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를 시작한 지 약 2년이 되어간다.
누군가는 매일 새벽 다섯 시마다 포스팅을 해서, 지금은 글쓰기, 책읽기에 관한 어른 학교를 열었다고도 한다.
원래 나의 글쓰기에는 목적이 따로 있었다.
상담을 받으면서, '상처받은 영혼'을 치유하기 위해 '회복하는 글쓰기'를 시작했던 것이었다.
첫 글을 쓰면서 내 안에 꿈틀대는 막막한 외침들이 튀어나오고 싶어 안달이라는 느낌을 받았고,
그 중 가장 목소리 큰 녀석이 활자로 변해가며 하나의 이야기로 완성되어 가는 그 느낌이 신선했다.
누구나 인생을 40년 넘게 살다보면, 자기만의 스토리 하나쯤은 생기게 마련이다.
그 이야기가 많은 이의 공감을 받으며, 들여다보고 싶은 매력적인 한 장면으로 뽑히기도 하고,
누군가에게는 상상치도 못했던 힘겨운 이야기라서 자신의 삶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인 위로를 느끼기도 한다.
나의 이야기는 다른 이들에게 어떤 위로와 공감과 놀람과 신선함이 되었을까.
어쨌든 지난 2년여 동안 나는 토로하고 싶은 것이 있을 때마다
빈 도화지 같은 화면을 켜두고 두서없이, 거르는 것 없이 내 안의 속내를 털어놓았더랬다.
일상에서 마주치는 지인들에게는 차마 할 수 없었던
여과없이 내뱉을 수 있는 진실의 언어들.
그 가운데에는 나 스스로도 몰랐던 새로운 언어들도 있었고
비로소 알게 된 넋두리 같은 울림의 언어들도 있었다.
가끔 시를 쓰기도 하고
좋아하는 노래 가사의 의미를 곱씹어 보기도 하고
읽었던 책들에 대한 소회를 풀어보고 책의 정보를 전달하려고도 애썼다.
좋은 곳에 가면 풍경의 아름다움을 영상미와 함께 담아내려보기도 했었고,
인생이 잘 풀리지 않을 때면 철학자의 이야기를 다시 끄집어내보며 위로의 글을 쓰기도 했었다.
매일 매일이 달랐다.
마치 삶의 양상이 늘 반복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매 순간 나의 호흡과 받아들이는 감수성이 다르듯,
역시 누군가의 말처럼,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더라.'
나 하나의 인생은 그저 불운하고, 재미없어 보일지라도, 그것이 독자의 속내와 만나는 순간
우리는 모두 무대 위에 선 '희극 배우'가 된다.
오늘은 그냥 '글쓰기의 영역'이 어떻게 확장되어 가는지
기록해보고 싶었다.
개인의 사적인 기록들이 모이면 개인의 역사가 되고,
한 사람의 인생이 누군가에 의해 회자되면 '서사'가 된다.
그렇게 많은 이들의 '서사'가 모여 '시대'가 되고,
다시 '시대'를 살아가는 몇 명의 인생들이 모여 '작은 하나의 이야기'
소설이 된다.
우리는 어떤 시대를 살고 있는가.
그 시대를 살아가는 많은 이들은, 또는 몇몇의 아름다운 인생들은,
어떤 갈등과 어려움 속에 우리에게 맞닦드린 이 위기를 극복해내고 있는가.
그네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