직접 지어서 로고까지 만들어 주며 말했다.
“너는 너를 너무 사랑하니까, 출판사 이름으로 <은혜>만 한 것이 없지”
그렇게 일인 출판사가 시작되었다. 내 이름을 걸고 책을 써야 한다니. 너무 비장하거나 거창한 기분이 들지 않으려고 노력 중이다.
출판등록증을 받던 날, 신랑 김해인 씨는 기독교 출판사 같다고 웃었다.
“김해인씨, 그럼 자기는 불교 스타일이야? “
우습게도 나는 불교, 김해인씨는 기독교 모태 신앙 집안사람이다. 믿는 건 달라도, 서로를 놀리는 방식은 닮았다.
아무튼 책 한 권 쓰는 게 목표였던 내가 갑자기 출판사 대표가 되어버렸다. 직원도 없고, 사무실도 없지만 엄연한 대표이다.
일인 출판사의 나 홀로 대표
우선 내 목표는 책 한 권 내고 안 망하기.
지금 나의 첫 번째 책은 파주의 인쇄소에서 열심히 인쇄 중이다. 이 기록은 독립 출판으로 첫 책을 만드는 초보 작가 나 홀로 대표가 새로운 세상에서 매일 마주할 작고 소중하지만, 낯선 순간들을 담아내는 이야기다. 그리고 나처럼 혼자 시작하려는 당신에게 조금 덜 무서운 가이드가 되어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