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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멜리에스필름 Apr 13. 2019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 - 리뷰 & 해석

루리드정의 브런치 영화리뷰

군산

장률 감독은 두만강, 이리, 경주 등 지역이름을 영화의 제목으로 지어서 그 지역의 정서를 담아온 감독인데요. 이번에는 군산이라는 공간을 택해서 조금은 씁쓸한 정서를 담아내고 있습니다. 군산은 아직도 일식 가옥이 남아 있을 정도로 일본의 기운이 남아 있는 독특한 공간입니다.

영화는 1부와 2부로 나뉘는데요.

1부는 군산으로 여행을 간 윤영과 송현이고, 2부는 군산으로 가기전 서울에서의 윤영의 모습을 그립니다. 특이하게도 1부가 미래이고, 2부는 과거인 샘이죠. 즉 영화의 엔딩인 2부의 결말이 1부의 시작지점인 샘 입니다. 영화는 엔딩 부분이 중요한데요. 어떤 인상을 주느냐에 따라서 영화에 대한 평가가 갈리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 영화는 순환 되는 구성인지라 특별한 인상을 남기지 않습니다.

하나의 큰 사건이 축이 되는 이야기가 아니고, 우연이 반복되면서 전개되는 이야기기 때문에 일반 극 영화를 기대한 관객들이라면 어렵게 느껴지거나 당황스럽다 실망스럽다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이야기보다는 보여지는 사물과 인물들에 대한 순간 순간의 정서에 집중하시면서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런 과정에서 자연스럽고 좀 더 자유로운 감상을 하시게 될 수 있습니다. 때때로 등장하는 소소한 농담들도 영화의 매력 중 하나라 생각합니다.

영화를 보지 않으신 분들으 여기서부터는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피하시기 바랍니다.

낙빈왕의 시를 읇조리면서 춤을 추는 장면 영화 속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입니다.

거위는 윤영과 영화 속에서 윤영과 관계를 맺고 있는 동물입니다.

거위를 노래하다.

거위를 노래하다는 낙빈왕의 시입니다. 중국인이라면 아이서부터 알고 있는 시라고 합니다. 무려 낙빈왕이 7세에 쓴 시라고 합니다. 윤영이 술에 취해 춤을 추며 이 시를 읇조리는 장면이 있습니다. 영화 속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 중 하나입니다. 웃으며 춤을 추는 윤영의 모습 속에서 소년과 같은 천진난만한 모습이 보여집니다. 또 한 이 시는 영화의 엔딩에서 나오는 시이기도 합니다. 영화 속에서 중요한 정서를 담고 있습니다. 영화의 제목이기도 하죠.

윤영의 아버지는 거위를 기릅니다. 치매를 앓고 있는 아버지는 거위를 끌어안고 영이라고 부르면 울었다고 하죠. 하지만 아버지가 기르는 거위는 울타리가 처진 마당에 묶여 있습니다.

저는 거위가 윤영과 동일시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거위를 노래하다의 거위가 윤영이 동경하는 자신의 모습이라면, 아버지가 기르는 거위는 시를 쓰지 못한채 백수로 지내고 있는 현재의 자신의 모습으로 볼 수 있습니다. 춤을 추면서 윤영은 자유롭고 싶은 열망을 표현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민박집 사장의 딸

민박집 사장의 딸은 어머니의 죽음을 목격하고 자폐 증상을 앓게 되어서 민박집에 오는 사람들을에게 다가가지는 못하고 cctv화면으로만 훔쳐봅니다. 윤영은 십년 전 어머니를 잃었었고, 그 이후로 시를 쓰지 않았습니다. 윤영과 딸은 비슷한 지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인지 딸은 윤영에게 관심을 보이고 가까워지려고 합니다.

좀 더 가까워 질려는 찰나 아버지와 송현의 방해로 함께 집을 떠나 낯선 섬으로 가게 됩니다. 그 섬은 윤영이 처음 민박집에 들어 왔을 때 본 사진 속의 장소이기도 하고, 윤영의 꿈 속에서 보여졌던 부분이기도 합니다.

흑백으로 나왔던 윤영의 꿈이 현실 속에서 컬러로 재 상연 되는데요. 흑백이었던 민박집 딸의 모습도 현실 속에서 컬로 화면으로 바뀝니다. 이후 민박집 낯선 사람들 앞에서 딸은 처음으로 자신의 주장을 하면서 닫혀 있던 자신만의 세상에서 현실의 세상으로 나오게 됩니다. 저는 이 장면에서 윤영도 어떤 부분에서 자신을 해방시키는 무언가가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머니의 죽음 후 갇혀있던 세계에서 처음으로 자기 주장을 민박집 딸처럼 아마 윤영도 다시 시를 쓰게 될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영화의 내용을 정리해보겠 습니다. 군산은 과거가 머물 있는 도시 입니다. 그곳에서 윤영은 자신과 비슷한 존재를 만나고 가슴 아팠던 과거를 떠나보네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이상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의 리뷰였습니다. 감사합니다.

다음은 제 유튜부채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