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 년 전에 ‘앤체리북’이라는 책 제작 사이트가 있었다. 요즘은 1인 1출판 시대라 마음만 먹으면 혼자서 책 만드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지만 당시만 해도 책은 출판사를 통해서만 제작 가능한 시절이었기 때문에 대단히 획기적이었다. 나도 그 사이트를 통해 책을 3권 출간했었다. 교사 대상 해외 연수기인 포토 체리북, 큰딸 초등학교 졸업 기념인 100일 도전 체리북, 나만의 글을 담은 아트 체리북이다. 그때 하나 더 기획했던 것이 두 딸들을 위해 글을 쓰는 것이었다. 그래서 초안을 잡고 몇 개의 글을 올렸었다.
그런데 그 무렵 공지영 작가의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가 출간되어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랐다. 우연의 일치였는지 딸들에게 쓴 편지글이었는데 그 책을 읽고 난 후 공지영 작가의 화려한 글 솜씨와 다양하고 폭넓은 문학과 삶의 이야기에 그만 기가 죽고 말았다. 그래서 은근슬쩍 글쓰기를 멈추었다. 포기는 아니었다. 비록 내 글이 초라하고 볼품없더라도 언젠가 내 아이들에게 늘 마음속에서만 맴돌던 이야기들을 전해주고 싶었다. 그냥 엄마로서 엄마가 살면서 경험한 이야기들을 솔직하게 들려주고 싶었다.
그래서 얼마 전부터 지난 글들을 뒤적여보기도 하고 어떤 방식으로 전해줄지를 고민하고 있었다. 결론은 그냥 마음 가는 대로 쓰는 것이다.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지난 글들을 찾아서 그때그때 떠오르는 생각들을 적어도 보고 지금까지의 삶 속에서 엄마가 보고 듣고 생각하고 느꼈던 것들, 엄마이기에 할 수 있는 이야기들.. 무엇이든 편안하게 적어보려 한다.
참고로 ‘별콩’과 ‘달콩’은 두 딸의 별칭이다. 그 이유는 남양 홍 씨 가문의 자손이기 때문에 처음에는 재미있게 알콩달콩을 생각했었다. 그런데 알콩이는 부르기가 애매해서 하늘에 별과 달을 생각하며 ‘별콩이’, ‘달콩이’라 부르게 되었다. 두 딸들이 밤하늘을 밝히는 별과 달처럼 자신의 삶을 반짝반짝 밝게 비추며 살아가길 바란다.
<남들이 뭐라 하든 부모 마음에는 자식이 모두 곱게 보인다는 내용을 제주어로 쓴 캘리그라피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