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관계의 유효기간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 계속-
모든 인간관계는 결국 역할놀이일 뿐인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나는 어떤 인간으로 보이고 싶어 했나? 누군가에게 악에 받쳐, 넌 절대 미안하다. 고맙다는 말 안 하잖아. 라는 이야기를 들은 후 듣고 보니 정말로 그렇네 생각해 고맙다, 미안하다는 이야기만은 잘하는 사람이 되려 했다. 상대방의 좋은 점을 많이 보고 칭찬하려 했다. 물론 이런 내 관점(노력)이고 넌 전혀 그렇지 않은데, 라고 이야기할 사람도 있겠지. 누구와든 의미 없는 입씨름은 별로 하고 싶지 않아 내가 하는 말이 사실이라도 상대방이 ‘그게 아니’라고 하면 그런가? 하고 그저 넘겼다. 그래서일까?
관계의 변화는 어디에서 오는 걸까, 이런 아무것도 아닌 일들에서?
어느새 내가 하는 말은 모두 틀린 말, 나는 제대로 아는 게 아무것도 없는 사람이 되어있었고 상대는 늘 그런 나를 바로 잡아주는 역할이 되어 있었다. 내가 하는 말이 옳고 상대가 틀린 말을 하고 있을 때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무엇이 어떻든 내가 하는 말이 사실인 건 변하지 않고, 상대방이 나를 교정 해주는 역할을 하며 우쭐할 수 있다면 나는 상관없었다. 나로 말미암아 자신을 보다 더 높게 느끼려는 상대가 귀엽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언제인가부터 이 역할놀이가 싫증이 났다. 왜 저렇게 내가 하는 말에 일일이 반박하고 싶어 하지, 자기의 말이 틀렸는데 왜 이렇게 고집을 부리지, 그런 생각이 들기 시작한 것이다. 관계의 유효 기간, 다 된 걸까.
그렇다면 이 관계에서 잘잘못을 따지자면 누구의 잘못이라고 할 수 있을까. 동등하게 시작한 관계에서 뭐든 자기 말이 맞다고 고집을 부리며 우위에 서려 했던 상대방일까. 알면서도 방치하고 속으로는 조금 귀엽다고 생각했던, 하지만 손바닥 뒤집듯 이제 그 마음이 사라져 버린 나일까? 상대가 나를 내리깔아도 아무렇지 않았던 건, 사람은 누구나 동등하고 누가 누군가의 우위에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상대가 뭐라 하든 나는 상대의 아래가 아니라는 생각 때문이었는데, 실은 그런 상대를 깔보고 낮추어 보고 있던 건 내가 아닐까? 다들 스스로 생각하는 것과는 꽤 다른 사람들일지도 모르겠다. 나도 당신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