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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에 찾아온 변화

글을 쓰기 시작해 4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의 여정을 돌아봤을 때 떠오르는 질문이 있다.


첫 번째, 글로 무엇을 얻을 것인가?

두 번째, 언제까지 써야 하나?

세 번째, 어떤 내용으로 쓸 것인가?


엄마로서 글쓰기는 나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포기하지 않고 써온 시간들이, 그래서 너는 지금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느냐고, 네가 바라던 것을 이루었냐고 묻는다. 글쓰기에 과도기가 찾아올 때마다 나 자신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과도기라 하면, 사전적 뜻으로 한 상태에서 다른 새로운 상태로 옮아가거나 바뀌어 가는 도중의 시기,라고 하는데 지금의 나는, 글쓰기에 대한 새로운 생각을 정립해 나가면서 변화를 꾀하고 있는 중이다. 생각의 변화를 통해 나의 글쓰기를 새롭게 구조화하려는 것이다.


글을 쓰면 쓰는 대로 발행 버튼을 눌렀던 때와 다르게 요즘엔 글 하나를 완성하는데 신중해졌다. 발행한 글의 개수도 중요하지만, 하나하나의 글이 '나'라고 생각하니 양보다 질을 선택하게 되는 듯하다. 독자의 입장에서 필요한 주제인지 아닌지 수차례 생각한다. 오타가 있는지 없는지 세심하게 살핀다. 그래서일까? 이전보다 글쓰기에 틀이 잡혀가고 있다.


또 하나 달라진 것이 있다면, 상처받은 이야기를 하며 감정을 호소하던 이전과 달리 객관적인 시선으로 나와 상황을 보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터놓기 식의 글쓰기를 넘어서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글쓰기를 하려고 한다. 내 이야기를 통해 생각의 전환과 글쓰기에 대한 고민의 해결점을 찾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누군가 자신과는 상관없을 것 같았던 글쓰기를 만나게 되었을 때 길잡이가 되고, 글쓰기에 변화를 바라는 이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되길 바란다.


글로 무엇을 얻고, 언제까지 어떤 내용으로 쓸 것인가에 대한 질문은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고민과 맞닿아 있다. 그동안 일상을 관찰하며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써왔는데, 다른 이들에게 글쓰기에 대해 안내하는 꿈을 갖게 되니 글에 대해 깊이 연구하고 생각하는 시간이 길어졌다. 글 하나를 완성하는데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고 시간을 두어 글을 쓰고 있다. '나'라는 한 사람을 정의하고 설명할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나를 브랜딩 한다는 마음으로 거듭 생각한다.


개인의 영향력과 정체성이 중요한 핵개인의 시대에 글쓰기만큼, 자신을 소개하고 드러낼 수 있는 수단이 또 있을까. AI와는 다른 나만의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진짜 내 이야기를 해야 한다는 울림이 온다. 고유한 나만의 이야기를. 그런 의미에서 보면 책출간이라는 경험이 진짜 내 이야기를 하는 계기가 되었다.


어떤 식으로든 나를 드러내고자 하는 욕구가 강했던 나는, 글쓰기라는 수단을 만났고, 쓰다 보니 책출간을 하게 되었다. 글쓰기에 새로운 변화를 심게 되었다. 하루에 새로운 책이 수십 권 쏟아진다고 해도 책출간의 경험은 고유한 내 것이 되므로 글쓰기 여정 속 하나의 목표로 삼을 수 있을 듯하다. 어떤 방법으로든 글쓰기는 고유하고 창의적인 영역이기 때문이다. 모든 콘텐츠의 시작이 글쓰기라는 걸 생각하면 욕심내봐도 좋지 않을까?


봉준호 감독의 유명한 말이 있지 않은가.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이다'

평범하게 느껴질지라도 내 이야기는 나만이 할 수 있다. 어떻게 전달하느냐에 따른 방법이나 방식의 차이일 뿐이다. 배움에는 끝이 없다는 말이 있듯이, 글쓰기도 끝이 없다.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내 이야기는 무한히 생성된다. 내 머리와 가슴에 들어오는 수많은 자극들이 글을 쓰는 동력이 되어 멈추지 않게 한다. 4년이란 시간이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이지만 그동안 글쓰기에 많은 변화들이 있었다는 것은 확실하다.


글쓰기를 한 번 시작하였으니 멈추지 못한다는 것이 나만의 지론이다. 떠났다가도 생각이 나 다시 돌아오는 것이 글쓰기다.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만큼 인생에서 또 중요한 것이 어디 있을까? 자신만의 이야기로 사람들과 소통하며 더 나은 삶을 위해 한 발짝 도약할 수 있는 것이 바로 글쓰기다. 지나온 날을 반추하고 새로운 미래를 꿈꾸며 현재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우리의 삶이 글쓰기에 있다. 과거를 수정할 수는 없지만 현재의 나는 노력으로 부족함을 채워나갈 수 있다. 오늘도 나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충만해진 나를 만난다.




인생의 길잡이로서의 글쓰기


지그 지글러의 '시도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다. 내용은 가물하지만 제목만으로도 우리에게 어떤 메시지를 주고 있는지 알 것이다. 이 책 제목을 이야기하는 이유는, 내가 글을 쓰는 이유에 대해 잘 설명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집에 없는 시간이면 주로 혼자가 되고, 고요함을 느끼곤 하는데, 한편으로는 이래도 되는 건가?라는 생각이 든다. 알고 있는 엄마들에게 연락을 해서 카페에서 만나 대화를 나눠야 하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내가 해야 할 일을 해야지,라고 마음을 다잡는다.


