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육아휴직이 끝났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7개월의 날들이 지났다

by 김돌

아무도 재촉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쓸데없이 자기 주도적인 시간이라는 녀석은 제 알아서 흐르고 흘렀다. 그러다가 마침내 그날이 왔다. 육아휴직의 마지막 날. 휴직은 날이 좋던 봄에 시작했다. 그때만 하더라도 언제쯤이면 끝나려나, 하고 봄날 아지랑이처럼 까마득해 보였는데 금세 여름 가을 겨울이 지나갔다. 약 7개월가량의 날들을 아이와 함께 보냈다. 그리고 새해에도 어김없이 아침이 밝았다. 이제는 회사로 돌아가야 할 때. 방실거리는 아이 얼굴이 눈에 밟히지만 어쩔 도리가 없다.


서른여덟 해의 인생에서 이토록 오랫동안 쉰 건 처음이었다. 그간 늘 무언가를 하고 있었다. 학생일 때는 공부를 했고, 방학을 하더라도 스펙을 쌓거나 아르바이트를 했고, 고시생일 때에도 당연히 공부를 했고, 취업준비생일 때도 정신없이 바쁘게 살기는 마찬가지였다. 대학 졸업식 날 지금 다니는 회사의 최종 면접을 봤고 합격 발표가 나자마자 이틀 만에 사회생활을 시작해야 했다. 그러니 삶에서 한 번도 긴 쉼표라는 걸 찍어 본 적 없을 수밖에. 7개월 간의 육아휴직은 처음으로 마주하는 낯설고도 긴 방학이었다. 기실 방학이라고 표현할 수는 없다. 아이를 돌보는 건 기쁘기는 하지만 몸과 마음이 한없이 지치는 일이었다. 이를테면 통장에 월급만 들어오지 않을 뿐 하루 온종일 노동해야 하는 건 여느 직장인과 다를 바 없었다.



※ 책 발간으로 인해 기 발행 글은 비공개로 전환했습니다. 그동안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교보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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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7월부터 12월까지, 필름 사진으로 담은 아이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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