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싶다는 현재진행형

by 풍운

보고 싶다는 말은 이상하다. 과거형도 아니고 미래형도 아니다. 늘 현재진행형이다. 이미 떠난 사람을 향한 마음인데도, 그 감정은 끝난 적이 없다. 여전히 지금, 이 순간에도 진행 중이다.

처음에는 그 말이 쉽게 나오지 않았다. 보고 싶다고 말하는 순간, 다시는 볼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대신 괜찮다고 말했고, 잘 지낸다고 답했다. 그 말들이 거짓은 아니었지만, 전부는 아니었다. 마음 한가운데에는 여전히 같은 문장이 맴돌고 있었다. 보고 싶다.

시간이 지나면 이 감정도 과거가 될 줄 알았다. “그때는 많이 보고 싶었지”라고 담담히 말할 날이 올 줄 알았다. 그러나 생각보다 그렇지 않았다. 어느 날은 아무렇지 않다가도, 어떤 장면 앞에서는 갑자기 멈춰 선다. 길을 걷다가 비슷한 뒷모습을 보면 심장이 먼저 반응한다. 노을이 지는 하늘을 보다가 괜히 이름을 떠올린다. 그 순간마다 감정은 다시 현재가 된다.

보고 싶다는 말은 단순한 그리움이 아니다. 함께했던 시간에 대한 인정이고, 그 시간이 사라지지 않았다는 증거이다. 잊지 않았다는 고백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 문장은 쉽게 끝나지 않는다. 지워지지 않고, 계속 이어진다.

어떤 날은 보고 싶다는 마음이 조용하다. 일상 속에 스며들어 배경처럼 남아 있다. 웃으며 하루를 보내다가도 문득 생각이 스친다. 그때마다 나는 잠시 멈춘다. 특별한 행동을 하지는 않는다. 다만 그 감정을 부정하지 않는다. 여전히 진행 중이라는 사실을 인정한다.

보고 싶다는 감정은 사라지는 대신 형태를 바꾼다. 처음에는 날카롭게 아팠다면, 지금은 묵직하게 남아 있다. 눈물로 쏟아지던 때를 지나, 이제는 말없이 곁에 앉아 있는 느낌이다. 그렇다고 해서 약해진 것은 아니다. 단지 익숙해졌을 뿐이다.

가끔은 이런 생각도 든다. 내가 계속 보고 싶어 해도 되는 걸까. 이미 떠난 사람을 붙잡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러나 보고 싶다는 마음은 붙잡음과 다르다. 돌려보내지 못해서가 아니라, 여전히 소중하기 때문에 남아 있는 감정이다. 그것은 집착이 아니라 기억이다.

보고 싶다는 현재진행형은 나를 과거에 묶어두기보다, 오히려 지금을 더 선명하게 만든다. 함께했던 시간의 무게를 알기에, 지금 곁에 있는 사람들을 더 오래 바라보게 된다. 미루지 않고 말하게 된다. 당연하게 여기지 않으려 애쓰게 된다. 그 감정은 나를 멈추게 하기보다, 다르게 살게 한다.

어떤 밤에는 이름을 조용히 불러본다. 아무도 듣지 못할 공간에서, 혼자만 아는 목소리로. 대답은 돌아오지 않지만, 그 한 번의 발음만으로도 마음이 조금 정돈된다. 보고 싶다는 말은 전달되지 않아도 의미를 가진다. 그것은 내 안에서 계속 살아 움직이기 때문이다.

나는 이제 이 감정을 없애려 하지 않는다. 완전히 무뎌지기를 바라지도 않는다. 대신 이 마음이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인다. 여전히 진행 중인 문장으로 두기로 한다. 끝내 마침표를 찍지 않기로 한다.

보고 싶다는 현재진행형은 오늘도 이어진다. 갑자기 찾아오기도 하고, 조용히 머물기도 한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 문장이 나를 약하게만 만들지는 않는다는 사실이다. 그것은 내가 누군가를 깊이 사랑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시간은 흘러가지만, 감정은 꼭 같은 속도로 흐르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이 문장을 안고 살아간다.

보고 싶다는 말은 여전히, 지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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