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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하 Apr 14. 2021

자신과 조직을 변화시키는 방법

손쉽게 극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는 행동설계의 힘, <스위치>

다이어트를 위해 식사량을 줄이고 싶으신가요? 그렇다면 매번 다짐을 하는 것도 좋지만, 단순히 그릇의 크기만 줄여도 됩니다! 사람들에게 건강한 식습관을 만들어주고 싶다면 어떻게 할까요? 올바른 식습관을 정리해서 공유해야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평소에 먹는 우유만 1% 지방(혹은 무지방) 우유로 바꾸도록 유도해도 사람들의 지방 섭취량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이는 모두 책 <스위치>에 나온 사례인데요. 이 책에서는 개인, 조직, 사회 등 다양한 상황에서 변화를 만들어내기 위한 방법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사실 변화라고 하니까 거창하게 들릴 수도 있고, 뻔한 자기계발서로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저도 처음에 긴가민가하며 읽기 시작했지만 이 책에서는 자신의 1년 목표를 위한 (상대적으로) 간단한 변화부터, 조직을 변화시키기 위한 방법까지 논리적으로 다루고 있어서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광고 아닙니다)


그래서 오늘은 더 발전하는 개인이 되기 위해서, 조직에 변화를 주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 어떻게 하면 도움이 될지, 몇 가지 팁과 함께 간단히 살펴보겠습니다!



#인간의 이성적 측면과 감성적 측면, 기수와 코끼리


우리의 이성적 측면은 오전 6시에 일어나서 여유로운 아침을 맞이하고 싶어합니다. 그러나 우리의 감성적 측면은 따뜻한 이불 속에서 몇 분만이라도 더 자고 싶어하죠. 이 책에서는 (심리학자 헤이트의 표현을 빌려서) 우리의 감성적 측면이 코끼리이고 이성적 측면은 거기에 올라탄 기수라고 표현합니다. 코끼리 위에 올라탄 기수가 고삐를 쥐고 있기 때문에 리더로 보이지만 기수는 코끼리에 비해 너무 작기에 진행 방향에 불일치가 있다면 언제나 코끼리가 이긴다는 것입니다. 앞서 말한 아침에 늦잠을 자는 사례나 사람들이 계획과 달리 헬스장에 가지 않는 것도 코끼리가 기수를 압도하는 상황입니다.


변화가 종종 실패하는 이유는 기수가 코끼리를 목적지에 도달할 만큼 길게 몰고가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코끼리가 항상 나쁜 존재는 아닙니다. 사랑, 공감 등의 감정과 열정이나 추진력은 코끼리의 전문 영역이고 어떤 목표를 향해 전진하려면 코끼리가 필요하기 때문이죠. 종합적으로 기수는 계획과 방향을 제시하고 코끼리는 열정을 제공하기에, 변화를 만들고 싶다면 코끼리와 기수 모두에게 호소해야 합니다. 만약 팀장이 팀의 코끼리들은 무시하고 기수들만 설득한다면, 팀원들은 변화의 의도는 이해하지만 동기부여를 받지는 못할 것입니다. 반대로 코끼리에게만 다가간다면 팀원들은 명확한 방향없이 열정만 높이게 되겠죠.


결과적으로 책에서는 코끼리와 기수가 함께 움직일 때 변화가 찾아오게 된다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기수와 코끼리에게 효과적으로 호소하는 몇 가지 방법들을 설명하는데요, 한 번 그중에서 흥미로웠던 몇 가지 방법들을 소개하고 어떻게 실생활에서 적용할 수 있을지 살펴보았습니다.



#기수에게 방향을 제시하는 방법


그냥 건강한 식습관을 만들라고 말할 때에 반응하지 않던 사람들이 1%지방 우유를 먹으라고 할 때에는 실천한 것처럼, 저항으로 보이는 것들은 종종 명확성이 결핍되었기 때문에 발생합니다. 그래서 이성적 측면을 담당하는 기수에게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죠!


기수에게 방향을 제시하는 방법 중 하나로는 '밝은점 찾기'가 있습니다. 어떤 변화를 만들어내고 싶을 때, 그 변화가 실패한 것에 신경쓰지 않고 잘 되고 있는 부분에 집중한다는 뜻인데요. 예를 들어 상담사는 담배 중독자에게 왜 담배를 끊지 못했는지 묻지 않고, 담배를 잠시나마 피지 않은 순간에 대해 물어봅니다. 그러면 사실상 의뢰인은 특정 상황에서 자신이 이미 문제를 해결한 적이 있다는 증거를 제시하고 있는 셈이기에, 자신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음을 간접적으로 증명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담배를 피지 않았던 상황에 집중한다면 담배를 끊기 위한 좋은 힌트를 발견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분명한 메시지와 구체적인 행동을 통해 기수에게 방향을 제시해야 합니다. 단순히 '돈을 아껴라', '창의성을 키워라', '건강에 신경써라'와 같은 메시지는 맞는 말이어도 기수에게 올바른 방향을 제시해주지 못합니다. 중요한 것은 분명한 메시지와 구체적인 행동인데요, 앞서 말한 사례에서 연구자들은 우유가 일상적으로 섭취하는 식품 가운데 포화지방이 가장 많이 들어있다는 이유에서 건강 증진 캠페인의 초점을 우유에 맞추기로 했습니다. 빵이나 탄산음료같은 다른 음식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으며 '1% 우유로 바꿔보세요'라는 명확한 행동을 전달한 것입니다.



