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

by 황인경

술과 담배와 커피를 이미 허락한 밤에는

더 이상 핑곗거리를 찾을 수가 없다

밤은 낡아가고

낮이 눌러놓은 자국을 문지른다

영화 속 남자의 손은 바빴다

자질구레한 마술을 보이느라

악기를 두드리고

춤을 청하느라

덜걱거리는 자전거를 타고 돌아간 뒤

배가 떠난 항구를 다시 찾았을까?

밤새 내린 눈이 거짓말처럼 녹았다

젖은 길을 걸으며

거짓말

이라고 말했다

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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