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마음에게

자신의 마음을 믿고, 자신이 경험한 인생에 대한 확신을 키워 나가야 한다.

-나탈리 골드버그,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


기억이 난다. 그때 그 일이 내게 얼마나 큰 영향을 주었는지. 아마 너도 기억하고 있을지도 모르지. 나는 바보였다. 그때 내가 왜 그랬어야 하는지. 그래 나 바보였다. 여태껏 나는 한 번도 여우로 살아보질 못했지. 인내심도 없어 여기저기 옮겨 다녔지. 내가 제일 좋아했던 건 그저 연극을 보는 일이었지. 무대 위에서 살아있는 그들을 보는 것이 내게 큰 즐거움이었고 꿈같은 일이었지. 저들도 분명 꿈을 좇아 무대에 서는 것일 텐데. 수입도 적으면서. 물론 다 안다. 그 일이 배우 인생의 시작이라는 것을. 누군가는 첫 시작이 운 좋게도 드라마 혹은 영화의 주연일 수도 있을 테지만 누군가는 배우라는 간절한 꿈을 향해 대학로로 향하겠지. 열심히 알바를 하며 오디션장을 밥 먹듯 다니는 사람도 있겠지. 몇천 명이라는 경쟁자를 눈앞에 두고도 오로지 꿈을 향해 직진하는 사람도 있겠지.


사람들은 모두 밥을 먹고 산다. 그리고 밥에다 꿈을 비벼 먹는 사람도 있지. 밥을 먹으며 꿈을 생각하고 화장실을 갈 때도 잠을 잘 때도 꿈을 생각하지. 그러고 보면 사람은 미래에 대한 희망이 없으면 우울한 것 같아. 더 나아질 거란 희망, 더 좋은 직장을 가질 거란 희망, 더 좋은 집에 살 거란 희망 등등 모두의 가슴속엔 몽글몽글 피어오르는 꿈이 있겠지. 그 꿈이 없으면 좌절하고 또 좌절하겠지. 마음속에 부정적인 것들이 가득 차 자신을 못마땅하게 여기겠지. 흑수저인 나를, 애매한 나를, 재능 없는 나를, 안 예쁜 나를 탓하겠지.


타고난 것을 바꿀 순 없는데 어떡하나? 노력해야지 별 수 있나. 내 안에 많은 것들을 심어야지. 꽃도 심고 상추도 심고 꿈도 심고... 자꾸자꾸 자라나 내 몸을 통과해 버릴지라도 나는 죽지 않지. 나를 살게 하지. 그 어디서도 나를 살게 하지. 두려운 마음을 자꾸 가지고 키워 나가다 보면 불안이 날 덮쳐올지도 몰라. 나는 생각했어. 왜 두려운 걸까. 잘 모르니까. 경험을 해보지 않았으니까. 내가 꿈꾸는 미래도 사실 내 눈앞에 있는 건 아니잖아. 그래서 어쩌면 그게 나에게 직접 다가올까봐 두려워 꿈으로만 놔두는 건 아닐까.


뭐 어쩌겠어. 꿈을 꾸는 나도 나이고, 부족한 나도 나이고, 그런 나를 탓하는 나도 나인데. 꿈을 현실로 만들어보지 못했으니 당연히 그 느낌을 알 수가 없지. 그저 상상하며 미소 지을 뿐인 거지. 너도 알잖아. 이 모든 걸. 어떻게 모르겠어. 내가 나 인걸 왜 모르겠어. 부디 행복하길. 무엇을 하든 행복하길. 웃음 지을 수 있기를. 내 얘기 들어줘서 고마워.


마음이 마음에게.