#코끼리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방법


기수만으로 장기간 목표를 달성하기는 어렵기에 감성적 측면인 코끼리도 매우 중요합니다. 가장 대표적인 방법은 실제 상황을 보여주며 상대방의 감정을 움직이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많은 고객이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새로 개발한 제품의 사용법을 이해하기 힘들어한 경우가 있었다고 합니다. 그 때 적지 않은 개발자들이 고객들을 탓하며 변화의 필요성을 납득하지 못했다고 하는데요, 마이크로소프트에서는 개발자들로 하여금 소프트웨어 사용성 테스트 연구소에 방문하게 했습니다. 결국 개발자들도 실제 사용자들이 프로그램을 사용하는데 애먹는 장면을 보며, 사용자의 상황에 공감할 수 있게 되었죠. 


감정을 움직이는 것 외에도 작은 성공을 경험하는 것도 코끼리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좋은 방법입니다. 책에서는 세차장에서 쿠폰 8개를 모으면 무료 세차권을 주는 이벤트를 진행한 상황을 소개해줍니다. 한 그룹은 쿠폰 2개를 먼저 찍어주고 10개를 채워오도록 했고, 다른 그룹은 쿠폰 8개를 채워오도록 한 것이죠. 이 때 최종적으로 무료 세차권을 얻은 사람은 첫 그룹(2개가 채워진 쿠폰을 받은)에서 훨씬 더 많이 나왔습니다. 이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사람들은 짧은 과정을 아예 처음부터 시작할 때보다 더 긴 과정을 밟더라도 일부가 완료되어 있을 때 더 크게 둥기부여를 받습니다. 청소를 하더라도 집 전체를 치운다고 생각하기보다 하루에 5분정도만 특정 구역을 정리하기로 결정한다면, 훨씬 더 빠르게 집을 깨끗하게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길을 구체화하는 방법


목표를 위한 길을 구체화하기 위해서는 주변 환경과 상황을 바꾸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 연구에서는 영화관에 입장하는 사람들에게 (어처피 다 못먹을 정도의) 팝콘을 중간 사이즈의 통과 큰 사이즈의 통에 담아서 주고 어느 그룹이 더 팝콘을 많이 먹는지 관찰했습니다. 다양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여러 번 실험해도 결과는 동일하게 큰 통을 받은 사람들이 더 많은 팝콘을 먹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정 사람들이 식탐이 많아서'라기보다는 상황이 영향을 미친 거라고 볼 수 있는 것이죠. 이렇듯 어떤 현상이나 차이는 사람이 아닌 상황에서 나타나기도 하는데요, 변화를 만들고 싶다면 '문제는 사람이 아니다'라고 생각하며 적합한 환경과 상황을 만들어낼 수 있어야 합니다.



#개인으로서 자신을 변화시키고 싶다면?


아마 많은 분들이 매년(혹은 분기, 혹은 매 순간)마다 목표를 세우고 스스로 변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계실 것입니다. 그 중에서 '다이어트'나 '건강한 습관'을 목표로 삼고있는 분들도 많을 것 같은데요, 기수에게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서는 '퇴근길에는 이런이런 루트로 걸어서 집에 가기', '하루에 한끼는 샐러드 먹기'와 같은 구체적인 방법이 필요합니다.


또한 코끼리에게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서는 작은 성공을 지속하는 것이 효과적인데요, 매일 운동하는 것이 목표라면 우선은 '1주일에 1번 운동하기'나 '1kg 감량하기'를 목표로 달성하고 조금씩 이어나가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추가적으로 집에 있는 과자를 다 치우거나 식사 그릇의 크기를 줄이는 방식으로 상황을 바꿔나갈 수도 있겠죠!



#관리자로서 조직을 변화시키고 싶다면?


<스위치>에서 소개한 방식은 관리자나 경영자의 위치에 있는 분들에게도 유용할 수 있을 듯 합니다. 만약 여러분이 조직원들에게 새로운 업무 방식을 제안했을 때, 조직원들이 새로운 방식을 사용하도록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우선 기수에게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새로운 방식을 잘 받아들인 조직원들의 행동양식('밝은 점')을 파악하여 공통점을 찾아보고 이를 공유할 수 있습니다. 또한 새로운 업무 방식에 대해 막연하게 '이게 좋다', '실행해보자'라고 하기보다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행할 수 있는지 명확한 시나리오를 준비하면 더욱 효과적이겠죠.


코끼리에게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방식을 통해 다른 사람이나 조직이 얼마나 편해지고 좋아졌는지 그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볼 수 있습니다. 혹은 아직 새로운 방식을 시도하지 않은 조직원으로 인해 누군가 얼마나 힘들어졌는지 이야기를 공유할 수도 있습니다.


이외에도 새로운 업무 방식을 보다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프로세스를 간소화한다든지 수고로움을 줄이는 방식으로 상황을 바꿔나가는 것도 방안을 구체화하여 변화를 일으키는 좋은 방법 중 하나입니다.



사실 많은 자원이나 권한이 있다면 (인센티브 체계를 바꾸던가, 특정 사업을 매각하던가, 법을 통과시키거나, 처벌을 부과하는 방법으로) 보다 쉽게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러한 도구가 없기에 이런 접근법이 더욱 유용하다고 하는데요, 여러분에게도 좋은 인사이트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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