평범하고 무탈하게 하루를 보내는 것 또한 감사한 일이지만, 살아있는 한 사람으로서 건강한 육체와 젊은 나이를 두고 가만히 있는 것이, 시간을 흘려보내는 것 같아 아쉬운 마음이 든다. 앞으로의 미래를 떠올려보면 지금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가장 젊은 때임을 깨닫는다. 꾸준히 노력하고 시도하다 보면 언젠가 기회가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렇다면 나는 무얼 할 수 있을까? 자녀들을 돌보면서 짬 내어 할 수 있고, 특정 장소나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 것이어야 한다. 접근하기 쉽고 편한 것을 찾게 되는데, 그것이 바로 글쓰기였다. 이런 글쓰기의 장점을 생각하고 시작하지는 않았지만 글을 쓰면 쓸수록 엄마인 내가 하기에 적격이었다. 어디 가지 않고 그 자리에 머물며 할 수 있는 일이다. 덕분에 셋째를 낳고 돌보면서 글쓰기를 할 수 있었다. 아이가 잠든 시간이면 무조건 컴퓨터 앞에 앉았다. 피곤한 줄 모르고 키보드를 두드렸다.


자꾸만 무얼 바라고 기대했던 나는 실망과 자책을 하며 힘든 이유를 내가 아닌 외부에서 찾았었다. 그런 나를 일으켜준 것이 글쓰기였다. 글쓰기를 하며 털어낸 마음으로 매일을 보냈고, 시간이 흘러 지금까지 오게 되었다. 4년이란 시간이 고스란히 브런치 속에 담겼다. 희망과 좌절, 극복의 순간들이 글쓰기로 성장해 온 나를 잘 보여주고 있는 듯하다. 고유하고 유일한 나만의 이야기로 세상에 발을 내디딘 셈이다.


최근 송길영 작가의 '시대예보 : 핵개인의 시대'라는 책을 접하게 되었다. 마음에 이끌리는 구절이 있어 소개한다.


'가장 경쟁력 있는 상품은 '서사'입니다. 각자의 서사는 권위의 증거이자 원료입니다. 성장과 좌절이 진실하게 누적된 나의 기록은 유일무이한 나만의 서사입니다. 나무의 나이테가 그러하듯 서사는 결코 급조될 수 없습니다. 오직 시간과 진정성으로 만들어집니다.'


서사는 오직 시간과 진정성으로 만들어진다는 문구가 내 마음을 울렸다. 읽는 사람에 비해 쓰는 사람이 많아졌다는 말과 글로 돈을 벌기 힘들다는 말을 흔하게 듣곤 하는데 그럼에도 자신의 이야기를 해야 한다는 말 또한 자주 들려온다. 글보다 영상이 대세인 시대라고는 하지만 여전히 책이 세상에 나오고 읽히는 이유는, 사람들 마음속에 내가 가야 할 길에 대한 물음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그 길을 알려줄 수 있는 건 개개인의 서사인 듯하다. 경험과 깨달음이 있는 한 편의 글은 스쳐 지나가는 수많은 영상들과는 다른 온전한 매력이 있다. 글에서 전해져 오는 따뜻함과 뭉클함이 있다. 마음에 되새기고픈 글이 있다. 결국 사람을 움직이는 것은 생각이다. 차분하게 떠오르는 생각을 정리하다 보면 자신이 가야 할 길에 대한 해답이 마음에서 울려온다. 하나의 글에 내 생각이 보태져 또 다른 글이 탄생된다. 나는 이를 서사라 부른다. 진짜 가치 있는 글은 멀리 있지 않다. 바로 내 안에 있다.




작가님들께 ⸜❤︎⸝‍


작가님, 점심엔 무얼 드셨나요?

식사 후 졸음이 오지는 않으신가요?


저는 요즘 글쓰기의 본질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그 생각이 쉬고 싶고 놀고 싶은 마음을 다잡아 주었습니다.


송길영 작가의 책을 읽으면서

세상에 관심을 가지고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대의 흐름에 연결하여 나라는 한 사람을 증명하고 소개하고 싶어 졌습니다.


소설을 읽거나 영화나 드라마를 볼 때 가끔 시대의 흐름을 반영했구나,

라는 생각이 드는 것처럼 말이에요.


저는 엄마로, 주부로 살면서 가끔은 내가 너무 우물 안 개구리처럼

집안에만 있는 것은 아닐까, 난 무얼 해야 할까,라고 나 자신에게 질문을 합니다.

너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글쓰기를 열심히 하기로 했습니다.

호기심을 가지고 세상을 궁금해하고 알아갈 겁니다.

저에 대해서도요.


그렇게 사는 이야기를 꾸준히 들려드릴게요.

작가님들 또한 작가님들이 사는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저 또한 많은 작가님들의 글을 다 읽어보지는 못하지만

관심이 가는 글은 차분히 앉아 읽기도 합니다.


송길영 작가의 책을 통해 '핵개인'이라는 단어를 알게 되었는데요.

설명을 보지 않았을 때는,

그 단어만으로도 우리가 얼마나 더 혼자가 되어야 하나,

굉장한 개인화겠구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 또한 그렇습니다. 혼자가 되기를 선택하지는 않았지만

관계를 밀어내려고 하지는 않았을까,라고

반성했습니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을 때

저는 혼자이지만

저를 둘러싼 수많은 사람들이 있음을 믿습니다.


소소하지만 큰 행복을 느끼고 함께 사랑하며 살아내고 싶습니다.

작가님, 오늘도 행복하세요!




저의 첫 책입니다. 사랑과 관심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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