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고단함이 느껴질 때는 드라마를 보라.
옥씨부인전에 대한 소회
옥씨부인전이라는 드라마를 재있게 보는 중이다.
본래 고전소설에서 특정 인물을 주인공으로 삼아 그 사람의 일대기 형식으로 작품이 진행될 경우에
그 의도는 크게 두가지로 분류된다.
하나는 그 인물의 영웅적 업적을 기리기 위해서
또 하나는 인물의 어리석음을 해학적으로 풍자하기 위해서.
아마도 옥씨부인인 옥태영을 통해 작가는 당대의 비인간적인 노비제도와 양반들의 무례함을 비판하고,
신분지위와 상관없이 자신의 능력에 따라 삶을 주도적으로 살아가라는 메시지를 주려는 것 같다ㅡ
그리고 극중 인물들 중 옥태영 주변의 인간적인 유대는 오히려 노비들 사이에서 진정성이 느껴지고
양반들의 집단인 유향소의 멤버들은 자신의 지위나 부를 유지한는 데만 온통 관심이 있어
살인이나 모략, 역모, 사기, 폭행 등을 양반의 지위 아래 아무렇지않게 자행한다.
사람이 사람답게 살며 도리를 지킨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극중의 인물들과 사건을 통해 잘 보여준다.
게다가 신분을 뛰어넘는 순수한 로맨스는 작품을 지켜보는 데 몰입도를 높여준다.
현대라면 연예인이자 예술가인 극중 천승휘의 캐릭터는 너무나 매력적이다.
정인을 지키기 위해 별당에 칩거하던 나약한 도령의 신분을 벗어던지고
자신의 뿌리로부터 물려받은 재능을 발전시켜 뭇사람들에게 감동과 즐거움을 선사하는 예인이 된다.
거기에 정인을 위해 목숨은 또 몇 번이나 바친 것인가.
"이제 나는 잃을 것이 없다. 제대로 칼춤을 춰보자"고 외치던 당당함은 남자가 사랑에 빠지면 얼마나 강인해지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좋은 작품을 통해 삶의 고단함을 잊는다. 타인의 삶을 제3자의 입장에서 관찰하고 감정이입한다. 그리고 그네들의 삶에서 느껴지는 인생의 서글픔에 대해, 비장함에 대해, 사랑의 우아함에 대해 가슴으로 배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